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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었던 나 그리고 깨달음

삶의본질 |2015.01.06 02:47
조회 1,950 |추천 2

안녕하세요ㅎㅎ

우선 카테고리에 어울리지 않을 글이라고 생각되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겠습니다..

 

결시친판은 어린 여성분들도 많이 보시고..

제가 가진 생각을 사람들이 알아주었으면 하고

또 저의 못남을 결시친의 인생 선배님들께서 질책해 주시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정말 길지만 최대한 간략하게 쓰도록 하겠습니다 후ㅎㅎ 떨리네요

 

저는 결혼하기로 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물론 아직 결혼은 먼 일입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은 뵈었지만 아직 사회 초년생이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기구한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남친을 처음 봤을 때 저도 모르게

 

아 왠지 이 남자와 미래에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는 어처구니 없는 직감이 들더랬습니다. 저는 당시 운명론을 믿지 않았었습니다.

남친의 첫인상은 제 이상형이 아니었습니다. 후에 남친은 제 첫인상이 호감이었다고 말했어요.

 

저는 요즘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소위 문란하고 철없는 여대생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친구들과 꼭 클럽에 놀러가봐야 하는 건 줄 아는

촌스럽고 무지한 어린 여자였죠.

 

고등학생 때 까지 공부만 할 줄 아는 헛똑똑이처럼 살았습니다.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는

전형적인 모범 학생이었습니다. 나는 후회란 것을 할 일이 없는 사람인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면 맘대로 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거만해지더군요.

 

문란하고 철없는 대학생활을 2년 간 했습니다. 옷을 야하게 입고 섹시해 보이는 것이 멋있는 줄 알았습니다. 원나잇도 하고 여행을 가고싶어서 돈받고 몸도 팔아봤습니다. 성병에도 걸려봤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저를 끔찍이 아끼면서 키웠습니다.. 성실하고 올바르신 부모님..

제가 태어날 때 부터 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사랑받는 것에 익숙해지고 무뎌져

거만해지고

제 스스로를 먹칠하고 천박하게 만들었습니다.

 

왜곡된 페미니즘 그 자체였습니다.

 

나는 남자에게 당하지 않아. 내가 원하니까 내가 좋으니까 하지.

나는 내 성욕의 충족을 위해 남자를 이용할 뿐이야.

나는 개방적인 여자야. 난 쿨해. 난 달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뭐가 나쁘지?

그리고 남자들은 나처럼 개방적인 여자를 좋아해..

 

이딴 미개하고도 미개한 생각을 가지고 살았습니다ㅎㅎ..

 

티비나 드라마 등에서 여자들이 클럽에서 춤추고 아이돌이 섹시 댄스를 추고 

이런 것들은 철저히 남성 중심적인 시각에서 나오는 왜곡된 모습의 측면이 큽니다.

남자들이 적극적이고 야하고 개방적인 여자에 열광하는 것 같지만

결국 사랑과 결혼은 순결한 여자와 하고 싶은 것이 남자이고 그것이 본능입니다.

 

내 여자에게 내가 첫 남자이길 바라는 것..

그것이 남자의 생물학적 본성입니다.

 

즉 저는 남자에게 사랑받을 수 없도록 자신을 만들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 시대의 남자들 또한 여자를 좀 더 아끼고 사랑하는 태도를 가져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멍청한 여자들이 양산되고 있는 데에는

저처럼 멍청한 여자들을 이용하려 드는 남자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쨋든 저는 스스로를 아낄 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이었고

그런 저를 만난 남친도 처음에는 저와 가벼운 관계로 시작했습니다.(무슨말인지 아시겠죠)

 

근데 우습게도 우리는 나름 순수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순수한 욕망 덩어리

 

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확하게는 남친이 저를 보고 한 표현..)

 

남친은 결혼할 여자 아니면 연애도 하지 않겠다는 주의였고

저보다 3살이 많은데도 연애 경험이 저보다 없었습니다

미래에 만날 그 여자를 위해 자신을 아껴왔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남친이 여자같다는 생각도..)

근데 저랑 만난 걸 보면 남친도 참 철이 없었네요..ㅎㅎ

 

남친을 만날수록 그 순수함에 이끌렸습니다. 순진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알던 남자들과 다르게 여자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이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다.. 이 남자의 사랑은 가치있다..

 

제가 사귀자고 고백했고 남친은 저의 문란함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기에 내쳤습니다.

결혼할 만한 여자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도 순수하게 좋아한다는 마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속 다가갔습니다.

 

남친은 예전부터 저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제가 문란하다는 것을 알고 사귈 일은 없겠다고 생각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게 뭔지.. 계속 다가가는 저를 결국 받아줬고

 

그리고 제 과거를 모두 밝혔습니다.

