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26살..
토토는 올 초 겨울방학 한학기 생활비를 벌고자 노가다를 뛰면서 알게 된 형의 소개로 시작했다
옆에서 소소하게 사다리로 3만 4만원씩 따길래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근무를 끝내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식값이라도 벌고자는 마음에 사이트 주소를 가르쳐달라했다.
그때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 인생은 이렇게 꼬이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좋아하는 스포츠라곤 야구밖에 없었으므로 승무패는 하지 않았고 오로지 사다리만 했다.
그때에는 장줄이 길어야 8개였으므로 딱 14만원만 충전해서 5줄정도 탔을때 만원으로 시작해 마틴벳만 했다
처음에는 딱 목표수익인 만원만 달성하면 다음 장줄이 나올때까지 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투자금 14만원은 제외하고 만원씩 환전을 하다가 5번 정도 환전했을때? 사이트에서 경고를 먹었다. 불필요한 환전시 탈퇴처리 하겠다고.
그렇게 본격적으로 사다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때 멈췄어야 했는데...
처음엔 잘먹었다. 분석도 없이 그냥 마음에 드는곳에 베팅하고 수업 듣고 난 뒤 베팅내역 확인하면 적중하고
어떤날은 10만원씩 먹기도 했다.
대학 친구들에게도 자랑하고 다녔다. 이런 재테크가 따로 없다고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주위에 토토를 하는 친구가 꽤 됐었다는 점이다. 살면서 도박은 가까이 않고 살았기에.
심지어 여태 로또도 한장 구매해본 적 없었다. 그저 호주 워홀을 다녀온 후 복학하여 내가 사용한 볼펜 잉크만큼 성적이 나올거란
신념으로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대체하며 열심히까지는 아니더라도 평범한 대학생의 삶을 살고 있었는데 말이다
10대 시절부터 지는걸 싫어해서 게임도 RPG는 하지 않고 대전 게임만 했었다. 테트리스 슬러거 카트라이더 등...
그런 성격탓인지 한번 사다리 연패를 하니까 조금씩 약오르기 시작했다.
열이 받으니 보안카드를 꺼내들게 되고 그렇게 마틴을 두번 실패하니 60만원의 일주일치 수익을 한번에 날렸다.
그래도 다시 본전이 되었던 이때 멈췄어야 했다. 노가다를 하며 벌어뒀던 돈은 그대로였는데.....결국 손을 댔다.
지금이야 한회 베팅상한이 100만원이지만 그때는 30만원에 1.83배당이던 시절이었다.
괜시리 60만원을 잃은 느낌에 복구해야겠단 생각으로 계속 마틴을 쳐서 어떻게 다시 +50은 만들었다.
돈이 쉽게 들어오니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더라. 이전에는 영화관 뷔페 아르바이트하며 한달을 꼬박해야 모았던 금액을
30분만에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 허탈하기도 하고. 학식 3000원도 아깝다고 궁시렁 거리고 다녔는데
사다리를 타고 난 이후 오히려 애들 밥 먹여주고 있었다. 2~3만원이야 한번 맞추기만 하면 되니까. 안되면 마틴으로 먹을 수 있으니까.
한번은 술을 먹고 집으로 가면서 모르고 15000원베팅해야할걸 0하나를 더 붙이는 바람에 15만원을 베팅했고 아니나다를까
미적중이 되었다. 그렇게 마틴상한을 쳤는데 또 미적중...처음으로 (-)가 되던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더이상 사다리는 재미, 재테크가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내가 이용하던 사이트는 배당이 별로여서 토토하는 친구에게 다른 사이트를 소개받았다. 그곳은 1.87배였고 첫충 보너스도 10%나 주는
곳이어서 만족스러운 마음으로 그 사이트에 남은돈 100만원을 집어넣고 베팅을 했다.
근데 바로 사이트에서 전화가 왔다. 규정에 맞는 베팅을 해달라고
이전에 이용하던 곳은 충전금액에 상관없이 만원부터 베팅가능했으나 소개받은곳은 매 베팅 시 충전금액의 10%이상, 총 충전금액의
150%이상을 베팅하여야 환전이 가능한 곳이었다.
난감했다. 결국 거기서 방학동안 모아둔 금액을 전부 소진해버렸다.
하지만 나는 멈출 줄 몰랐다. 국가장학재단에서 생활비 지원 대출금 제도가 있는 것을 알고 거기에서 150만원을 받아서 다시 베팅을 시작
했다. 친구로부터 소개받은 사이트는 고액베터가 많았는데 난 그들의 픽을 따라가서 +180만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거기서 바로 원금 150만원 상환하고 그동안의 환희+뼈아픈 교훈값으로 30만원 지불했다고 생각햇어야 했는데....
사다리를 오래 붙잡고 타고 있으면 결국 남는 건 통장잔액 0이었다.
그렇게 장학재단에서 받은 150만원도 날리고 제 2금융권에 손을 뻗었다.
EF론카드라는 마이너스 통장개념의 직불카드였는데
처음에 300을 받아서 300+270만원을 만들었으나 역시 원금 복구에 대한 욕심에 결국 다 날려먹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래도 한학기는 넘기고 여름방학의 시작... 밤마다 사다리를 타느라 학업에 소홀했지만 다행히 장학생을 놓치진 않았다.
그렇게 대환의 조건으로 다른 저축은행으로부터 700만원 대출..
이때에는 타이밍을 보고 5번 이상 베팅을 하지 않았다.
물론 잘되는 날보다 잃는 날이 더 많았다.
그렇게 장학재단에서 8월 2학기 생활비 추가 150만원...
9월 중순 또다른 저축은행으로부터 500만원 대출...
호주에서 고생해서 모은 돈으로 낸 보증금 300만원.....
친구 돈....부모님돈...
방금 난 마지막 19200원까지 다 날렸다.
사다리를 알게 됨으로써 내 신용도는 5등급에서 8등급이 되었고 빚이 도합 1800만원이 되어버렸다.
다음주 부터 2학기 중간고사가 시작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내일이 500만원 대출한 곳으로부터 이자상환해야하는 날이다.
그리고 내 손에는 불법 대부업체 명함이 있다....
내가 왜 이곳에 글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통장 내역은 이미 토토 거래내역으로 모든 대출이 거절당했다. 대부업체에서도 해줄지 안해줄지도 모르겠다.
여자친구는 나를 뭐라고 생각할까..
부모님께 얘기 드리자니 바로 실신하시진 않을까...
멍청하고 경솔했던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서 정말 죽을 심정이다..........
죽을땐 죽더라도 부모님께 빚이라는 짐을 드리긴 싫은데
어떡해야 하나......도무지 모르겠다...
사다리로 인해 모든걸 잃어버린듯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