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넌 이미 한국에 도착했겠다
거의 다섯달이 지낫지 헤어진지 네가 날 잡고 난널 무시했고 그다음 내가 널 잡았을때는 니가 날무시했지 그후엔 서로 연락도안하고 어떻게 사는지도 알지못했어
내 생일이 지나고
겨울방학이 지나고
새해가 오고
난 매일 네 생각만하고 스스로 썩어들어가고
이제 네 생각해고 슬프지않을만큼 괜찮아졌을때
넌 정말 뜬금없이 전화를했어
물론 내 안부도 물어봤지만
넌 내게 날만나기전 헤어졌던, 우리가 친구였을때도 내게 곧 잘 말하고 내가 연애상담을 해준
그 전 여자친구에 대해 말했어
헤어진지 사개월만에 전화로 한다는 소리가
날 만나기전 여자 얘기였지
난 그냥 들어줬어
그리고 좋게 끊었어
그리고 다시 헤어진 다음날로 돌아갔어 그리고 그래 참 마음이 많이 상했어
넌 굳이 내게 전화해서 그런얘길 하고싶니? 그때까진 원망만했지
근데 어젯 밤에 너에게또 전화가왔지
한시간, 네 목소리를 한시간동안 들었어
그 여자, 날 만나기전 헤어졌던 그여자. 한시간 내내 그여자 얘기
일년이 넘도록 연락한번 못한 그여자 얘기
넌 네게 전화해서 그 여자 얘기를했어 난 우리가 친구였을때처럼, 괜찮을거다, 시간이 좀더 지나면
생각은 나도 슬프진않을 때가온다, 이런저런 힘이 되는 얘길해줬어.
넌 그랬지 요즘은 생각 거의 안나지만 아주가끔 날뿐이다. 오늘같을때가 아주 가끔있다.
알아 그마음 누구보다 잘알지
내가 듣고 싶은 말들을 너에게 해줬어.
어제 네얘길 들으면서는 참 내가 한심하더라
그 여자와 헤어지고 오늘 이날까지, 난 한번도 그여자와 동등하지못햇고 난 그냥 너에겐 그 사이에있는 지나가는 사람이라는게 너무 분명히 들어났으니. 우리가 사귈때도 넌 그 여자 생각뿐이었고
헤어진후에도 그 여자 생각뿐이였다는걸. 난 아무자리도 차지하지 않고 있었다는걸,
그걸 바로 어제야, 너에게 직접 들었으니. '우리' 라는 건 한번도 없었다는걸.
전화를 끊기전에 넌 물었지
우리 아직 제일 친한 친구지?
응 우린 제일 친한 친구야
맞아 우린 제일 친한 친구야.
니가 왜 내게 전화해서 그런 소리를 하는지 알아.
우리가 친구였을때, 무슨일이있거나 기분이 상하면 우린 서로에게 전화하곤 했으니. 내가 있는 여기에선 내가 마음을 털어놓을 곳은 너뿐이었다. 너도 아마
같은 마음이었던것같아.
넌 아마 들어줄사람이 다시 필요했던 거겠지.
친구가 없고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는걸 매일매일 경험했기에 그게 얼마나 외롭고 슬프고 두려운지 잘알아. 너도 같은 걸 느끼게 하고싶지는 않아.
그래서 어제 난 가슴이 찢어져도 네 얘기 들어준거야.
네가 나랑 같은 인생의 밑바닥에 있게 하고 싶지않아서. 멍청하지만 널 아직 사랑하니까.
니가 그여자 생각하는 만큼 난 네 생각하니까. 하지만 넌 그런 거 전혀 전혀 전혀 모르지.
내가 들어주는 사람이 되어줄게. 우린 제일 친한 친구니까.
어제 부터 솔직히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도 모르겠어 그냥 공허해
지금까지 고민했던 모든게 무의미해지는 순간이야
객관적으론, 논리적으론, 난 네게 화를내고 기본 예의도 없는 사람이라며 전화를 끊고 차단을 해야 맞는 거겠지.
근데 못그러겠더라.
너랑 그여자는 주연이고 나는 조연이야.
너랑 그여자는 책 한권이고 나는 그 속 부록이야.
너에게 그 여자는 머무르는 사람이고 나는 지나가는 사람이야.
내게는 네가 나의 조연이고 내 책이고 나의 머무르는 사람인데
난 항상 여기있을테니 어떤 이유로든 힘들때 전화해.
이제 너를 사랑하지 않을려고 노력할게.
너의 제일 친한 친구로 남을 수 있도록.
지나고보면 난 항상 아무에게 아무것도 아니더라.
하지만 니가 행복하길 바래.
그래 니 말대로 나중에 한번 만나자. 그때는 다 나아서 아무 마음없이 갈게,
그때 까지 잘있어. 우리의 관계는 딱 일년전으로 돌아가자.
그렇게까지 사랑받는 그 여자가 부러울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