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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교회를 정말 열심히 다니시는데요....

ㄱㅎㅗㅗ |2015.01.31 10:24
조회 401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고2가 되는 여고생입니다

좀 글이 길수도 있는데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그냥 뒤로가기 누르셔도 돼고요

진짜 진지하게 (악플ㄴㄴ) 답변달아주실분들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 저희 엄마는 정말 교회를 열심히 다니세요.

평일에도 나가시고 모임도 꼬박꼬박 나가시고요. 술도 안드셔요 끊은지 몇년은 훌쩍 넘었습니다.

어렸을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 따라 다녔죠 친구들도 있고 하니까요 ㅎㅎ

한 중학교때까지 그렇게 다녔습니다 가면 성경공부같은것도 하고

언니오빠친구들도 있고 뭐 재밌잖아요

 

근데 고등학생이 되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부터 시간이 점점 없어지는거에요

그러면서 공부욕심도 생기고.. 토요일 일요일에 교회가는 시간을 빼면 남는 시간이 생기잖아요

그시간에 꼭 공부를 하는 건 아니지만 교회를 가는것보다 이제는 평일에 너무 힘드니까

주말엔 잠도 좀 자고 집에서 쉬고 싶었거든요.

교회를 아예 안가고 싶다는건 아니에요.

저도 하나님이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개인의 생각이니 욕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꼭 하나님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움직이는 누군가가 있을거라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사람한테 말하기 곤란하거나 뭔가 하소연하고 싶을땐 종교에 의지하고 기도하고 그랬어요

해결되는건 아니지만 마음은 편해지더라구요

성경공부도 재밌고... 교회 자체가 싫다는건 아니에요

 

문제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교회가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자 엄마가 자꾸 뭐라고 하십니다.

왜 교회모임을 안나가냐..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건지 모르냐... 신앙생활 똑바로 안하냐.. 등등

기분이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고등학생도 됐고 피곤하니까 좀 쉬고싶다고 했더니

그런식으로 하면 천국도 못간다고 막 뭐라고 하시는거에요.. 좀 놀랐습니다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시는 줄 몰랐거든요.

 

시험기간에는 학원 보충도 해야 하는데 제 학원 보충을 모조리 교회 시간에다 맞추려고 하시구요

저번에 교회에 6시 30분까지 갔어야 했는데 학원 보충이 7시에 끝나서

엄마께 학원보충끝나고 자전거타고 빨리 간다고 했더니 그런식으로 할꺼냐고 하시면서

학원선생님께 전화해서 꼭 6시까지는 와야한다고 직.접 전화해주시더라구요 ^^...

한두번이면 말을 안합니다. 학원 보충잡는거 저 혼자하는것도 아니고 반 친구들하고 시간 맞춰서

해야 하는건데 이렇게 교회때문에 임의로 시간을 막 바꿔대서 친구들한테도 미안하고 미치겠어요

아예 딱 겹쳐서 학원 가지 말라고 한 적도 있습니다. 허 참 어이가없어서

그러면서 시험 점수 안나오면 교회를 안나와서 그런거라고 ... ㅡㅡ 말이 안돼는것같은데요...

 

또 저번에는 제가 좀 아팠어요. 너무 아파서 교회에 못가겠는거에요...

근데 제가 아프다고하면 평일에는 엄마가 학교에 전화도 해주고 그러시는데

교회가는 날 아프다고하면 뭐라고 하십니다 엄청 한심하게 보시면서요

제가 "엄마 저 배가 너무아파요 토할것같구요 그냥 집에서 기도만 할게요.." 이랬는데

저는 걱정까지는 아니어도 그래 그럼 집에서 푹 쉬어라 정도는 말씀해주실줄 알았는데

걱정은무슨 하시는 말이 "그럼 예배는?" 이거였습니다. 정말 실망했어요

 

엄마가 교회사람들하고는 정말 잘지내시고 교회 사람들하고 있는거 보면 진짜 완전 인상좋고

진짜 그냥 착한 아주머니에요 진짜

근데 교회사람들한테는 그렇게 잘하면서 제가 아프다고하면 차가운표정으로 예배부터 신경쓰고

교회사람들한테는 진짜 잘해요 교회에서 막 네 이웃을 사랑하라 이런거 배우잖아요

그럼 저희(저랑 제 동생)한테도 잘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엄마 성격이 되게 다혈질이신데 저희한테 화도내시고 욕도하시고 가끔 심하게 때리셔요

그거때문에 어렸을때부터 상처도 많이 받고 우리엄마는 왜이렇게 무서울까 했는데

교회만 가면 착하고 세상에 둘도없는 순한사람이 되시는데

또 화낼땐 그게 아니거든요 물론 화가 나니까 그러셨겠죠

근데 그렇게 화낼일은 아니었거든요 최근 혼난이유중에 기억나는게 화장실 불 안끈거...?

그래놓고 교회사람들한테는 진짜 잘해줍니다 ㅡㅡ

너무 교회일에 있어서 너무 매정하신 엄마를 보면 진짜 가증스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이건 안밝히려고 했는데 제가 고등학교 전교 부회장입니다.

