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원래 커뮤니티 글을 쓰는 거보다 눈팅만 하는 사람인데
너무 기묘한 경험을 해서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저는 181/74 30대 후반 흔한 남자입니다.(결혼 안했으니 안 흔한가요? ㅋ)저는 15살 차이 나는 여친이 있었어요.
5년 만난 결혼까지 생각한 사람이랑 헤어진 후에 힘들어 하고 있을 때 우연히
연락이 다았고
그 계기로 인연이 생겨서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사랑해서는 안되는 금단(?)의 관계였기 때문에
저는 고민이 되게 많았었고
하지만
좋아하면 결국엔 마음을 따라 가더군요.
처음 연애 할때
제 생각과는 달리
제 친구나 지인들은 다 말렸습니다
결혼해야지 어딜? 이라는 반응이 많았었고 ㅎ
여친 친구들은 머 어때? 한번 만나봐 라는 반응이 많았었죠(저는 그 반대로 제 친구들은 부러워하고 여친친구들은 말릴 줄 알았어요 ㅋ)
여튼
연애가 시작되었고
저는 어린 친구의 열정적인 연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원래 한번 누굴 만나면 다른 사람 안보고 한 사람만 보는데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어요 ㅎㅎㅎ(그래서 많이 차였지요 ㅠ)
연애하는 모든 사람처럼 알콩 달콩 했지만
사랑할 수 없는 금단의 관계라서 그런지 걱정도 많았습니다
오죽하면
그 친구가 저한테 가장 자주한 말은
"변하면 안돼" 였습니다.
그 친구는 인기도 많았었고 예쁜 친구 였어요.
남자를 잘 다룰 줄도 아는 여자였던 것 같아요
남자한테 잘 맞춰주기도 하고
잘 해주기도 하고
사소한 선물같은 것도 되게 많이 받았었네요.(물론 제가 해준 것도 많아요 ㅋ)
어장관리도 틈틈히 하는게 보였었고
머 저는 그런 그 친구가 어떤 짓을 해도 귀엽게만 보이더라구요. ㅎ
여튼 그런 그녀와
2월 마지막 일요일에 데이트를 하고
그 때도 사랑하는 눈빛으로 예쁘게 만났지요.
어린 그녀는 대학생이고 또 학생회 간부였습니다
2월 마지막 주에 모든 대학이 그렇듯
신입생 새터를 가게 되서 그 주는 못보게 되었어요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사귀는 동안 주에 6~7번을 봤어요
나름 저도 노력한게지요 ㅎㅎㅎ(일 하시는 사람들은 아실듯)
여튼
그렇게 새터에 돌아온 그녀는 돌아왔다는 말과 함께
피곤하다며 쉬겠다 하더군요
저는 못봐서 아쉽긴 했지만
배려의 아이콘(?)인만큼 푹 쉬라고 했습니다.
근데
어째 전화를 안 받는 겁니다
문자는 읽지도 않고요(걱정이 되서 잠을 거의 못잤어요 ㅎ)
2일을 잠수 타고
문자로 헤어지자 하더군요.
저는 남녀가 헤어지는 이유의 90%이상은 바람이라고 생각해요.
권태로워서 또는 성격이 안 맞아서 헤어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그 외로움을 치유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권태나 그 밖의 이유로 헤어진다면
시간이 지나서 그 외로움이 다시 왔을 경우에
주위에 다른 사람이 없다면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나는 경우도 많구요.(그리고 그렇게 만나면 헤어지고 다시 만났다기 보다는 그냥 잠시 연애를 쉰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ㅎ)여튼
저는 생각했습니다.
'이 친구가 새터에 가서 새로운 설레임에 무너졌구나'
머 크게 화는 나지 않았습니다.
대충 모든 그림이 그려지더군요. (나이가 나이인지라)많은 나이 차이 때문인지 저는 항상
'해봐야 될 것도 많고 연애도 많이 해야 하고 사회생활도 아직 시작하지 않는 사람인데
겪어 볼 것은 다 겪어 봐야지'라고 생각했고
다소 아빠(?)같은 마음으로 사랑했었나봐요.
그래서 배신감이나 분노 같은 것은 나지 않고 또 이렇게 사랑이 가네
하고 슬퍼 했습니다.
