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막추워지기시작할쯤.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그렇게겨울로넘어갈때쯤이었지.
나랑오빠랑 눈이딱마주쳐서, 그냥 어색하니까 내가먼저인사했잖아. 안녕하세요.
오빠도 살짝웃으면서 인사했지. 안녕.
그리고 복도에서 잠깐마주칠때.
처음엔 내가 인사할 타이밍놓쳐서 뒤늦게인사하니까 오빠가 뒤돌아보면서 인사받아줬잖아. 그치?
축제날계단에서마주쳤는데 그때는 내가 생얼이어서 모자로 얼굴가리면서 인사했던거 생각나? 나그때 화사한얼굴로오빠다시만나려고 체육관에서 오빠찾아다녔는데.
화장실가려던사람 붙잡고 우리선배어딨냐고물어보던거,
사실 오빠랑말하고싶어서. 다알면서도 물어본거야.
오빠 무대끝나고 들어와서 내앞에서 옷정리하던 그모습을 잊을수가없어. 땀에 약간젖어서 가쁜숨을내몰아쉬던 오빠.
선배들이 일부러 나랑오빠랑 이어주려고 악수하라고했더니 손바꾸면서 장난치고 결국엔 웃으면서 내손잡아주던오빠.
매일 선톡은 내가 했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답해주고
최대한 빨리답해주려고 노력하는모습이 정말 좋았어.
그리고얼마지나지않아서 오빠소식을들었어.
좋아하는선배있었다며?
그래도 내 카톡안씹고 꼬박꼬박받아준걸로 감사해야겟지.
근데 그 여자분이 남친이생겼다며.
오빠도결국 못잡은거네. 얼른고백하지..
나는고백했지.
사실 오빠좋아하는거같다고.
덜덜떨면서 보내고나서 바로폰엎고 오빠가좋아하던노래만듣고있었어.
30분인가 지나서 답톡이왓는데,
미안하대.
괜찮아 어차피 오빠는나한테너무과분했고 너무좋은사람이었으니까
당연한거라 생각하고 그냥..조용히나혼자좋아할게.
그것마저도 부담스러우면 마음접어보려 노력해볼게.
그리고 그 다음날,
오빠의 타임라인에 연애중이떴어.
보는순간 심장이 쿵 가라앉더라.
솔직히오빠랑나랑 안될거 알고는있었는데..
이렇게 갑작스러운 상황이오니까 진짜 오금이저렸어.
그렇게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긴뒤..
거의 2개월동안 연락안하다가
졸업식때 만났지, 우리?
난 우리선배들 축하해주러 꽃다발들고 한껏꾸미고 나갔어.
학교에 도착해서 앉아있는데 오빠가나를힐끔힐끔 쳐다보는거있지?
솔직히 그때 기분엄청좋았어. 그래도 나한테 나쁜감정있는건 아니구나싶어서.
졸업식끝나고 운동장에서 사진찍는데 우리선배들이 같이찍자고해서 사진같이찍었잖아.
나 자기전에 항상 그사진보고 기도하는거알아?
오빠 고등학교가서도 항상좋은일만, 좋은친구만, 좋은성적만 오게해달라고 매일밤마다 빌고있어.
오빠는 모르겠지만, 나 사실 졸업식때오빠한테인사안한거말야.
오빠한테 인사하면 나 진짜 무너질것같아서 그랬어.
인사하고 꽃다발전해주고 안아주고싶었는데, 오빠옆엔 여자친구가있잖아.
내몫까지 다 해주고있어서, 감히 말을못걸겠더라.
요즘 많이 힘들어.
길 걸어가다가 가끔오빠랑마주치면, 나 눈물꾹참고 걸어가.
오빠 타임라인에 글이뜨면 하루에도 수십번확인해.
그래서 난, 오빠가 좋아하던 노래들어.
5분세탁_크라잉넛
-니가 취하고 비틀대고 방황하고 실수해도
똑같은실수를 반복하고 무너져도
괜찮아 누구나한번쯤은 바닥치니
죽는단 말대신 웃는단 얘길해봐
고장난시계도 시간은흘러가지
앙상한가지도 봄이오면 꽃이피지
청소해 더럽게 어지러운 니 방부터
청소해 축축히 우울해진머릿속을
괜찮아 괜찮아 잘될거야
오늘도 살아있네
고장난 시계가 멈췄어도
오늘은 살아있네.
잘가, 내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