 

남친은 제 과거를 모두 알길 바랬습니다. 저도 더러운 과거 숨기고 남자 만나 인생 세탁하는 그런 여자는 되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친은 진실된 관계라면 모든 걸 알고 감당해야 하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많이 좋아하니까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남친은 많이 후회했습니다..ㅎㅎ

 

제 과거는 생각보다 더 충격적이었고

정말 많은 날들을 남친이 울게 했습니다

 

연애에 대한 환상을 제가 갈기갈기 찢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저는 나를 아끼지 못한 죄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 대가를 치르고 남친과 사랑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노력하겠다고 변하겠다고

지금부터라도 바르게 살고싶다고

 

죄를 고백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너무 괴로웠어요..

미움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

하나하나 고백하며

심한 욕을 듣기도 하고

뺨을 맞기도 하고

 

상대방을 배려할 줄 모르던 저는 그 과정에서조차 남친을 상처입히기를 여러번.

 

차마 이곳에 쓰지 못할 일들도 많았네요.

 

지금도 글을 쓰면서 자신감이 많이 없어집니다..

 

남친이 헤어지자고 여러번 말했지만 제가 매달렸습니다.

나는 정말로 달라졌다고 너를 정말로 사랑한다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있다고

앞으로 너를 행복하게 해 줄수 있다고 어떻게든 그렇게 할거라고

 

저 모든 말들은 저의 진심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서툴고 어렸지만요.

결국 남친은 저와 헤어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남친의 마음은 점점 무력해져갔고

저에 대한 미움과 원망, 그리고 혐오감을 가지게 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저를 믿지못하고 힘들어했습니다.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남친은 저에 대한 반감으로 일부러 다른 여자에게 카톡을 보내기도 하고

바람피겠다는 말을 매일같이 했었습니다.

너를 동등한 사람으로서 사랑하지 않는다, 너를 연민의 정으로 만난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남친을 정말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남친은 슬프고 애틋한 눈빛으로 저를 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내가 클럽에서 만난 남자들, 내가 몸을 판 남자가 차례로 남친 머리속에 등장해 괴롭힌다며

자신은 끔찍한 상상을 계속하며 피폐해져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남친에게 원망을 받으며 저도 자존감이 없어져갔습니다.

 

나를 죽이고싶다

 

거만하고 어리석었던 나를 죽이고싶다

 

경솔한 행동들의 무게..

 

감당할 능력도 없으면서 스스로 만든 업보..

 

사랑하는 사람을 슬프게 하는 게 가장 힘든 일임을.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으로써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음을.

 

 

 

 

 

우리는 거의 매일을 함께 보냈고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오히려 남친은 저의 그런 과거를 모두 극복했다고 말합니다.

 

어차피 결혼할거니까.. 라는 생각으로 체념했다고.

 

내가 남친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남친도 잘 알고 있기에.

 

 

 

 

그런데 나약해진 저의 마음이, 저와 남친을 최근까지도 힘들게 하더군요..

아래는 제가 최근까지도 집착하며 괴로워 한 일입니다.

 

작년 여름

남친과 저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을 때.

남친은 저도 알고 있는 어떤 여자를 알게 됐고

그 여자는 야한 첫인상 때문에 남자들에게 매력적인 스타일이었습니다.

 

저와 싸운 날 남친은 친구에게 카톡으로

야 나 ㅇㅇㅇ랑 사귀고싶다(ㅇㅇㅇ는 그 여자) 라고 보냈고

그 다음날 제가 그 카톡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남친은 미안하다고 하고 해명하더군요..

친구가 그 여자에게 관심있어하니 자기가 맞장구 쳐 준 것이라고.

ㅇㅇㅇ가 몸매가 육덕진 스타일이니 그렇게 자기도 말한 것 뿐이라고.

남자들끼리는 생각없이 그렇게 말 할 수 있는거라고..

니가 더 예쁘다고 자기는 관심없다고.

 

남친은 그 당시 저에 대한 애정이 많이 식은 상태였을 거에요.

저랑 싸우고 나서 저에 대한 반감에 그런 말을 쉽게 내뱉었을 것이란 것도 알고 있습니다.

 

고작 이런 일로 힘들어할 자격도 전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남친을 너무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에

너무 괴로웠어요.

 

그리고 그 뒤로 저에게 정신병이 생겼습니다.

 

남친을 끝없이 의심하고 누구와 어떤 카톡을 하는지 보고

나 이외에 다른 여자랑 어떤 카톡을 하는지 알려고하고

 

그것이 이미 몇달 전 일인데도

잊지 못하고 들추고 남친을 원망했습니다 최근까지도.

