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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고 있어?

0416 |2014.12.14 03:24
조회 310 |추천 0

문득 휴대폰을 정리하다 디데이를 보게 됐는데

너랑 남이섬에 가기로 했던 날짜가 1년 정도 남아있더라

디데이를 지우는데 그제서야 너랑 헤어진 게 실감이 나더라

 

생각해보면 우린 꽤 사소한 일로 헤어졌단 생각이 든다

세세하게 따져보면 넌 백번 나쁜놈이지만

아직까지 진심으로 니 험담을 해본적은 없어

 

너랑 헤어지고 제일 많이 들은말이 바로 호구였다ㅋㅋㅋㅋ

친구들이 모두 널 어떻게 한번 먹여볼라고 난리를 쳤었는데

난 호구처럼 다 지나간 일이라며 아무렇지 않게 굴었지

근데 그 여자애 욕은 좀 많이 했다..ㅋㅋㅋㅋㅋ.. 오래 살거야

 

내 고등학교 시절은 전부 너였는데

집에서 잠을 자는 시간 6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종일 너와 함께였고

주말이나 시험이 끝난 기간엔 따로 약속을 하지 않아도 항상 만났었지

딱히 꾸미고 나오지 않아도 예뻐해 주는 니가 좋았고

설렘은 없었지만 편안한 니가 좋았어

 

너랑 처음으로 해본 것도 정말 많아

우리집에 처음 놀러온 친구도 너였고

엄마에게 소개시켜준 남자친구도 니가 처음이었다

복잡한 집안사정을 털어 놓은 것도 니가 처음이었고

손편지를 주고받은 남자애도 니가 처음이었어 우리 편지 되게 많이 썼잖아

아 첫키스도 너랑 했지 물론 우리 둘다 첫키스였지만ㅋㅋㅋ

또 커플로 뭘 맞춰본것도 니가 처음이었는데.. 진짜 많지..

 

우린 정말 오래 연애하다 결혼에 골인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주위에서도 다들 그걸 의심치 않아했었고 말야

그래선지 우리가 헤어지고 모든 사람들이 놀랐었지

근데 너랑 헤어지고 제일 놀란 건 나였어 내 입에서 헤어지잔 말이 나오다니ㅋㅋㅋ

 

이제서야 말하지만 사귀게 된 초반 우린 정말 풋풋했었잖아

근데 난 딱히 설레거나 좋단 생각은 안들었었어

그냥 진짜 편했어 친구로 있다가 사귀게 되서 그런걸지도 몰라

 

근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더 설레고 좋아지는거야

같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빠삐코 꼭지를 따주는 니가 너무 멋있었고

학원에서 엎드려 잘 때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니가 멋있었어

로즈데이에 학교 마치고 장미꽃을 주는 니가 멋있었다. 그 장미꽃잎 아직도 갖고있어

 

내가 헤어지잔 말을 꺼냈지만 난 그날도 니가 너무 좋았다

항상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 주는 니가 좋고

잠들기 전까지 전화로 오늘의 일기를 해주는 니가 좋은데

우리 그당시에 사건사고가 참 많았잖아 너도 알지?

그게 너무 견디기 힘들어서 헤어지자고 말했어

 

헤어지잔 말을 들은 후에도 넌 내가 버스를 탈 때 까지 기다려 줬었지

사실 아무말 없이 옆에있어주는 니 뒤에서 울었었다

아무렇지 않게 버스를 타고 버스가 출발하자 마자 울었었어

집에서 새벽 내내 울었고 다음날이 되니까 덤덤해 지더라

 

눈은 엄청 퉁퉁 부어서 좀 추했었어..ㅋㅋㅋ

당연히 얼굴을 본 친구들에게 사실대로 말했고

친구들이 입을 모아 니 욕을 할 때도 난 호구처럼 아무 말 못했다

 

지금도 지나가다 가끔 널 보면 니 품에 안기고 싶다

니가 다른 여자애랑 얘기를 나누는걸 보면 뭔가 씁쓸하고..

우린 좋지 않게 헤어졌지만 사귀는 동안은 누구보다 좋았잖아

 

난 니가 그리운 건지 다 잊지 못한건지 요즘도 자주 니가 꿈에 나온다

꿈에서 손잡고 거리를 걸으면 다음날 아침에 기분이 참 좋더라..ㅋㅋㅋ

또 너와 관련된 물건은 아직 하나도 안버렸어

우리 커플신발 말이야 해외직구로 어렵게 샀잖아..ㅋㅋ.. 아직도  신고다녀

니가 생일날 선물해준 동전지갑도 잘 쓰고 다닌다

 

어쩌다 한번씩 새벽에 우리둘이 주고받은 편지를 꺼내 읽어

저번달 까지만 해도 새벽이라 감수성이 터진건지 읽으면 눈물이 났는데

이젠 아무렇지도 않더라 그냥 우리가 이런 사이였구나 하는 느낌?

가끔씩 페북에서 니가 그 여자애를 태그한걸 봐

기분이 묘하다

예전엔 저기 그 여자애 이름이 아니라 내이름이 쓰여있었는데 말야

 

횡설수설 쓰다 보니 널 그리워 하는 글이 되어버렸네

니가 그립고 난 아직 널 다 잊지 못했지만 너랑 헤어진게 후회는 안돼

넌 좋은 남자였고 나한테 항상 잘해줬고 너같은 남잔 다신 없다는 것도 알지만

끝이 안좋아선지 헤어지기 전 너한테 받은 상처가 너무 큰건지 다시 시작할 생각은 없어

 

 

나의 옛 사랑.

철없었던 시절에 미지근한 사랑이었지만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함께 해준 니가

진짜 좋아하는게 뭔지를 알려준 니가 꼭 잘지냈으면 좋겠다

전에 니가 나한테 좋은 친구로 남을 순 없냐고 물었었지

친구론 남기 싫어서 그래 그냥 넌 좋은 옛 남자친구였음 좋겠어

 

잘지내고 꼭 성공해 연애도 하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살아

그래도 가끔 아 그런여자랑 연애를 했었지 하고 나를 추억해줬음 좋겠다

 

우리 훗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옛 사랑얘길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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