사실 저는 나이를 먹으면서 사랑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 지더군요.
10, 20대의 사랑이 설레임이라면
30대의 연애는 책임감, 신뢰 같은 것이 더 중요해 지더라구요.
그래서 그 친구를 그냥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이해한다고 그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듯
2일을 참고
그래도 못다한 마음에 잡으러 갔지만 그 친구는 나오지 않았고
전화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별후에는 사람이 자기 생각대로 생각하잖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다른 사람생겼구나 였었는데
헤어짐의 영문도 모른채 시간이 지나니
그래도 이 친구는 나랑 어렵게 시작했는데
새터때도 문자로 사랑한다고 하던 애였는데
이런 생각이 들면서
제가 그 이후로 계속 걱정을 하고 있더군요.
혹시
나와의 관계를 집안 어른이 아셔서 많이 혼나고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가?
아니면
집안 문제가 힘들어 나한테 폐를 끼치고 싶지는 않은 걸까?
이런 미련한 생각들이 들더군요.(잠수이별의 안좋은 예_어린친구라 그런 이별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ㅎ)
그래서
일주일 후에 잡는 메일을 한통 썼습니다.
물론 구구절절하게 적긴 했지만
매달리는 모양새는 되도록 피했지요.
여튼 (서론이 너무 길군요)
수신확인도 않되는 메일을 보며 가슴졸이기 너무 걱정되서
수신확인함도 비우고
기다리던 중
어제 상태메세지에
하트가 떠있더라구요.
하트를 보고 먼저 든 생각은
"휴~"였습니다. 안도감이랄까요?
그래도 별 일 없어서 다행이긴 한데 씁쓸한 것도 사실이지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문자를 하고
진정되는 마음 추스려 지지 않아서
친구에게 위로를 받으러 갔습니다.
위로를 받고 돌아 오는 길
여기서 부터 기묘한 겁니다.(서론이 기네요 ~)
씁쓸한 마음 추스리며 주차를 하고 집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뒤에서 황급한 남자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영화에 나올법한 약먹은 사람처럼 어깨를 축 늘이고
벌벌떨면서 정말 어렵게 저한테 말을 건네더군요
"저..저기 선생님"
그 말에 저는 뒤돌아 봤고
그 친구는 저한테 도움을 요청 하더라구요
저희 집 근처에 그 친구 여자친구가 사나 봅니다.
자기는 어디 어디 대학 운동부 소속인데
합숙중이다.
급하게 나와서 돈이 없다고
거의 울먹이면서 얘기 하더군요.
울먹이는 그의 목소리에 저는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보시라고
도움 드릴테니
말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새벽 3시에.. ㅋ
2월 말에 여자친구랑 헤어졌대요
그리고 합숙중인데
그 친구 연락이 와서
한껏 기대를 하고 합숙 탈출을 감행하고(그래서 폰이나 돈이 없었어요)그 친구를 잡으러 왔는데
그 친구를 결국 못잡고 합숙소로 돌아가야 한다고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도움을 청하더군요.
하지만 합숙하는 곳이 너무 멀더군요.
태워 달라길래
그럼 내가 택시 태워 드린다고 하면서
대로로 가는 중에 그 친구 얘기를 들어줬어요.
5년을 만났고
열심히 사랑할려고 노력했더군요.
연애는 다 비슷한가봐요.
처음에는 상대가 상처가 나면 소독약은 물론 병원 안가봐도 되겠냐고 호들갑을 떨지만
시간이 지나 역치에 자극이 오지 않는 관계가 되면
반창고 하나 발라주고
그 마저도 오래 되면
큰 병 아닌 이상 신경 안쓰잖아요 (물론 저도 그래요 ㅋ)(일반화는 아닙니다. 그리고 신경 안써도 사랑하는 건 매 한가지임 !)하지만 헤어짐을 당하면 역치의 기준이 달라져서 많이 힘들고 소유욕도 많이 생기고
분노와 배신감 모멸감등등 어려감정이 교차 하지요.
여튼 그 친구의 얘기를 듣고
그 친구의 반응을 보니
지금처럼 한 껏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아닌
저 어렸을 적 연애도 떠오더라구요.
