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두번 달력을 바꾸다보니 어느새 너와 만났던 날들보다 너와 헤어진 날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도 길을 걷다가, 그래 너와 함께 걷기도 했던 그 길을 걷다가 문득 너랑 같이 있는 나를 떠올린다.
그럴때마다 멈칫하는 내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너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밉기도 고맙기도 하다.
처음엔 너를 붙잡아야한다는 생각밖엔 없었다. 없으면 죽을 것 같았으니까.
돌아올듯 말듯 날 희망고문하던 너는 이렇게 말했었지.
날 갖고노는건 아니라고, 너도 너 자신을 모르겠다고, 난 널 이해할 수 없을거라고.
믿었다. 믿기로했다.
날 갖고 논게 아니라고. 그래, 그리고 난 널 이해하지 못하겠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난 널 이해할 수가 없더라. 왜 꼭 그래야만했는지.
그전의 모습은 네가 아니었는지 갑자기 정색하고 날 밀어내는 너에게 상처받아 네가 원망스럽기도 널 처음 만난걸 후회하던것도 잠시,
너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 무슨일이 있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날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준것에 대해, 나는 네게 고마웠다.
너가 나에게 준 사랑만큼, 배려만큼 나는 돌려주지 못하고 이기적이게 군 것 같아서, 나는 네게 미안했다.
만약 널 다시 마주쳐 한마디 말을 건넬 수 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두마디 말을 건넬 수 있다면, 고맙다고도 말하고 싶다.
세마디 말을 건넬 수 있다면, 보고싶었다고 말하고 싶다.
차마 사랑한다는 말은 못하고.
잘 지내니, 그리운 사람아.
잘 지내주고 있니.
나는 네가 나를 떠나서도 바른길로 살아갔으면 했다.
공부도 열심히하고, 담배도 피우지 말고.
딱히 담배냄새가 못 맡을정도로 싫었던건 아니었어. 하지만 나는 네 건강이 걱정되어 담배를 싫어했을뿐.
딱히 네가 놀러다니는 꼴이 보기 싫었던건 아니었어. 단지 나는 네가 네 꿈을 이루길 바랬을뿐.
너를 통해 진짜 사랑을 배운다.
이기적으로 굴어서 미안했어. 나 좋을대로 그저 널 좋아했었어.
사랑이 뭘까 정말 고민 많이 했어.
매일 네 걱정을 하고 네가 잘 되길 바랬고 네가 행복하길 바랬었는데, 사랑했었는데.
헤어지고나선 왜 그렇게 너에게 이기적으로 굴었는지.
그렇게 내 사랑은 끝났었고, 네 사랑도 끝났지.
나 너와 헤어지고 나서야 널 정말 사랑하게 되었어.
정말로 네가 행복하기를 바래.
정말로 네가 행복하다면 난 그걸로 됐어.
부디 행복해요.
카스트로폴로스.
그대가 실연끝에 시인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떠나간 사람에게는 그대가 쓴 시를 보내지 마라.
-이외수
차마 보내지 못해 판에라도 올려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