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함
2014년 5월 초에 아파트로 이사를 옴.
아파트 이름은 2편한세상인데 실상 살아보니 불편한세상도 이런 불편한세상이 따로 없음.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까지 글쓴이는 25년 평생 주택과 다세대빌라에서만 살아봄.
말로는 "에이 사는 게 다 똑같지 뭐" 했지만 좀 설레였음.
왜 조망권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지 알았음. 같은 평수여도 거실뷰가 탁 트이면 뭔가 더 쾌적하게 느껴짐.
무튼 다 괜찮았음.
그.러.나.
10월 말부터 날씨가 추워짐에따라 창문을 닫고 살면서 지옥이 시작됨.
글쓴이는 현명하고 완벽한 인간은 아니지만 사회성을 교육받은 인간이기때문에 다만 생각일 뿐이라도 어디까지 가도되고 가지 말아야하는지 아는 인간임.
그런데 너무 분하고 화가날 땐 윗집 사람들이 죽었음 좋겠다고까지 생각함. 다행인건 아직 내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까진 안함.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고 이런 생각까지 하게하는 윗층도 싫음.
첫번째, 우리 윗층 인간들은 뒷꿈치로 걸어다님.
글쓴이집은 엄마가 극도로 예민한 탓에 어린시절부터 아래층에 사람이 있건 없건간에 뒷꿈치를 들고 다니도록 교육받음. 온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뒷꿈치 워킹을 하면 모를까 뒷꿈치로 걸으면 한집에 있는 사람끼리도 쿵쿵 거리는 걸 느낄 수 있음. 그래서 글쓴이집은 밤낮없이 집에서 뒷꿈치를 들고다녔는데, 윗층이 뒷꿈치로 걸으니 분노가 승천함.
어느정도냐하면 소리는 물론이고 거실등이 덜덜 떨리면서 지이잉- 지-잉 하는 소리를 냄. 저 거실등 언제 떨어지려나 안요나의 애교에도 맘껏 웃을 수가 없음.
한가지 의문은 보통 12시 넘어서 티비보는 시간되면 잘 사람은 자고 텔레비젼 보는 사람은 쇼파에 눕듯이 앉아있고 그러지 않음? 우리 윗층 인간들은 오전 7시부터 새벽 2시까지 쉬지 않고 쿵쿵거림. 그 소리가 안들리는 건 집에 아무도 없을때만임. 근데 수개월간 본 결과 윗집은 비는 일이 별로 없음.
두번째, 무언지는 몰라도 무게감 있는 무엇을 직직 끌고다님.
의자끄는 소리이긴 한데, 의자보다 무게감이 있음. 자주 움직임. 지이익-지이익- 끌고나서 쿵쿵쿵쿵- 하는 걸 보면 런닝머신이 아닐까 추측을 함. 밤 아홉시에서 새벽 1시 사이에 그 소리가 열두번도 더 남.
이사 온 이후 가장 열받았던 날 에피소드를 들려주겠음.
좀 일찍 자려고 밤 10시에 잠자리에 누움. 잠이 막 들려고 하는데 "위하여!!!!!!!!!!"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 아니겠음? 잠이 막 들려는 찰나여서 그런지 깜짝 놀라 잠이 깨버림. 그 이후로도 11시반까지 뭘 그렇게 위하는지, 위하고 또 위함. 너무너무 화가났는데 벽에 귀를 대본 결과 윗집 아저씨가 몹시 취하심. 그때당시 집에 엄마랑 나만 있었는데 아저씨가 무슨 해코지를 할지 몰라서 분만 삭이고 있었음. 이어폰 끼고 가사없는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면서 잠을 청해보려 하는데, 그 뭐 끄는 소리는 진동에 의한 소리라서 그런지 소리가 피부로 느껴짐.
진짜 바로 거실로 나가서 엄마 붙잡고 엉엉 움. 분노의 원인이 천장 사이로 뻔히 있는데, 올라가 표출하지 못하니 분하고 억울해서 자꾸 눈물이 남.
