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일어날 수 있는 택시 휴대폰 분실,
나는 택시기사한테 갑질당할 줄 진짜 몰랐다.
여기저기 둘러보기 바빴던 여수, 인심도 좋고 볼 거리도 많아서 참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간다며 제 딴엔 첫여행 치곤 꽤 괜찮았던 여행이라고 생각하며 버스에 올랐어요.
집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하는 타는 순간, 핸드폰을 잃어버렸단 걸 알았어요..
여행에 같이 간 친구 폰을 빌려 계속 전활 해도 받질 않았고 기억을 되듬어 보니 택시 안에서 잃어버린 거 같아 문자 한 통을 남겼습니다.뭐 찾을거란 기대는 많이 하지 않았어요..그래도 아시죠? 혹시나하는 인간의 본성...
[혹시 폰 줍거나 발견하시면 연락 부탁드려요 ㅠㅠ꼭] 한 3,40분 지났을까? 전화가 왔어요.
택시기사분인 거 같아 아까 터미널 내려달라고 했던 사람인데 혹시 기억하시냐고 물었고 기사분은 기억이 난다고 하셨어요.
제가 지금 집 가는 버스를 타서 그런데 택배로 보내주시면 작은 사례를 해드리겠다고 했더니 기사분은 지금 어디냐고 물으셨고 순천이라고 대답했더니
원래 핸드폰 찾아주면 법적으로 10프로 주는 거 알고있찌요? 라고 하시더군요,
(폰 자체는 10,000원 밖에 안 줬었고 액정도 파손된 상태에 지금 팔아도 돈 5만 원 받기도 힘든 똥 폰입니다 [옵티머스 뷰2]다만 안에 들어있는 사진이라던가 메모,연락처가 저는 많이 아쉬웠어요)
그래도 뭐 사례금은 당연히 드리리라... 자기 시간 소비해가며 손님 실수로 잃어버린 물건 찾아주는데 그깟 사례금쯤이야...라는 생각을 하며, 순천이라고 대답했는데
"택배..는 내가 시간이 쪼까 걸려불고 그라믄 내가 순천으로 가면요."라는 기사님의 생뚱맞은 발언. 주인에게 직접 돌려줘야 사례금을 받을 수 있는 '법'때문이 싶긴 했어요.
"죄송하지만 지금 버스가 이미 가고 있는 상태라 제가 택배로 받아야 될 거 같아요. 폰 자체가 가격이 낮기 때문에 10% 하시면 금액 얼마 안 됩니다 그러니까 사장님,택배 보내주시고 원하시는 사례금 말씀해 주세요. 대구가서 바로 붙여드리겠습니다."
그랬더니"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우리가 폰을 주워도 안 돌려준다."라는 답변이 돌아왔어요.
솔직히 뒤통수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잃어버린 내 잘못을 모른척하는 것도 아니고 사례금 안 준다고 한 것은 더더욱 아닌데, 이 도둑놈 심보는 뭔가 싶네요..
액수가 적을 거다. 원하는 금액을 말해달라는 말이 사례금을 안 준다라고 들렸을지는 몰라도, 결국 사례금 없이는 폰을 돌려줄 마음이 없단 소리 아닌가요?
"사장님, 말씀 그렇게 하시면 좀 곤란하죠, 잃어버린 제 탓이 큰 건 맞지만, 어디까지나 그 폰 주인은 저 아닙니까, 지금 주웠다는 이유로 장사나 흥정하시는 겁니까? 사례금은 말 그대로 제가 사장님 수고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건데 사례금 안드리는 것도 아니고 원하시는 액수도 말씀해달라고 하지 않았잖습니까. 값 자체가 낮은 폰이라도 저한테는 소중해서 찾으려고 하는 건데 택배 보내는 건 시간이 더 들어서 안되고 그러면서도 순천까지 오신다는 게 마치 직거래 하자는 말로 들리는데, 아닌가요?"그랬더니
"그럼 회사에 맡겨둘 테니 찾아가라"라고 하시더군요.그래서
"사장님 성함이 혹이 어떻게 되세요?" 물어봤더니
"내가 왜 그걸 가르쳐주냐" 라고 하심...참 할 이없죠.?
그의 말대로 본인이 법적으로 10프로 받을 수 있는 떳떳한 행동인데 택시 회사에 그의 이름을 대고 사례금을 줄진 또 누가 압니까? 그런데 자기 이름, 연락처를 못 가르쳐 주겠다라... 그래서 회사 이름을 물었더니 "한일교통" 라고 짧게 대답하곤 끊어버리셨어요.
이후 전화는 당연히 받지 않았고 문자를 냈습니다.
[사장님 폰 그거 얼마 안 준 거라 10프로라도 얼마 안 됩니다, 그러니까 원하시는 사례금과 연락처 부탁드립니다. 저는 그 안에 사진이나 메모가 필요해요]라고 마지막 희망으로 문자를 보냈지만...기사분 연락은 끝내 오지 않았고 그가 말한 회사로 전화를 걸었어요.
수십 번을 걸어도.. 그 회사는 전화를 받질 않았습니다.
잃어버린 제 잘못이 가장 큽니다 그래서 못 찾아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 폰 번호로 오는 전화 화면과 수화기 너머의 기사분 목소리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 뻘 정도 되시는 기사분과 터미널에 가면서 나눈 '잡담'에서도 그는,제가 느꼈던 여수의 특유 푸근함이 있었는데, 대놓고 사례금부터 찾는 모양새에 당황스럽긴 했었어요.
사례금 바라는 본성을 욕하는 게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법적으로 5~20프로 단, 분실자의 합의하에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거, 저도 압니다.
제가 먼저 사례금 얘기도 하지 않았었나요...?충분히 고마웠었어요.
하지만 자기들이 대단하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다고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주워도 돌려주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지껄여가면서
택배 보내는 수고는 크고, 굳이 순천까지 와서 주겠다는 말이 저만 기가 차고 웃긴가요..
분실에서 횡령으로 바뀐 이 기가찬 상황에서 폰값이 아까운건 전혀 아닙니다.
단지 그 기사의 행동이 괴씸하고 분할 따름이에요.
(분실신고는 했고 경찰서에서 상담도 받앗어요, 폰을 돌려주기 전에 기사분을 찾아내면 횡령죄가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차라리 저한테 전활 안 하셨다면 23살 첫 여행이 이렇게 최악은 안됐을 거라 생각해요...
명색의 관광지에서 꼴에 회사 이름도 붙이고 다니며 불편사항은 언제든 신고해달라는 고객 맞춤 택시 서비스 이미지는 말 그대로 꼴값이 돼버렸습니다. 또..상처받았네요 진심으로..여수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이건 진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조심해야겠지만요..
혹시나 이 글을 그가 읽게 된다면 끝까지 자기 이름 하나 못 밝히는 본인 스스로를 정말 부끄러워 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