한 때 니가 가면 죽을거다, 또는 평생 기다릴거다 말도 탈도 많았던
어린아이 떼쓰는 듯한 연애. 일주일에 1번은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는 연애.
그 친구 얘기를 듣다가 저도 제 얘기를 했어요.
'헤어진지 얼마 안되었고
다른 사람의 설렘에 가버렸다고
하지만
사람이니깐 그럴 수 있다고 그래서 이해한다고'
그렇게 얘기를 하니깐
그 친구가 저보고
완전 놀라더군요.
참 사람 인연 알 수 없고 신기하기도 하더군요.ㅎㅎ
여튼
그 친구는 저의 다소 담담하고 쿨한 행동(?)에
정말 사랑하셨나봐요? 라고 반문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예?라고 되 물으니
다른 남자가 비집고 온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고
자기 같으면 도저히 못버틸 것 같다고 얘기하더라구요.(머 저는 사실 쿨한 남자도 아니고어리광도 심하고 친구들한테 사랑앎이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그렇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 친구 어깨를 많이 토닥여 줬습니다. (그 친구는 20대 후반으로 저랑 10살이나 차이 나더군요 ㅋ)
택시를 태워보내 주는 길에 제 연락처 꼭 달라고 해서
적어 주고
택시비를 드리고 자꾸 제가 토닥여서 그런지 그리고 그 친구도 힘들어서 그런지
한번 안아 달래서(?) 한번 안고 보냈습니다. ㅋ
저는 사실 안받아도 상관 없더라구요.
왜냐하면
제가 그 친구로 인해 힐링이 된 것 같았어요.
사실 저라고 왜 안 힘들었겠습니까?
시작이 힘든 관계였고
또 이렇게 끝날 것이라는 것도 어렴풋이 짐작은 했었지만
너무 빨리 끝난 아쉬움과
못다한 사랑에 슬퍼 하고 있었지요.(물론 나이가 나이인지라 슬퍼해도 제가 할일이나 목표해 온 일들은 다 합니다.학생때 저는 수업도 째고 그랬는데 어차피 졸업하면 남는게 연애가 아니고 학점뿐이더라구요.)하지만
제가 항상 생각하는 연애관은
"사람은 그럴 수 있다."
"사람 일은 모른다."
그리고
"인생은 재밌다."입니다.
어린 그 여친으로 인해 제 인생을 죽을 때 만약 다시 회고 한다면
이런 일도 있었지라며 후회보다는 추억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다른 예전 사랑들도 마찬가지구요.
비단 사랑뿐 아니라 다른 일들도요.
맥주집 한켠에서 친구와 죽을 것 같은 열병이었던 첫사랑 얘기를
웃으면서 하는 날이 오기도 하구요.
하나만 물어 볼께요
그대 인생 더 재밌게 해준 그대를 떠나가는 그 사람을 원망하거나 미워하시나요?
아니면 그리움에 사무쳐 아직도 기다리고 계시나요?
60억 인구의 모든 사랑법은 다 틀립니다.
그래서 떠나간 그 사람을 잡고 있거나 놓고 있거나 그건 여러분의 선택이구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그 친구로 인해 당신 인생은 조금 살아 볼 만 했었다는 것입니다.
어떤 이별로 슬퍼하든
그 슬픔 또한 다 그대 인생 즐거움의 또 한편 아니겠습니까?
어떤 이유로 헤어진듯 사람은 다 그럴 수 있구요.
제가 군대 있을때 여친 뺏어간 친구가
저와 어린 여친과의 이별을 위로하고 있는 이 상황을 보면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 지 알수도 없고요.
힘들어도
그 사람 때문에 당신 인생이 더욱 다이나믹 해졌다고 생각하며
잡으시든 매달리시든 아니면 잊어버시든
좋은 에너지를 받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그 친구로 인해 힐링되었던 마음이 여러분께도 전해 졌으면 좋겠네요.
그 기묘한 인연의 친구를 보내고 부터는
못다한 사랑의 씁쓸함 보다는
그 친구의 여자친구가 그 친구한테 돌아 왔으면 좋겠네요.
자꾸 마음이 쓰이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