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는 20대 후반이 된 남자에요.
보통 이 나이까지 모쏠이라고 하면 자기 문제가 뭔지 모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근데 저는 제 문제가 뭔지 너무 잘 알아요.
일단 외적으로만 보면 저는 키가 굉장히 작습니다. 162에요. 얼굴은 뭐 엄청 못생긴 얼굴은 아닌데 평균보다 살짝 아래인 정도구요. 키에 비해 머리가 좀 커서 어깨가 체격에 비해 넓은데도 불구하고 어깨가 티가 안 나는게 흠이네요 ㅎㅎ;;
키가 작다는게 물론 치명적인 결점이지만 키가 모든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진 않고 설사 이게 이유의 전부라고 해도 불만은 없어요. 사람은 외모부터 보는게 당연한 이치고 여자마다 각각 매력을 느끼는 시각이 다르니 다른 부분을 더 중요하게 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해요. 제 생각에 저의 진짜 문제는 불우한 유년기에 형성된 성격 결함 때문이라는 거에요. 사실 이 문제는 도저히 제가 스스로 답을 내리기가 어려워서 판에 젊은 남녀분이 많다고 들어서 여러 의견을 듣고 싶어서 글을 올리게 되었어요.
제 유년시절부터 말하자면 전 중1때 친구라고 믿었던 애한테 크게 배신을 당했어요. 베프라고 믿었고 제 가장 보이기 어려운 치부를 말했는데 그 친구가 다음날 학교에 소문을 다 퍼뜨려버렸고 저는 3년 내내 학교에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어요. 거기에 심각한 가정불화, 주변어른들의 이혼, 외도, 돈 때문에 벌어지는 여러 더러운 스캔들까지 들리게 되면서 친구, 가족 같은 것하고는 완전히 거리를 둬버렸어요. 그 뒤로 10년 정도 항상 집에오면 방문을 닫고 책만 끼고 살았어요. 사람은 공적인 이유로만 만날 뿐 여지껏 살면서 특별한 목적없이 사적으로 사람을 만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요.
몆 년 전부터 자기계발서, 행복에 대한 강연 같은 것들을 많이 듣고 보면서 부정적인 감정들이 완전히 치유가 됐고 이젠 사람들이랑 적극적으로 교류도 하고 동호회 다니면서 사람 만나는 재미도 느끼고 있지만 그 10년이란 시간 동안 저는 지독한 개인주의자가 되버렸어요. 다른 사람에게 간섭도 안받고 간섭하지도 않는 그런 보편적인 개인주의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 인생에 들어오는 것 자체를 차단해버리는 극단적 개인주의로요.
저는 쇼핑, 밥먹기, 여행, 문화활동 등등.. 혼자 하는게 가능한 모든 활동을 다 할 수 있어요. 항상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고 내 생각과 의지가 이끄는 대로 살다 보니 다른 사람과 저런 활동을 같이 하면 불편하고 숨이 막히고 답답해요. 회사를 1년간 다녔는데 사람들이랑 같이 일하는 것과 남이 정해준 것을 내가 억지로 따라가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모든 게 활짝 열려있는 공간에서 일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전 지금도 제 방에 문이 닫혀있지 않으면 엄청 불안감을 느끼거든요. 결국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그만두게 됬어요. 결국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해서 지금은 어릴 때 부터 읽은 책에서 얻은 여러 다방면의 지식들이 있어서 그 중 몇 가지를 깊게 공부하고 연구해서 책을 내고 작가가 되보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중이에요.
이런 제 성격결함 탓에 저는 연애라는 것에 큰 불안감을 가지고 있어요. 결국 연애라는 게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들어오는 거잖아요. 동호회 활동을 2년 정도 하다보니 호감이 가는 여성 분들이 여럿 생기기 시작했어요. 평생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못하게 될 줄 알았는데 좀 신기했어요. 만날때마다 활짝 웃으면서 인사도 하고 뒷풀이에서도 여러 얘기들도 자주 나누고 친하게 지냈는데 항상 개인적으로 연락처를 받아서 따로 연락 할 것인가까지 진행되면 늘 망설였어요. 저는 지금도 하루에 2시간, 주말엔 5시간은 무조건 책 읽는데 시간을 투자 하는데 사적으로 연락하게 되면 그것 조차 못하지 않을까.. 이제 누군가랑 계속 무언가를 맞춰나가야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 또 여자는 커녕 사람을 사적으로 연락을 해본적도 만나본 적도 없어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고.. 무엇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여자를 만나겠다고 사적으로 연락하고 연애를 하는데 성공하게 되면 분명히 상대한테 상처만 주게 될 거다 라는 생각에 결국 아무 시도도 안 한 채 조용히 제 마음만 식고 끝났어요.
저는 요새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요. 내 꿈과 목표를 위해서 하루하루 달려 나가고 있고 내면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계속 무럭무럭 자라는 것 같아서 지금처럼 마음이 가벼워 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길가에 커플들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거나 연애에 관해서 생각을 하면 즐거운 감정은 다 사라지고 가슴 한 켠이 마구 쓰려요. 아마 이대로 가면 저는 평생 독신으로 살겠죠. 이 꼬인 실타래를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전 남들처럼 여러 번 연애하는 것도 바라지 않아요. 내 생애 단 한번이라도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싶어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받고 싶어요. 그 이후에는 평생 독신으로 살아도 전혀 여한이 없어요. 질책이라도 따금하게 내려주세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