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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때문에 파혼했어요 ㅠㅠ

은행날도둑놈 |2008.09.19 11:10
조회 133,346 |추천 0

파혼한지 1달 정도 되네요... 답답한 마음 하소연 할 데가 없어서 글 남겨봅니다.

 

올해 제 나이 27(01학번 82년생) 여자, 전 남친은 31살... 같은 과 선후배 CC로

만나 7년 동안 군대 때도 트러블 없이 예쁘게 연애 잘 하던 커플이었습니다.

 

다들 기억 하실거예요. 제가 1년 휴학하고 졸업하던 2006년 2월, 한창 우리나라엔

펀드 열풍이 불었더라죠... 온갖 언론이랑 신문은 펀드 안들면 바보인 거 처럼

난리난리 매일매일 무슨 펀드 들면 좋다고 막 찍어내고 인터넷 보면 다 그런 얘기

뿐이고...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미래X셋 3억만들기 펀드 이런 거 수익률

200%가 났다는 둥 300%가 났다는 둥 그런 거 맨날 나왔던 거 같아요. 저 뿐 아니라

그 때 졸업하고 취업한 많은 동기 친구들도 첫 월급 탄 돈으로 적금처럼 넣는 펀드

든 친구들이 많았어요...

 

시간이 흘러 저는 직장 3년차가 되었구... 오빠도 직장 4년차가 되었구... 우리도

결혼 하자는 얘기가 작년  초 부터 슬슬 흘러나왔어요. 나이도 적지도 않고 오래

연애를 했기도 했고 둘 다 졸업해서 직장 잘 다니는데... 근데 생각지 않던 어려움이

시작 되었어요... 저랑 오빠랑 둘 다 급여로 펀드를 들었다는 거예요 ㅠㅠ 솔직히

저희 커플 집데이트를 많이 했어요... 좋은데도 가고 여행도 갔지만... 연차도 되서

급여가 아주 작지도 않아요. 저희 둘이 그냥 적금 들었으면 지금 저희 손에 7천은

있었을 거예요. 펀드를 들면 못해도 수익이 20-30%는 우습다, 안들면 바보다,

코스피 2100 갈 때만 해도 우린 행복했어요 ^^ 우리 결혼 할 때는 1억 모아서

남 부럽지 않게 잘 살 것 같았어요... 솔직히 분산하라는 얘기 많아서 우리도 나름

분산 했었어요 ㅋㅋ 안정형 펀드도 넣고 수익형 펀드도 넣고 ㅋㅋ 신문에 나온 거

보면 머리 맞대고 얘기하곤 했죠. 바보같이... 수수료 받아먹는 은행 언론 플레인

줄도 모르고 ㅋ

 

근데 세상은 쉽지 않네요... 작년엔 올해 결혼해서 지금쯤 한창 행복 할 줄 알았는데

제 곁엔 그 사람도, 저축한 돈도 없네요... 저흰 같은 과라서... 같은 업종에 있다보니

업계 불황도 둘이 같이 탔어요... 회사 분위기는 너무 안좋고 감축 얘기도 나오고...

그러다보니 회사에서 힘든 걸로 둘이 다투게 되었어요. 하는 업무 서로 뻔한데(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내가 힘든만큼 너도 힘든건데 이해를 못했어요. 그냥 속상하고

빠져나가는 펀드 수익률 보면 가슴이 뻥 뚫린 거 같았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

20% 수익률은 우습다던 그 펀드... 펀드가 우릴 갈라놨어요. 우리가 월급 타서 고스란히

넣은 그 돈이 저 지금 326만 7260원 남았다네요 하하하하 허무해서 웃음밖에 안나와요.

부모님 도움 받아 시작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요... 도움 못받는 우리는 시작조차

할 수 없게 되었어요...

 

희망이 없고 서로에게 스트레스만 주고 있다고 느낄 때... 우린 헤어지게 되었어요.

7년 만난 그 사람도, 3년 부은 펀드도 나랑 인연이 아니었나봐요... 근데 이제 어디서든

희망이 찾아지지가 않아요... 경기는 나쁘고 수주실적은 안나오고 정직원이라도 회사

다니는게 불안해요. 작년에만도 너무 많은 회사들이 부도가 났는데... 휴...

 

파혼해서 답답한 건 아니예요... 모든게 희망이 없어서 답답한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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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수0
베플죽일놈의 펀드|2008.09.22 08:59
휴.. 남일 같지가 않어.. 겁나서 은행 사이트를 들어가질 못하겠어 ㅠㅠ
베플방긋|2008.09.21 01:52
몇년전엔 정말 그랬죠 마치 펀드, 주식투자 안하면 미련곰탱이에 사회부적응자인것마냥... 알뜰한 주부라면 모두 주식투자 해야되고 펀드 가입해야할것처럼 그런 분위기.. 그래서 언론이 투명해야 되고 그나마도 걸러서 받아들여야 하는거죠 우라질 놈의 은행들 썅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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