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중반 여성입니다
제가 작년 겨울에 겪은 이야기 하려구요
작년 겨울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날이였어요
회사에서 늦게 일을 마치고
마지막 지하철도 끊겨서
택시를 타게 됐습니다.
택시 뒷자석에 타서 저희 집 방향을 이야기하고
저는 너무 힘들어서 자지는 않았지만
등을 기대고 마치 잠든것 처럼 창문밖을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늦게 끝나서 걱정되는지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다가 끊고
다시 창문을 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택시기사님이 자꾸 견과류인지
과자인지 엄청 난 소리로 뭘 계속 먹는거예요
늦은 저녁이라 배고프신가 보다 하고 참았는데
진짜 씹고 바로 또 먹고 또 먹고
컨디션도 안좋은데 소리도 신경쓰이고 예민해 지더라구요
그러다가 창문을 계속 봤는데
똑같이 아까봤던 이정표가 또 보이는 거예요
여의도 000m
이정표를 똑같이 보고 똑같은 다리 밑을 또가고
아저씨가 돈 쫌 나오게 하려고 또 돌고 있나보다
싶어서 저는 아저씨께 저희 동네 이름을 대면서
저희동네 가는거 맞냐고 물었더니
맞다고 하더군요
직장에서 저희집까지 택시 타면 20분에서 길어야
30 분인데 말이죠...
다시 머리가 지끈거려서 멍때리는데
미터기를 보니까 가격이 장난이 아닌거예요
아무리 할증이 붙어도 말이죠
길을 살펴보니 처음 보는 길이였어요
아저씨께 또 저희동네 가는거 맞냐니까 맞다는거예요
저희집은 김포공항 쪽인데
아무리 이정표를 봐도 김포공항은 보이지않고
겁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본 이정표가 흑석동.....
저희부모님은 저가 귀가하지않으니
전화가 오시고
길이 점점 이상해지는 겁니다
올라가고 산 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이정표도 보이고
정반대로 온거지요.....
길이 어둑어둑해지고
저는 울먹거리며 부모님과 통화하고
택시기사아저씨는 자꾸 뭘 먹고
저희 아빠가 택시기사 전화 바꾸라고 소리치고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전화를 바꿨더니
저희 아빠는 소리지르시고
당장 내리게 하라하고
저는 무서워서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택시기사아저씨가 저희아빠와 통화를 마친후
초고속으로 달리시더군요
전화를 마치고 40분만에 집에 도착했습니다
택시에서 두시간?정도 있던것 같고
택시비가 이만팔천원인가 거의 삼만원 다되게
나왔습니다
아저씨가 반만 내라고 하더군요
저는 할증 붙어도 만원도 안나오고
20분거리를 지금 몇시간을 낭비한거냐고 따졌습니다
부모님이 아파트 입구에 계시다가
택시를 보고 달려오시더니
덩치가 쫌 큰 저희 아빠가 택시 조수석을 열었습니다
아빠께서는 경찰서 가자고 신원조회 좀 해보자고
막 뭐라하셨습니다
전화 끊고 여기까지 오는데
빠르게 잘오셨으면서 왜 반대로 갔냐고
왜 자기(우리아빠)가 어디냐고 물었더니
어디라고 대답도 안하고 가고 있다고만 했냐고
돈이고 뭐고 신원조회하자고 했더니
갑자기 택시기사아저씨가 돈 안내도 된다니까
그냥 보내달라더군요
아빠는 계속 왜 피하냐고 따지고
저는 엄마품에 안겨있었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택시기사아저씨는 죄송하다고만 되풀이하고
아빠도 화가 조금 가라앉아서 택시문을 닫고
택시기사 아저씨는 바로 가버리더라구요
택시번호를 적어놨는데
어디 신고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후로 한동안 택시만 봐도 놀라고...
늦게 귀가하시는 여성이든 남성이든
좋은 택시기사님도 많지만 항상 조심하세요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