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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 꿈을 응원해줘야할까요?

jin |2014.12.02 17:21
조회 1,102 |추천 3
안녕하세요. 저는 판을 꽤 오래 보고있는 32살 남자입니다. 비록 예전 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지만 그래도 익명의 힘을 빌려 조언 구하기엔 이곳만한 곳이 없는것 같네요.
와이프는 동갑내기로, 저랑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연애를 시작해서 제가 군대 제대하자마자 결혼해 지금 2살짜리 큰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으며 뱃속에 6개월된 아이를 임신하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결혼하자마자 이곳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리를 잡아 웹개발자 일을 시작했었고저는 2년정도 한국에 따로 머무르며 학교를 마저 졸업하고 캐나다로 넘어와 괜찮은 기업에 취업했습니다.
둘다 IT전문직이다보니 수입도 적지 않고 2~3년(와이프는 4~5년이겠죠) 허리띠 꽉 졸라매고 노력하다보니 제법 캐나다에서도 안정적으로 아니 여유있게 살 수 있게 되었고, 어린 나이라 혼인 신고만 하고 올리지 못했던 결혼식도 첫째 아이를 낳은 후 한국에 들려 성대하게올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생활에 너무 만족합니다. 항상 마음에 걸렸었던 결혼식도 치르고 나니 마음도 막 편하고.. 저는 이쪽계열로 오는게 어릴때부터 꿈이었기 때문에 자아실현도 되고.. 형편도 여유롭고 물론 야근 등이 잦아서 힘들때도 있지만 그만큼 복지도 좋기 때문에 불만도 없습니다. 
그 중 제일은, 이곳의 교육시스템이 너무 마음에듭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욕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제 아이를 이 나라의 교육과 복지를 받으며 크게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 걸리는 한가지가 와이프의 못이룬 꿈입니다.제 와이프는 학창시절부터 꿈이 소설가였습니다. 찾아보기 힘든 문학소녀였습니다. 외우고 다니는 시, 희곡구절, 소설구절 등등 옆에서 보고 있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와이프는 고등학교 2학년때, 조그만 잡지의 신인 작가로 등단도 할 만큼 실력도 있었습니다.그러나 그뿐, 와이프는 어려운 집안사정을 고려해 작가의 길을 걷지 않고 공대로 진학해 IT업계로 뛰어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감수성 풍부하고 아날로그적이던 와이프가 차가운 기계를 두드리면서 얼마나 괴로웠을지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냥 와이프가 진로를 바꾸고 꿈을 바꿨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국문학과 한국어를 사랑하는 와이프였지만, 북미쪽에서 IT대우가 더 좋았기 때문에 선뜻 토론토로 가자고 한 것도 와이프였기 때문에 미련없이 꿈을 버렸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저번주 수요일쯤 야근을 하고 돌아왔는데 와이프가 첫째아이와 함께 거실에서 자고있길래 침실까지 옮겨주고 어질러진 방을 정리하는데, 와이프의 노트를 발견했습니다.
평소에 자신의 노트나 일기장 보는걸 싫어하는 와이프지만 그렇기에 더 궁금해서 몰래 살짝 열어봤는데, 와이프는 그 노트안에 시를 쓰고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가슴이 너무 아프더군요.. 
그래서 다음 날 아침을 먹으면서 넌지시, 혹시 글을 다시 써볼 생각은 없냐고 물었었는데와이프는 "글도 나같은 사람이 쓰는건 아니더라, 컴퓨터를 오래 만졌더니 글을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야근이 잦아서 책을 읽고 글 쓸 시간도 없다." 그런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제가 혼자 벌테니 하는일을 그만두고 글을 쓰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것도 싫다고 그냥 지금에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와이프랑 진짜 오래 사랑해서 아는데, 절대 괜찮지 않아보였습니다. 딱봐도 작가하고싶어하는게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미치겠습니다. 차라리 하고싶다고 떼를쓰지
영어와 컴퓨터만 만지고 말하고 하다보니 많이 감성을 잃은것 같아서, 한국으로 돌아갈까 고민도 했었는데, 아.. 정말 사람이 이기적인게 한국으로 돌아가는걸 생각하니 또 지금 만족하는 삶을 잃는게 걸립니다.
한국에서의 IT 전문직 대우가 나쁜건 아니라도 이곳에 비하면 나쁜편이라.. 나중에 내 아이에게 복지나 교육같은것도 차이가 나다보니 고민이 심합니다.
친구들이나 지인들은, 와이프가 괜찮다고 하는걸 오지랖 떨지 마라고 하는데 제가 사실 연애하고 결혼하고 하면서 와이프에게 제대로 뭘 해준게 없습니다. 그래서 뭔갈 해주고 싶은데 그게 와이프의 꿈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정말 오지랖인걸까요 ㅠ 와이프도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은 하는데...하는데..
진짜 제눈엔 보입니다. 잊었던 꿈에 아직 미련이 있는게요 .. 작가 소리만 나와도 눈반짝반짝 거리는게 눈에 너무 보입니다 .... 그렇다고 와이프 혼자 보내자니 신혼 2년 떨어져 산것도 한이  맺혔는데 못 떨어지겠습니다 ㅠ
작가는 40~50되서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와이프 직종이 IT이다보니 컴퓨터와 수학 영어만 계속접하는데 나중에 그때가서 지금의 감성이나 어휘력따위가 떨어져서 혹시라도 꿈을못이루게 될까봐 너무 걱정입니다...... 야근등이 많아 일하면서도 글쓰는건 힘든데.... 어떻게하면좋을까요
응원하고 하라고하는게 맞겠죠? 아니면 그냥 놔둬야하나요..
추천수3
반대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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