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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유치원~저학년 꼬맹이) 시켜서 전단지 돌리는 교회

정말화가나... |2015.02.01 21:32
조회 448 |추천 1

안녕하세요.

가끔 판을 기웃거리는 20대 후반 흔녀입니다!

어른으로서 용납이 되지 않는 일을 오늘 목격하고 화가 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정말 생각할 수록 화가 나네요.

 

때는 오늘 오후 오후 2시 반쯤,

남자친구와 함께 대전의 한 수목원으로 산책을 하러 갔습니다.

때마침 일요일이고 대전 날씨가 오늘 잠깐 풀렸기 때문인지 수목원에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가족, 부부, 친구들, 연인들 등등.

 

동쪽에 있는 수목원(그 수목원은 크게 두 개로 나뉘어 있어요)의 입구로 들어갔습니다.

아직 2월이어서 겨울의 냄새가 물씬.

오늘 날씨 정말 좋다~라고 연발 외치며 광합성을 하고 있던 도중

어떤 여자 꼬맹이(유치원생으로 보였음)이가 저희에게 무언가를 주며 말하더군요.

"예수님 믿으세요~"

 

받아 보니 하늘색깔 교회 전단지.

뒷면을 보니 어학원을 같이 운영하고 있더군요.

순간 실소, 그리고 진짜.. 깊은 빡침.

헐.

뭐지??

차마 천사같은 남자친구 앞에서 빡친다 라는 표현을 쓰진 못하고 ㅜㅜ

이 교회 뭐냐, 아이들 시켜서 전도하는거냐, 애들이 자발적으로 하긴 하는 것이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라고 막 화를 냈어요.

남자친구는 웬만해서 화를 잘 안내는 성격인데(반년에 1~2번 다툼, 그것도 화나면 말을 안하는 성격임.....)제 말에 수긍하더군요. 표정이 굳어지면서.

저는 너무 화가 나서 전단지를 점퍼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판에 올려야지!!라고 생각하면서요.

아이들이 가는 쪽을 돌아보니, 그렇게 돌아다니는 아이들 4명 정도와

가슴에 교회 리본을 한 검정 양복을 입은 사람이 싱글벙글 웃으며 서있더군요.

 

그렇게 수목원 안쪽으로 가고 있는데 또 꼬맹이들이 우루루루

그 중 어떤 남자 꼬맹이(이 역시 유치원생으로 보임)가 저희에게 또 전단지를 주면서

"예수님 믿으세요~"

전ㅋ 정말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말은 해야할 것 같아서

"예수님 믿고 있어요~!"

라고 웃으며 얘기했더니 쪼르르 사라지더군요.

그런 아이들이 6~7명 몰려있으면서 교회 전단지를 손에 들고 어느 여자에게로 가더군요.

그 여자는 아이들이 오는데도 팔장을 끼고 그냥 썩소를 지으며 서있는 겁니다.

그 여자 또한 검정 코트를 입었더군요. 가슴에 교회 리본은 안달았지만 모를 수가 있나요.

그 무리를 지나치는데 어느 아이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저 15명 했어요~"

 

날씨가 포근해도, 겨울 날씨였는데

교회 전단지를 든 고사리 같은 아이들 손이 빨갛게 변해있었는데도,

저 여자는 그걸 보고도 아무런 감정이 없는 것인가. 자신은 팔짱끼고 서있는 채 썩소~

이건 현대판, 소위 말하는 앵팔이인가.

아이들을 통해 예수님을 '파는'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렇게 몰려오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물이나 핫팩 같은 걸 줬더라면,

그렇게 말하는 아이들 손을 잡아주고 격려나 해줬더라면

제 아무리 교회를 욕했어도 그 구성원을 욕하진 않았을 터인데.

정말 하늘에 계신 예수님은, 저보다 더 깊은 빡침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과연 그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그런 행동을 행했을까요?

 

전 법에 대해 모르는 무지녀지만 미드에서 듣고 본 것은 있기에 남자친구에게 얘기해봅니다.

만약 저것이 시켰던 거라면, 강제적이었다면

미국 같은 경우는 아동 학대죄로 잡을 수 있었을까?

만약 어떤 보상을 통해, 혹은 설득 같은 걸 통해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행하게 만든 것이라 해도

과연 저 전도 행위가 교회 구성원들(어른)에게 면죄부가 될 수 있었을까?

부모도 아는 건가, 자신의 아이들이 저렇게 전단지를 돌리고 있다는 것을.

아니, 부모도 일조하지 않았을까?

교회 관계자는, 저렇게 하면 성인들이 호의적으로 교회를 나올 줄 알았나? 그 전단지를 보고?

 

저에게도 수없이 물어봤습니다.

왜냐면 저는 성당에서 주일학교 교사를 몇 년 했던 사람이거든요.

제가 아이들을 다루는 직업이 아니어서 다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런 방식의 종교 행위는 보편적인 윤리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저 아이들이 커서 오늘의 행위를 기억한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요?

 

물론 전도나 선교 행위가 비종교인들에게는 어떤 행위로든 정당화될 수 없겠지만

정말, 정말 저것은 아니지 않나..

성당이나 절에 다니는 아이들이 그랬다 하더라도 그 관할 신부님이나 스님을 욕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 신부님이 그랬다면? 욕 얻어먹을 각오하고 다투었을지도 모르지요.

(자랑은 아니고, 우리 신부님은 아이들은 정말 사랑하셔서 ㅜㅜ

교사들이 아이들을 혼내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셨던 분이십니다. 그래서 더 예민했을지도요.)

수목원 입구 쪽에 있는 놀이터에서 또래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있는 다른 아이들을 보자 기분이 더 씁쓸해졌습니다.

집에 돌아와 책상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전단지를 찍어 올려볼까도 하다가 관둡니다.

올려봤자 뭐하겠습니까, 제가 엄청난 욕을 먹겠지요.ㅋㅋㅋ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말입니다.

 

제가 아까 할 수 있었던 것은,

문제의 그 여자를 차갑게 노려보며 지나가는 것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정말 재수 없었음. 팔짱끼고 가만히 서서 애들이 오는 걸 지켜보는 꼴이라니)

제가 아이들에게 뭘 시킨 거느냐며 따졌다면 오지랍이었을까요?

이럴 수도 저럴 수 없는, 정말 마음이 착찹한 날이었습니다.

 

아이들, 청소년들을 만나서 얘기하는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아이들은 정말 속이 깊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른들보다 더 판단 기준이 명확할 때도 있고요.

비록 가상의 청중을 만들고, 또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 판단이 미숙할 때도 있지만..

무엇보다 어른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그 교회 관계자들이 알았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저와 같이 비판적이고 성격 드러워 욕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도요.

 

앞으로는 그런 씁쓸한 광경을 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아이들은 존중받기에 마땅합니다!!

부디 그런 일을 또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1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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