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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앞어로 울 대백련 소속이니 그렇게들 다들 보듬어 주기를...

대백련초설랑 |2014.11.26 10:15
조회 52 |추천 0

내가 어선이냐 물고기 잡는 눈 달게 … 통영함 이름 바꿔줘”

 

중앙일보원문|입력 2014.11.26 01:24|수정 2014.11.26 08:25|   불량 눈, 그것도 비싸게 샀다니 …

‘첨단 구조함’ 찬사 속 태어났는데

졸지에 방산 비리 천덕꾸러기 돼

‘하숙비’ 수백억 쌓여 매일 눈칫밥

눈만 빼면 힘세고 쓸 만한데

누가 나를 구조해 줄 순 없나요

 

중앙일보

통영함이 먼지막이용 천에 싸인 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대우조선해양 특수선 건조 부두에 2년 넘게 정박해 있다. 음향탐지 장비인 소나의 성능 미달로 방사청과 해군이 인수를 거부한 상태다. [거제=송봉근 기자]


중앙일보요즘 나는 천덕꾸러기다.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름을 밝히기가 영 부담스럽다. 내 이름은 ‘통영함’.

바다에서 표류하거나 가라앉는 친구들(함정·사람)을 구하기 위해 경남 거제시 옥포동 조선소에서 태어났다. 탯줄을 끊는 2012년 9월 진수식 때만 해도 오색 꽃가루를 뒤집어썼다. “천안함 폭침 사건 때(2010년) 그렇게 필요했던 첨단 명품이 이제야 탄생했다”는 갈채가 쏟아졌다. 1조원에 육박하는 친구 이지스에 비해선 몸집도 작고 값(1590억원)도 저렴하지만 해군은 나를 구세주라고 칭찬했다. 눈엔 최첨단 음파탐지기(헐 마운트 소나)를 달았고, 몸엔 수심 3000m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수중무인탐지로봇(ROV)도 있다. 여기에 헬기까지 업고 다닐 수 있으니 그럴 만했다. 이름도 공들여 지었다. 6·25전쟁 때 한국 해군이 처음으로 단독 상륙작전을 한 곳이 통영이다. 이순신 장군이 3도수군통제사로 근무하신 곳이기도 하다. 내 이름엔 그런 영광된 역사가 담겼다.

그런 내가 요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해군의 애정도 식은 것 같다. 조선소에 있는 나를 데려가는 것조차 거부했다. 도대체 뭘 잘못했다고….

나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정밀 신체검사(시험운용)를 받았다. 고향인 거제도 공장을 나설 때 시속 40㎞ 까지 달리며 바닷물을 헤쳤다. 제자리에서 360도를 돌 수 있는 능력도 보여줬다. 그뿐일까. 나보다 무게가 세 배나 되는 독도함도 구조할 수 있다. 100m 밖에서 함정이나 상선들을 향해 물을 뿌리는 소화건(gun)의 물살도 세찼다. 이렇게 힘이 장사란 걸 증명했는데 왜 나를 거부했을까.

생각해보니 문제가 없진 않았다. 눈은 백내장에 걸렸는지 물속이 뿌옇게 보였다. 물속에 뭐가 있는지 알아야 하는데 도통 알 수가 없다. 급한 마음에 3000m까지 내려가 작업할 수 있는 수중무인탐지로봇까지 보내봤다. 그런데 걔도 같은 증상이었다. 바다에서 사고가 난 친구들을 구해야 하는데 앞이 보이질 않으니 갑갑한 노릇이다. 그렇다 보니 지난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 세월호가 침몰했을 때도 난 조선소에서 빈둥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왜 진도 앞바다에 안 갔느냐고 비난했는데, 신체검사에서 떨어진 내가 어떻게 갈 수 있었겠냐고.

나중에야 눈이 이상해진 이유를 알았다. 방위사업청이 사다 준 헐 마운트 소나에 문제가 있었다. 수중무인탐지로봇도 마찬가지였다. 창피해서 못살겠다. 어떻게 물고기 잡는 어선에나 다는 그런 걸 첨단 구조함인 내게 달아줄 수 있지? 그걸 몇 배나 비싸게 주고 사왔다니 더 기가 막히다.

불량한 눈을 달아준 사람들은 지금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들을 혼내주라고 했다. 나 때문에 지금 세상이 떠들썩하다. 검찰, 경찰, 국세청, 국정원, 감사원, 군, 금융감독원. 무려 7개 정부기관이 참여하는 합동수사단까지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게 내 잘못인가. 난 지금 당장에라도 바닷물을 헤치며 달리고 싶다. 그런데 사람들은 “문제아를 데려다 어디다 쓰겠느냐”고 말한다. 찬찬히 따져보면 한쪽 눈만 제외하곤 쓸 만한데 말이다.

요즘 거제 조선소는 내겐 따뜻한 고향이 아니라 가시방석이다. 물어줘야 할 하숙비(지체산금)도 980억원이나 쌓였다. 매일매일이 눈칫밥이다. 명색이 구조함인데 앞을 못 본다고 해서 다른 배들이 나를 구조해야 한다는 수군거림까지 있다. 부디 2~3년 뒤 태어날 내 동생 구조함만큼은 이런 아픔이 없었으면 좋겠다. 답답한 마음에 간곡히 호소해본다.

“나를 누군가 구조해줄 순 없을까요?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통영함’이란 이름만이라도 좀 바꿔줄 순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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