안녕하세요?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어서 죄송합니다.
전 결혼한지 6년된 30대 후반 아줌마 ^^;; 인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벌레에 대한 너무 나쁜 기억들이 많아서요. 대부분의 여자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저는 정말 벌레라면 아주 노이로제 걸릴 것 같은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학교 다닐 때에도 집에 가는 길에 송충이들이 거의 밭처럼 깔려있는 길목이 있는데 송충이 시즌이 되면 집에도 못들어갈 정도였습니다.
정말 그야말로 발을 댈 곳이 없을 정도로 차에 반쯤은 터진 송충이~ 꿈틀거리면서 내 발에 달라붙는 송충이 ㄷㄷ 빠르게 지나가도 가끔씩 어깨에 툭 떨어지는 송충이 ㄷㄷ
요즘은 송충이를 많이 못봤는데요. 저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 ㅋ) 때만 해도 아주 많았거든요.
여튼 거기다 제가 살던 집이 아주 오래된 건물이었어서 벌레가 정말 많았어요.
돈벌레, 곱등이, 바퀴벌레 등등
잘때도 무서워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잠들기 일쑤였습니다.
커서도 생리할 때만 되면 밤새 벌레꿈을 꾸느라고 언제나 다크서클이 내려왔구요.
자려고 누워있으면 혼자서 막 상상이 되는거에요. 영화처럼 우리 건물이 푸른색 반투명한 건물로 바뀌면서 3D 로 건물의 철골 구조와 제가 누워있는 침대가 막 보이고 건물 전체에 우글우글한 온갖 벌레들이 빨간색 반투명 형체로 돌아다니는데 제 침대를 향해서 단체로 이동하고 막 그런 ㄷㄷㄷ 끔찍한 상상을 매일밤 하면서 고통 속에 잠들곤 했습니다.
제일 싫어하는 돈벌레나 바퀴벌레를 한번 제대로 보기라도 하는 날엔 며칠이고 저런 상상과 꿈이 이어졌어요. 한마리 보이면 몇십마리가 있는거라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정말 벌레 없는 곳에서 사는게 꿈인...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결혼을 했고 남편과 빌라에 살고 있는데요.
간간히 아주 간간히 돈벌레가 보이고 베란다에서 바퀴벌레를 본적이 있긴 하지만 남편한테 세스코 부르자고 칭얼대다 그냥 넘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최근 친정부모님께서 사정이 있어 저희집에 주중에는 아예 와계신데요. 참고로 친정부모님과 사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생개념에서는 좀 충돌을 하는 편이에요.
아예 와계신게 아니라 왔다갔다 하시다보니 짐을 가지고 갔다가 새로 가져오시곤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인가부터 바퀴벌레가 자주 보이기 시작했어요.
특히 엄마아빠 계시는 방쪽 베란다에서 아빠가 담배를 태우시는데 자꾸 방충망 문을 안닫고 들어오십니다 ㅠㅠ 담배피우시는 것도 싫어죽겠는데 베란다에서 가끔 보이던 바퀴벌레가 집으로 들어올것 같고 잔소리를 해도 안바뀌시네요. 유난 떤다고 하시고 ㅠㅠ
문제는 며칠 전입니다.
남편이 밤을 꼴딱 샜다는 겁니다.
무슨 일이냐 물으니 누워서 팔을 뻗고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읽고 있었대요. 저랑 아기는 잠자고 있었구요. 근데 뭐가 시야에 보여서 초점을 맞춰보니 베게 위로 그러니까 남편 얼굴 5센치 앞으로 태연하게 바퀴벌레가 지나가더래요. ㄷㄷㄷㄷㄷ
깜짝 놀라서 확 밀어내고 휴지로 잡았는데 기분이 더러워서 온 집안 곳곳에 바퀴약 뿌리고 붙이고 난리를 쳤었답니다. 참고로 남편도 저만큼은 아니지만 남자치고 벌레를 아주아주 상당히 혐오합니다.
상상이 되시나요? 팔을 뻗고 옆으로 누워서 핸드폰을 보고있는데 눈 앞으로 이마에서 입 방향인 거죠. 세로로 바퀴벌레가 팔 사이를 유유히 지나가고 있었던 겁니다. ㄷㄷㄷㄷㄷㄷㄷ
거기다 휴지로 잡고 나서 작은 불을 켜고 다시 찾으니 휴지 안에 없더래요. 깜짝 놀라서 찾아보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반쯤 눌려 터진 채로 기어가고 있더래요. ㄷㄷㄷㄷㄷ 그걸 다시 잡았다고 하는데.... 알이라도 있었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냥 눌러 잡았냐 하니 그걸 생각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네요. ㄷㄷㄷㄷㄷ
원래 바퀴벌레는 사람 앞에 잘 안나타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정도면 온 집안이 바퀴벌레 온상이라고 봐도 되는 상황 아닌가요? ㅠㅠㅠㅠㅠㅠㅠ
친구 말이 어머니아버지 짐에 딸려왔거나 알이 묻어서 온거 아니냐고 하네요. ㅠㅠㅠㅠㅠ
정말 며칠째 머리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다시 우리 빌라 전체가 반투명 푸른 골격의 건물로 보이고 수많은 바퀴벌레들이 입벌리고 자고 있는 저와 아기 입으로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상상을 해요. ㅠㅠ 미치겠습니다.
약을 친다고 될일일까 싶고.....
엄마아빠 오시는걸 못오시게 할 수도 없고.....
며칠째 잠을 깊이 못자서 눈이 빨간 채로 출근 중입니다.
그냥 제가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해야 바퀴벌레들을 소탕할 수 있을까요?? ㅠㅠ 제발 잠좀 자고 싶어요 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