-우리가 맨날 참으니까 저 씹쑝키들이 우린 만만히 여기고 무시하는거다. 런닝을 뛰어도 못올라오는 것들이니 밤 열한시에 소리소리를 질러도 못올라오겠지하고 점점 더 하는거다!!! 엄마는 왜 우리한텐 별 거 아닌거 가지고도 세상 예민하게 굴고 신경질 내면서 왜 남들한텐 싫은 소리 한 번을 못하냐. 내 사람은 만만하게 여기고 함부로 대하고 남한테만 어렵게해도 돌아오는 건 저런 무시다!!!!
하면서 감정이 과잉되서 엄마한테 울면서 승질승질을 냄.
엄마는 한숨만 푹푹 쉼. 엄마는 뉴스에서 층간소음때문에 칼로 찔렀네 어쨌네하면 누가 더 잘못하고 안하고가 문제가 아니라 죽은 사람만 억울한거라고 함. 윗집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올라가는 순간 싸움이 시작된다고 여김.
그래서 맨날 윗층 너무 시끄러워서 막 속이 미식거리고 편두통 온다면서도 용기내어 올라가진 않고, 혼자 계속 짜증을 냄. 나를 겨냥해서 짜증내진 않지만 보고있으면 나도 같이 짜증남.
무튼 이날은 밤 12시 반에 손님들이 집에 가는데 아파트 앞에서 떠들길래 베란다 문열고 들어보니 회사동료임.
승진을 했는지 어쩐지 몰라도 분위기가 엄청 좋아보이는데 요즘도 이렇게 집에 와서 윗집 앞집 피해주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어서 마음 속에선 윗집 사람들을 상종못할 인성 쓰레기로 결정함.
세번째, 마늘을 쓸때마다 찧어서 씀.
밤낮으로 뭔가를 찧는 소리에 아빠가 참지 못하고 올라가보니 마늘을 찧는 중이라고 죄송하다 함. 죄송하지만 음식 철학은 굽힐 수 없는가봄. 일주일에 3회 이상 찧어서 씀. 맛있는 마늘 요리를 위한 피해는 우리집 몫. 마늘은 내가 부처다하는 마음으로 참음. 조용한 집이 거 마늘 좀 찧는다고 욕하면 내가 나쁜년인데, 이건 가중분노임. 내내 쿵쿵거리고 찌익찌잉 하는 사람들이 마늘까지 찧으니 마늘절구로 대가리를 찧어버리고 싶음.
네번째, 에너지가 넘치심.
이건 아파트 자체의 문제이기도 한데, 윗집 아저씨 성깔이 보통이 아닌듯 싶음. 전화하는건지 애한테 화를 내는지 부부싸움을 하는지 뭔지 몰라도 맨날 소리소리를 지름. 친구가 우리집에서 같이 티비 보다가 "야 너네집에서 이상한 소리나. 남자가 소리지는 그런거. 나만 들리냐?" 해서 알았음. 내 청각이 남달리 예민한 게 아님을. 사실 이것도 이렇게까지 화낼일은 아닌데, 가중분노임. ' 저런 성질로 걸어다녀서 저런 소리가 나는구나."
다섯번째, 또르르 또로록 통!
단단한 공이 바닥을 구르다 탁 튕겨서 토도도도 하다가 안착하는 그런 소리가 너무 자주 매우 심하게 남.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음.
층간소음이라는 게 참 애매함. 서로 배려하면 좋은데, 가족끼리도 배려 안해서 백날천날 싸우는데 얼굴도 모르는 이웃끼리 그게 참 어려움.
윗집 인간들이 저렇게 건강함을 과시하는 걸 마냥 나무랄 수는 없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세시까지 건강을 과시하는 통에 있던 배려도 하고 싶지 않음.
직접 올라가서 벨 누르면 법적으로 불리하다해서 경비실통해 인터폰은 열두번도 더 해봤고, 소리 낼때마다 마대수건로 천장도 많이 쑤셔봄. 인터폰하면 보란듯이 더 심하게 쿵쿵거림.
그래도 참았음.
