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결시친방에는 맞지 않는 이야기인 것 같아 언니나 아주머니들께 죄송해요ㅠ
저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예요. 제게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스물여덟 살 언니가 있어요.
엄마는... 아버지가 가정보다는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다보니 많이 우울해하셨고
또... 바람도 피셨어요. 어릴 때부터 항상 저를 챙겨준 건 언니예요 그러다보니까ㅎ 집안살림이
힘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풍족한 편이라 그래도 학원도 가고 꼭 필요 하면 과외선생님께
수업도 받을 수 있고 그랬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아요. 학교성적 같은 거 확인해주는 것도 언니였고 혼내는 것도 언니가 했고 아플 때도 언니가 옆에 있어줬어요. 더 어렸을 때는 엄마라고도 자주 불렀던 기억이 나요..
그런 우리 언니가 내년에 결혼을 해요. 네 살 많은 남자랑요. 지난 주에 형부 될 분이 처제 밥 한 번 사주신다며 셋이서 밥을 먹을 기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언니가... 너무 달랐어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있는 데 우리 언니도 여자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니가 너무 낯설었어요. 그리고 그냥 참 무서웠어요. 그 남자가 언니를 데리고 가버릴까봐.. 언니가 속으로 나를 원망하지 않았을까.. 귀찮아하지 않을까.. 언니가 아이가 생기면 나는 보이지도 않겠지..
밥 먹은 뒤로 밤마다 운 것 같아요.. 언니가 가버릴까봐 바뀔까봐 너무 무서워요. 형부 옆에 있는 언니는 다른 사람 같았어요. 언니가 특별히 다르게 행동한 건 아니었지만... 언니에게는 다른 가족이, 더 중요한 가족이 생긴다는 게 너무 무섭고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요.
제가... 정신병이 있는 건가요? 고등학생씩이나 되서 참 한심한 것 알지만... 제가 이기적인 것도 알아요.. 언니 사랑을 듬뿍받았으니까요.. 언니가 저 때문에 희생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언니가 가버리는 게 너무 무서워요. 언니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언니가 가장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제 곁을 떠나는 건 마음이 너무너무 아파요.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추가할께요!:))
조언, 위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별 것도 아닌 글에 이렇게 신경써주셔서 감사해요ㅠ 어제 저녁에 학원끝나고 핸드폰을 확인해보니 언니가 카톡을 보냈더라구요. 형부될 분이랑 저녁 먹고 오라구ㅎ 학원 앞에서 기다리라고요ㅎㅎ 그래서 그 분이 학원 앞에서 저 픽업해서 쌀국수 사주셨어요:) 어색하고 쑥쓰러워서 이야기 많이 못했는데... 형부가 많이 달래기도 하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고... 이제는 언니말고 형부도 있으니까 힘든 일 있거나 맛있는 거 먹고 싶을 때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해주셨어요:) 제 편이 하나 더 생기는 거라고도 해주고...아직은 낯설지만.. 그래도 제 생각을 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되는 것 같아요. 글쓴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좋은 일이 있어서 가슴에서 거품이 퐁퐁 솟아오르는 것처럼 행복해요. 많은 분들이 위로도 해주시고 혼도 내시고 신경써주신 덕분인 것 같아요.
점심 맛있게 드시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