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목동에 서식하는 31살 직장인입니다.
9년전 이야기 이네요. 그때는 8월 19일인가 휴거한다고 해서 조용히 죽음을 20%정도
준비하고 한다고, 교회도 한달에 두번정도 나갔드랬죠.
그리고 그때 피씨방 붐이 일어나, 동네방네 피씨방이 우후죽순
생겼다가,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2년안에 문닫는 집도 많있지요.
당시 인터넷이라는 것은 잘 몰랐지만, 천리안이나 나우누리가
첨단 유행이었죠. 게다가 집에서는 너무 느려 버벅거려서, 채팅이나 게임을 할려면
집앞 피씨방으로 쫒겨나곤 했죠.
각설하고,,,,,,,,,,,,,,,,어김없이, 삼디다스 츄리닝을 입고, 집앞 피씨방에서
열심히 레인보우6 를 하고 있는데, 옆옆 코너 테이블의 그녀 두명의 자태가 무척 신경이
쓰이더군요. 둘다 키 170~172 정도에, 긴생머리, 그리고 한명은 검정색 원피스 한명은
파란색 원피스, 몸무게는 뻥, 개구라 안치고 85 키로 이상 나가보이더군요. 검정색
원피스가 더 듬직해 보이더군요.
그녀들 "스카이 러브에" 심취하다가 파란색 그녀가 로또복권 맞은 것처럼 괴성을 지릅니다.
"야~ 걸렸다~!!"
원래 철저한 개인주의자였는데, 너무 궁금해서 둘다 얼굴을 확인했습니다.
반지의 제왕 1 (반지 원정대) 가 2002년에 개봉했죠? 거기에 트롤이라는 오크도 던져버리는
괴력을 가진 괴물이 나오잔아요? 쇠사슬과 방망이만 쥐어주면 별다른 분장안하고도
CG없이 그 배역을 그대로 소화 할 수 있을거 같더라구요.
둘이서 옹기종기 컴퓨터 화면앞에서 히히덕 거리며 계략을 짜느라 바쁘더라구요.
그 덩치 사이에 빼꼼히 보이는 모니터 훔쳐보느라 다소 힘들었지만,
내용을 대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죠. 26 살 남자를 두명 꼬셨군요.
트롤녀 : [저희들은 24, 25 살 여자구요, 키는 둘다 170 조금 넘어요. 지금 목동이구요]
트롤먹이 : [저희는 26살, 지금 분당이구요. 소나타2, 키는 둘다 180 넘어요...그리고 블라블라]
이런 자신들의 스펙을 자랑만 하다가, 결정적으로 트롤먹이들이 몸무게는 안물어보고 스타일
을 물어보더군요.
트롤먹이 : [지금 뭐입고 계세요? 어떤 스타일이에요? 이뻐요?]
트롤녀 : [저는 파란색 원피스 입고 있구요. 제 친구는 검정색 좀 붙는 원피스 입고 있죠.
저는 그냥 얼굴 하얗고, 청순 한 스탈인데, 친구는 긴 생머리에 글래머에요]
트롤 먹이 : [우와~~~둘다 이쁘시겠네요? 술 잘마셔요?]
트롤녀 : [둘다 소주 1병 정도구요.(두꺼비로 궤짝이겠지) 어디가면 이쁘다는 소리는 종종들어요
호호호]
트롤 먹이 : [만날래요? 우리가 그쪽으로 갈게요. 저희는 성격도 좋고, 연예인 누구누구 닮고.
친구는 안재욱 스탈에 어쩌구 저쩌구]
트롤녀 : [언제까지 오실래요? 늦으시면 그냥 친구랑 나이트 갈려구요]
트롤먹이 : [아니요. 저희랑 놀아요' 지금 당장 갈게 어디죠?전번은요?]
저는 더이상 볼수가 없었습니다. 저도 옆에서 그 방을 알아내서 대화중인 횽아한테
쪽지를 보냈죠. [지금 파란색 검정색 원피스 두명과 이야기 중이시죠? 지금 목동 사거리
무슨 피씨방인데, 원피스에 둘다 긴생머리는 맞은데요. 형님들 두명 몸무게 합친게
누나 중 한명 몸무게보다 안나갈걸요?그냥 도망치세요 멀리서 오시지 말구요. ]
저는 시침 뚝떼고 게임하는 척하는데, 약 오분후 검정색 그녀가 괴성을 지릅니다.
" 어느 개개끼야?~~!!! 중얼중얼"
피씨방에서 채팅을 하던, 게임을 하던 사람들이 다 처다 봅니다. 저는 모른척하면서 상황을 살피고,
몇몇 중고삐리들은 누나들 처다보고 쫄아서 고개 처박고 눈을 깝니다.
누나들 터가 않좋다면서, 씰룩씰룩 하면서 다른 피씨방으로 향하는 듯 .......그냥 나갑니다.
그 분당 소나타 2 킹카 횽아들은 저때문에 고마워 해야 할 거에요. 혹시 이 글 보시면,
술한번 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