그때 왜 그랬냐고 그 여자랑 사귀지 그랬냐고

 

남친에게

혹시 내가 미워 다른여자에게 내가 모르는 카톡을 한 적이 있느냐고 병적으로 묻고

혹시 나한테 아직 숨기는게 있냐고 병적으로 묻기도 하고..

 

남친은 바람을 핀 적이 없습니다.

남친은 담배도 피지 않고 클럽도 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여자에게 불건전하게 들이대거나

여자와 스킨쉽을 즐기는 사람도 아닙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저와 결혼할거라고 말하고

부모님께도 저를 소개시켜드렸습니다..

 

 

물론 저에 대한 실망때문에 흔들린 적이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친은 저를 배신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또 원망하는 저를 달래주려 많이 노력했습니다.

 

근데저는 제가 그럴 자격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친을 많이 원망했습니다.

 

정말로 좋아했기 때문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 글이 참 길었죠ㅎㅎ

 

저는 정신과 상담을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남친에 대한 집착이 심했습니다.

 

밤이면 밤마다

 

오빠..그 때 정말 그 여자가 좋아서 그래서 그런 카톡 한거였어?

그 친한 여자 후배랑 무슨 일 있었어? 정말 아무 일도 없었어?

혹시 나한테 숨기는게 있다면 다 말해줘 제발..

혹시 다른 여자한테 카톡 온 적 있어?

 

이런 식으로 남친을 많이 괴롭혔어요.

 

남친은 자기는 실질적으로 잘못한 게 없는데 억울하다는 말을 많이했어요.

바람도 핀 적 없고 이성문제로는 떳떳하다고.

너가 해달라는 대로 너가 싫어하는 여자들 다 차단하고

너한테 숨기는 것도 없다고.

 

 

 

 

저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세요?

 

못났다는 생각이 드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러분들이 저에 대해 그리고 저의 남친에 대해 모두 알지는 못하기에

오해를 하실 수도 있고..

 

 

제가 이 글을 쓴 첫번째 이유는

저의 병적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제 감정을 직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게슈탈트 상담이론에서 본 것 같아요.. 과거와 현재의 자신을 직시하고 자각한다고.

남친에게도 쉽게 표현하지 못한 저의 응어리를

익명의 힘을 빌려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이제 더이상 실체 없는 불안에 떨지 않고 과거에 묶여 살지 않고

남친과 행복해지고 싶다는 생각에..

모든걸 체념하고 나를 선택한 남친을 위해

내 자신을 좀더 사랑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저와 같은 잘못을 범하는 여성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사랑이 있는 시대가 되기 위해서

 

남자는 여자를 아끼고

여자는 스스로를 아낄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시대의 남녀는

일베vs네이트판 의 대립구도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일베하는 남자들은 여자들을 김치년 등의 단어들로 혐오하고

여자들은 또 남자들을 욕하죠.

(일반화같아 불쾌하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자가 스스로를 아끼며 성숙한 존재가 되고

남자는 여자를 아끼고 이해하려 한다면

 

남녀 모두가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노력한다면

 

사랑이 있는 시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부디 저와 같은 잘못을 저질러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 없길 바랍니다.

 

곁에 있는 사람과 언젠가 곁에 있을 사람을 사랑하세요.

곁에 있는 가족, 그리고 언젠가 나와 새로운 가족을 이룰 사람.

자신을 소중히 여기세요.

 

공부만 하지 말고

생각없이 먹고 놀지 말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세요.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아끼는 법을.

 

주제넘은 얘기였습니다만..ㅎㅎ

 

 

 

 

두서 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이 남친에게 혹여 피해가 갈까 두렵습니다. 아무리 익명이지만

개인적인 얘기를 쓴다는 것이 이렇게 두려운 일인지 몰랐네요ㅜㅜ

 

마지막으로 남친과 부모님께 하고싶은 말 할게요..

 

맨날 판본다고 판녀라고 오빠가 놀리더니 나 정말 판에 글 쓰고있네..

읽어 주는 사람은 별로 없겠지만ㅎㅎ

오빠는 판 안보니까 이 글 못읽겠지..

 

미안해요 우리 얘기 여기에 써서.. 부끄러운 내 얘기 써서..

오빠얼굴에 먹칠하는 짓일 수도 있는 건데..

내 마음 편하자고 써서 미안해요오빠

 

내 삶의 일부가 되어줘서 고마워요. 정말정말 고마워요..

앞으로 오빠랑 같이 행복하고싶어요

같이 나이들고 늙어서 세상 떠날 때 서로 곁에 있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될게요

 

사랑해요

 

 

그리고 부모님..

 

죄송합니다..

사랑하고.. 죄송합니다..

앞으로는 바르게 사는 딸이 될게요

이렇게 익명게시판에서밖에 용서를 빌지 못하는

못나고 부족한 저를 항상 걱정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정말로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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