참은 이유는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부모님때문임. 집에 어른들도 가만히 있는데, 막내인 내가 올라가서 소리내면 뭔가 아빠엄마 욕먹이는 거 같았음.
그리고 내 성격 상 참으면 참았지 좋게좋게는 못함. 안하면 안했지 적당히 하는 것 못함.
그렇게 참아왔는데, 어느 날 뒷꿈치 걷기와 지익지익 끌기랑 톡톡톡톡톡 계속 톡톡톡하는 삼단콤보를 시전하는 거임. 그래서 올라감. 한층 차인데 엘베탐.
혹시 몰라서 주머니에 핸드폰 112 눌러놓고 통화만 누르면 바로 전화가게 해놓음.
근데 이거 뭔일.
그 집 아들이 맨발로 뛰쳐나와서 연신 죄송하다함. 아빠가 요리하느라 그런거 같다고 계속 죄송하다함. (그때 시간 10시 45분) 아들이 고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데, 엘레베이터 앞까지 마중나와서 연신 죄송함다 죄송함다 이럼...
근데 그때 언뜻 본 그 집 광경이 가관임.
입구에 신발이 발 디딜곳 없이 다 나와있고, 아일랜드바 앞에 식탁 붙여서 듀오백을 식탁의자로 쓰고, 장식장 앞으로는 골프가방 대여섯개. 같은 평수인데 우리집은 40평대로 보이고 그 집은 20평대로 보임.
그리고 그 공구르는 소리는 골프공이 아닐까 추측해봄.
아빠가 올라갔을 땐 그 집 아저씨가 연신 죄송하다했다 함.
근데 똑.같.음.
말로는 죄송하다는데, 그 소리는 여전히 똑같음. 우리집 거실등은 여전히 흔들리고 찌잉찌잉 뭘 잘 끌고다니고 소리는 여전히 지름. 마늘도 잘 찧어서 사용함.
우리집은 윗층 소리때문에 파탄 직전임.
올라가면 또 죄송하다 하겠지.
어떤날은 그 소리 들을 생각하면 집에 들어가기도 싫음.
우리집은 봄되면 집을 내놓을 생각임.
이제 위에 누가 살면 겁부터 날 거 같음. 주택이랑 빌라살 땐 층간소음은 뉴스에만 나오는 건줄 알았는데, 직접 겪으니 미쳐버림.
안겪어본 사람은 너무 쉽게 "그럼 사람이 어떻게 소리도 안내고 사냐, 예민한 사람이 아파트에 살지 말아야지"라고 말하는데 그 사람 잡아다 우리집에 살게했음 좋겠음.
나는 원래 아무데서 잘먹고 잘자고 잘싸는 둔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그런데 윗층인간들이 날 예민하게 만듬.
층간소음 당하다가 현명하게 잘 극복하신 현자의 현답을 기다림.
P.s. 704호, 당신들이 이 글을 꼭 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다. 새벽 3시까지 쿵쿵거리고 아침 7시부터 또 쿵쿵거리느라 잠은 잘 자고 사는지 걱정이다. 아랫층 막내가 어릴때부터 이어폰 사용을 많이 안해서 청력이 몹시 건강하여 미안하다. 니들의 건강함이 소음의 100프로라곤 생각 안한다. 얼마나 싸구려로 아파트를 지었으면 이럴까 싶지만 그래도 밤 10시 이후엔 조심해야하는 게 백번 옳다. 집 팔리고 날짜 잡히면 내가 손글씨로 편지 한 장 쓸 생각이지만 당장의 하루하루가 너무 화가 나서 이런 글이라도 싸질러봤다. 내가 꼭 깡패같은 아저씨한테 집 팔자고 아빠한테 얘기했다. 부디... 제발 부디.... 깡패같은 아저씨한테 집이 팔리길 기도하며, 어디 한 번 성질 불같은 이웃 만나서 혼 좀 나보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 아파트 값이면 경기도 광주 같은 곳에 전원주택 살 수 있다는데, 그런데 가서 신나게 뛰어다님이 어떨지 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