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열정페이란 이런 건가요?

묵념.. |2015.03.27 01:09
조회 76,585 |추천 88

열정페이 문제로 회사 때려치고 한량이 돼버린 32세 흔남입니다. 맘 다잡고 열심히 일하려고 했지만 한 번 틀어지기 시작하니 그 뒤는 안 봐도 도미노더군요.


제가 있던 회사는 전자제품 제조사였고 제가 했던 일은 음.. 보도자료 작성, CS 전반, 대내외 기술지원 전반, 홍보 콘텐츠 제작 등... 음 여러가지라 좀 많네요. 그냥 돈 만지는 거 사람 만나는 거 아주 전문적인 기술문제 해결 빼곤 거의 다 제가 했다 보심 되겠습니다. 


처음 입사 할 때 토요일에 근무를 해야 한다,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쪽 업종이 아예 처음이니 일을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그냥 받아들였지요. 전임자가 대충 인수인계를 해주고 나가버려서 혼자 일을 하면서 배웠습니다. 때문에 깨지기도 엄청 깨졌습니다. 뭐 규모 작은 회사들이 다 이런 식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열심히 했습니다.


AS 센터를 만들었는데, 사람이 없으니 당분간은 나 혼자 일하라네요. 회사를 위해 내 한 몸 불살랐습니다. 이 당시엔 3~4인분 업무를 혼자서 처리했어요. 그렇게 딱 두 달 지나 죽을 것 같아서 못 하겠다 싶을즈음 인원 1명 증원되더라고요.. 꼴랑 1명...ㅋㅋ 이젠 사람 늘려줬으니 바쁘단 말 하지 말라고 할 때부터 이상함을 느꼈어야 했습니다. 노예같이 일하는 걸 당연하다는 식으로 여길 줄이야...


고객응대 하라는데 주문이 가관이었습니다. 아침이고 밤이고 휴일이고 설날이고 추석이고 끊이지 않고 응대를 해야 한다고 인터넷 댓글 워리어를 하라시네요. 난 대체 언제 쉬라는건지? 


다른 동종 업체들 찾아가서 물어보면 하나같이 "뭔 노예입니까?" 라고 할 정도로 업무 강도가 높은 편이었습니다. 위에서 간섭이 워낙 심하고 거기다 사람도 태부족이니 직원들만 죽어나갔지요. 그럼에도 사장은 우리끼리 열심히 하면 된다고 현대판 노예가 되기를 강요했습니다.


제가 정말 못 하는 것 중 하나가 아부입니다. 스스로 역함을 이기지 못 해 입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저는 독보적으로 일하자는 게 신조라.. 혓바닥 보다는 개인업무 수행능력 향상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사장은 그게 마음에 안 들었나 봅니다. 


1년이 지나 연봉협상 때가 다가오자 사장은 나에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연봉을 올려줄 것 아니냐 하네요.. 되려 못 미덥고 마음에 안드니 연봉을 까야겠다는 말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 말이 나오기까지 협상을 약속한 날로부터 장장 2달이 걸렸습니다.


다음주에 얘기하자더니 말이 없고, 기다리다 진짜 너무 초조해서 언제 다시 얘기합니까 하니 내일 얘기하자, 그리고 또 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맘에 안들면 빨리 말하고 자르던가, 내 살 길 빨리 찾게. 이것도 저것도 아닌 2달 동안 나를 어찌 해야하나 고민했다는데.. 이걸 믿으라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일을 못하고 무능해서 저런 소리를 들으면 억울하지도 않습니다. 위에 자세히 읽어보심 아시겠지만 진짜 3~4인분 업무량을 혼자서 소화했습니다. 그렇게 안하면 업무가 마비되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일하니까 제 뇌가 마비될 것 같았습니다. 신입이 들어왔다고 업무가 1/N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렇게까지 열심히 일을 했건만..


돌아오는 답변은

"열심히 일 안해서 연봉 못 올려줌 ㅋ"


부려먹을대로 부려먹고 단물 다 빨아먹으니까 이제 와서 본색을 드러냈다는 생각밖엔 안 드네요... 그래도 알고 지내다가 스카우트 되서 간건데 설마 이렇게 나올 줄이야..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 아래로 들어온 직원들이 총 3명인데, 3명 모두 사직서 낼 타이밍만 보고 있다네요. 이렇게 나가면 피곤해지는 건 사장인데, 왜 사람 알기를 이렇게 똥으로 아는지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참으로, 막막합니다.


이 나이쯤 되면 서서히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데 전 이게 뭘까요.


지칩니다..


ps - 이야기 다 쓰려면 진짜 지칠 것 같아서 간추려서 썼습니다..ㅜㅜ



추천수88
반대수0
베플11|2015.03.27 19:24
여긴 뭐 다들 회사 사장들인가?? ㅡㅡ; 글쓴이 충분히 화날만하고, 회사측이 분명 잘못한거 맞는데 왜 다 글쓴이 잘못이라고 모는지 모르겠네. 휴일없고 밤낮으로 일해도 월급도 적고, 월급도 결국 안올려주고. 글쓴이네 회사 문제있는 거맞는데? 글쓴이만 문제라면 나머지 3명도 사직서내려고 눈치보고 있었겠나. 이건 사회적으로 문제맞지. 이게 노예아님 뭔가? 일한만큼 최소한의 댓가도 못받고 일은 쉬지도 못하고 많고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