그래서 학생회도 챙겨야 하고 사실 주말에도 학교갈일이 정말 많아요

근데 교회때문에 부회장하는것도 못미더워히시고...

또 모순인게 교회가면 은근히 자랑하세요 허 진짜 ㅡㅡ....

교회가면 아줌마? 이모?들이 저보면서 어휴~ 딸내미가 어쩜 저렇게 잘컸어요~ 하면

또 그걸 즐기시는것같고요 저한테 엄청 잘해주는 척 합니다

집에오면 또 그럴거면서 ㅡㅡ

 

저희 아빠는 무교에요. 저희가 교회나가는거를 반대하시는 건 아니고요

오히려 차로 태워다주시거나 더 잘 챙겨주십니다

종교는 개인적인거니까요 종교가 안맞으면 힘들다고는 하지만 아빠가 저희를 잘 챙겨주시고 교회나가는것도 본인만 안나가실 뿐이지 굉장히 좋게 보셔요

 

근데 엄마랑 자주 싸우십니다 엄마가 자꾸 교회나가자고 하셔서요

싸움을 시작하시는 건 엄마쪽입니다 항상요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엄마가 평일에도 교회를 가시는데

아빠는 당신은 매일 어디를 그렇게 가냐고 평일까지 교회가는건 좀 못미더워 하시는데

엄마는 내가 평소에 술을마시냐고 밤늦게 돌아다니면서 사고를 치고 다니냐고

애들 공부에 신경을 안쓰는것도 아니고 집안일을 안하는 것도 아니고

평소에 속상한일있으면 교회에 의지하는거고 교회 아줌마들이랑 만나서 할 얘기도 많고

당신은 회식하고 동료들이랑 있을때 나는 집에 혼자있으면 외롭고

술도 안마시니까 부를 친구도 없고 그래서 교회 이모들이랑 친하게 지내는 건데 그것도 안되냐고

교회까지 못가면 내가 얼마나 힘들어야 돼냐고 눈물까지 보이시면서 말씀하시네요

 

그거 듣고 엄마를 안좋게 생각했던 부분이나 그런거에 대해서 좀 죄송하고 그랬는데요

 

한달전쯤에 연말이라고 막 송년회 연말모임 이런거 하잖아요

아빠가 우리나라 3대 대기업중 하나에 다니십니다. (하 얘기가 점점 길어지네요ㅋㅋㅋㅋㅋㅋ 점점 자세해지고..)

연말모임 이런거 하면 얼마나 크게 해요... 진짜 크게 합니다 큰 홀 하나 빌려서

호텔뷔페 빵빵하게 불러서 합니다 진짜 좋아요 먹을것도 많고 아빠회사아저씨 아들딸들이랑

저희랑 친해서 그 친구들도 볼수 있고요 자주 못보는데 연말에라도 보면 좋잖아요

그래서 제가 2014년 송년회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맛있는음식도 많고 친구들만날생각에요.

근데 송년회날이 하필 교회 예배있는 날로 잡힌거에요... 그래도 저는 가고싶었어요

그리고 당연히 가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에 딱 한번있는 날인데 가족모임이잖아요

근데 엄마가 끝까지 안간다고..ㅡㅡ 아빠를 잡아먹을듯이 화내시면서 얘기하시는데

저랑 동생이라도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안된다고 니들도 교회가야된다고 하면서 못.갔.어.요.

맛있는음식도 못먹고 친구들도 못만나고 진짜 짜증났죠

 

그리고 아빠는 어땠겠어요............... 송년회하는데

동료들은 다 가족들 데려와서 북적북적 우리딸 우리아들 많이먹어라 이러고있는데

아빠는 아빠 혼자 쓸쓸하게 있었을꺼아니에요 신나는척하면서

아빠 동료들이 저를 어렸을때부터 예쁘게 봐주셔서 갈때마다 잘 챙겨주시는데

이번에 동료들이 왜 딸내미는 안왔냐고 많이 물어보셨을텐데 아빠 기분은 어떠셨겠어요 진짜..

다들 가족들한테 둘러싸여있는 시끌벅적한 모습과 대조되는 아빠의 모습이 생각나서 진짜

울컥했고 아빠께 너무 죄송했어요 진짜 서운하셨을것같은데 저희한테는 티도못내시고.....

근데도 엄마는 끝끝내 미안한 내색도 안하시더라구요 오히려 화를 내셨죠 어휴

 

엄마가 교회를 열심히 다니시는 모습 그 자체는 좋습니다. 저도 "제 의지로" 교회가면 좋구요

근데 이건 좀 아닌것같습니다. 너무 빠진것같아요 교회에

저는 제 인생을 살고싶고 종교는 그에대한 부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는데

엄마는 종교때문에 사시는것같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말하셨어요

어떡하면 좋죠? 이제 고 2가 됬고 곧 수험생이 되는데 계속 주말에 교회때문에

공부할시간 쉴시간 뺏기면서 쫄릴거 생각하니까 벌써 머리가 아프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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