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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남동생에게 누나가 해줄 수 있는게....

어리다 |2014.11.27 22:36
조회 438 |추천 0

안녕하세요.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저에게는 나이차이 많이 나는 남동생이 있습니다. 지금 고3이구요.

저희집은 동생이 태어나던 해에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편모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저희 엄마께서는 자식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들어주려 노력하는 분이셨습니다.

아버지 없는 자식이라고 어디서 기죽을까봐 없는 형편에 먹는 거 입는 거 부족함 없게 해주셨고,

저는 아버지 빈자리 많이 느껴본 적 없이 자랐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커 갈 수록.... 아버지의 빈자리가 크게 다가오네요.

 

사실 저희집에 큰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작년에.....말하기도 무섭고 답답하지만....동생이 동급생 친구를 때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것도 중학생 때부터 너무나 오랜 시간....집단으로 폭행하고 그런건 아니었고.....

동생이 늘 집에 데려오는 제일 친한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제가 친하다고 생각했던 게 그게.....친한게 아니라....반 협박으로 같이 다닌 거였었습니다.

맘에 안들게 행동하고 하면 때리고 하니까 억지로 다녔던 거죠.

전 그것도 모르고 오면 라면 끌여주고, 속도 없이 장난으로 내 동생이랑 왜 다니냐 성격도 더러운데...이딴 농담이나 했었는데...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그리고 내 동생이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이 너무 충격적이어서 한동안은 얼굴을 보는 것도 무서웠습니다.

사실 그 사건이 터진 날 저는 도저히 동생을 어떻게 대해야할지 몰라 아는 상담 선생님께 전화해서 제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봤었습니다.

선생님은 그냥 최대한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생 눈치를 보는 것도 이상한 거라고요.

할말은 하고 살아야 진짜 가족이라고 하셨습니다.

동생이 오자마자 가서 진지하게 얘기한다는 게 저도 모르게 울면서 때리고 있었습니다.

너무 화가났고.....피해자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고.....속이 터져버릴 것 같았습니다.

동생도 같이 울었습니다.

하지만 동생이 그런 사건이 터졌는데도 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는 매일 피해자 아이 가족을 찾아가 전학만은 참아달라....사정사정 하였습니다.

동생도 가끔 따라가곤 했습니다. 물론 피해자 아이는 만나주지 않았지만....

저도 함께 가서 빌겠다고....했지만. 엄마는 너까지 가서 그럴 필요 뭐 있냐고 절대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엄마 말을 무시하고 갈 수도 있었겠지만....솔직히 저도 겁이 났습니다.

아니...겁이 난 거였는지 뭐였는지....지금에 와서는 정말 가지 못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지만.....

제가 비겁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엄마가 학폭위가 열리기 전 몇날 며칠 용서를 빌러 가셨고 결국은 위자료조로 돈을 드리고

함께 피해자 쪽 부모님이 용서를 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저희가 돈으로 해결해보겠다고 드린 건 아닙니다. 그렇게 돈으로 쉽게 해결하려 들만큼 형편이 되지도 않구요. 그쪽에서 돈을 넌지시 얘기하셔서 백만원 정도 드렸습니다.)

담임 선생님도 백방으로 힘 써주셨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제 동생이 원래는 착한 아이라고 오히려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사실....동생이 그 일이 터지고서 진술을 하는데 자신이 한 짓을 스스로 남김없이 실토했다고 했습니다. 펑펑 울면서 피해자 진술서랑 비교해봐도 빠지는 거 하나없이...다 얘기했다고.....

그리고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엄마도 누난도 집에 없고....어느 순간 그게 너무 외로웠다고 했답니다. 그게 너무 참을 수 없어서.... 그 친구를 옆에 붙여두고 싶었다는 식으로....

네. 압니다.  다큐 같은 것들 보면서 그런 식으로 가해자 미화하는 거 질색했더 게 접니다.

근데....저는 제 가족이기에....그저 동생이 조금 불쌍했습니다. 나쁜 새끼 맞는데....

그 새끼를 제가 잘 감싸줬더라면 그렇게 까지 됐을까 하는 생각에....

