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도 없이 항상 판에서 구경만 하다가
제가 만난 인연도 공유하고 싶어서 이렇게 씁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아파트에서 흔히 말하는
똥개 어린애를 아주 잠깐만 키우다 만 경험 말고는
털난 동물과 그렇다할 교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어요.
그래서 싫어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
그냥 그런저런 존재였을 뿐인데...
사촌언니 강아지들을 만나고 나서 털난 애들이
너어어어무 귀여운거예요 ㅠ
그래도 키울수있는 형편이 아니라서
다른 집 애들이나 가게 유리창 너머로만 귀여워 하고 있다가
저희 일층 집 베란다 앞의 풀밭으로 고양이들이
지나간다는걸 알게됬어요.
건물 구조상 그 풀밭으로는 사람이 못 지나가서
잡초가 무성하거든요.
그래서 길냥이들이 잘 지나다니는거 같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봄날, 울음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고
사부작사부작 하는 게 왠지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아서
보니 턱시도 고양이가 있더군요.
눈이 마주치는 순간 얘가 절 찍었는지 대놓고
앞에 와서 울더군요.
그래서 눈치로 밥 달라는 줄 알고 참치캔을 따서
던져줬어요 (철조망도 있고해서 앞에 잘 챙겨줄 거리가 안되요).
이제 먹을줄 알고 가만히 지켜보는데
구석에서 애기들이 조심조심 나오는 거예요 ㅠㅠㅠ
얼마나 귀엽던지 ㅠㅠㅠㅠㅠㅠㅠㅠ
엄마는 입도 안대고 애기들만 긴장한 상태로
한마리씩 돌아가며 먹더라구요.
새끼들을 먼저 챙기는게
너무 보기 좋아서 감동받았어요 ㅠㅠㅠㅠ
니가 인간보다 낫네 이러면서 ㅠㅠ
그러고선 다 먹고난뒤 더 달라고
또 제 눈을 바라보며 엄마 냥이가 울기시작;;
새끼들은 멋도 모르고
놀다가 도망다니다가 반복 ㅎㅎ
그래서 아예 사료 한봉지 사들고 들어와서
가끔씩 챙겨줬어요.
이 냥이 가족들이 와서 놀고있으면
베란다에서 숨죽이고 구경했어요.
그럼 제가 다 흐뭇해지더라구요
그러다 여름이 접어들면서 햇빛을 피하던건지
얼굴이 덜 보이더라구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사료가 떨어지려
하니 더 안 보이더군요.
그렇게 걱정하다가 늦여름에 한번
애기들이 많이 커서 건물 주위를
스스로 다니는 걸 보고 좀 맘이 놓였어요.
이 사진들은 봄에 애기들이 놀때 몰래몰래 찍은거예요.
실제로 다가갈 수없는 구조라 항상 바라만 봤는데
고양이를 대해본적이 없어서 어쩌면 다행이라고
느껴지더라구요. 제가 실수하면 어쩌나 해서요 ㅠ
이 애들 덕분에 고양이가 너무 좋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