외롭다고 누구나 그런 짓을 저지르는 것은 것은 아니지요....

저도 그랬습니다. 사춘기 시절, 엄마가 삶에 바빠 저에게 신경써주시지 못하는 것이 너무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많이 괴로웠지만 저는 여자였고 좋은 친구들을 만나 많이 위안 받아 잘 이겨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또 다르겠지요....제 동생은 그 외로움을 최악의 방식으로 이기려했죠.

저는 우는 것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동생에게는 그저, 누군가 너를 용서해줬다는 사실만은 절대 잊지 말자고 ,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살자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사건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은 바로 동생을 제대로 혼낼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엄마나 할머니는 안그래도 아버지 없는 동생이 삐뚤어질까 노심초사하던 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생한테는 잔소리도 거의 안하고 집에서 남자가 할만한 일들도 무엇하나 시키신 적 없습니다. 애가 게임에 빠져 공부도 안하고, 흡연을 배웠을 때도 몇 번 잔소리만 할뿐 크게 화내신 적도 없습니다.

그 사건이 있고나서도 안그래도 속상할텐데 식구들까지 그러면 애 심정이 어떻겠냐고

그러다 아예 엇나가는 수가 있다고 감싸주라고만 하셨습니다.

저도 어릴 때부터 동생 혼내면 왜 애 기죽이냐고 혼났던지라 누군가를 잘 혼내는 법도 모르겠고.

사건 터진 날, 동생에게 냉정하게 얘기하든 소릴 질러서 크게 화를 내든 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제가 애처럼 울면서 '나도 네가 무섭다' 그런 소리만 했으니.... 혼냈다고 할 수도 없죠.

솔직히 저도 무섭습니다...그런 제 행동때문에 애가 맘붙일 곳 없이 비뚤어질 까봐....

TV나오는 아이들처럼 폭력적이 되거나 집에 안들어오거나 할까봐.

이미 예전에 동생은 저보다 커버렸고요.....

그렇게 유야무야 흘러가버린 사건....동생은 대단한 학교는 아니지만 대학에도 합격했습니다.

 

네. 겉으로 봤을 땐 모든게 잘 됐습니다....

하지만 저는 계속 불안합니다.

오늘 제가 글을 쓰게 된 계기도 동생이 점심시간에 학교를 빠져나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담임 선생님꼐 전화가 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학교로 가긴 했는데 동생 때문에 반 전체가

9시 넘어서까지 남아 있었답니다.

그래놓고 엄마한테 전화한 동생이 한다는 소리가 교육청에 담임 선생님을 신고해달라고 했답니다.

엄마도 너무 황당해서 헛소리하지 말라고 화내긴 하셨다는데....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결국 자기가 잘 못한 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물론 그 또래 아이들이 그렇다곤 하지만....

엄마는 제 앞에서는 동생욕을 막 하시다가도 또 동생이 오면 너무 뭐라하지말라고 하시고....

동생은 다 끝났다고 전화해서는 배고프니까 치킨 시켜놓으라고 합니다.

또 엄마는 쭐래쭐래 그걸 시켜놓고요.

지금 저는 애 얼굴도 보기 싫어서 방에서 안나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있었더라면.....동생 교육문제를 두고 걱정을 하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두분 이었다면 한분은 좀 감싸주셔도 한 분이 제대로 혼 낼 수만 있으면 괜찮았을 텐데...

저의 말도 엄마의 말도 동생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너무 지 맘대로 해도 된다 생각하는 것 같아서.....

애들이 다 그렇다는 이유로, 삐뚤어나갈까봐 그냥 둬도 괜찮은 건지.

이게 방치는 아닌지.

제가 어쩔 수 없는 일인건지, 저라도 독하게 악역을 해야하는 건지.....

엄마, 할머니 말씀이 맞는 건지....저 어째야 하는 거죠?

뭐라고 말해줘야 하죠? 말을 해주는게 맞는 건가요?

아............머릿속이 뒤죽박죽...........글이라도 쓰고 나니 좀 나으네요.

두서 없이 길기만 한 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합니다.......

 

혹시나 조언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정말 감사히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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