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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망치고 정신 차렸습니다.

1분공감 |2015.04.03 09:19
조회 337,294 |추천 904


얼마 전 수능보고 졸업식을 한 학생입니다.


수능. 지치죠. 힘들죠.

짜증나고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

이젠 그런 생각이 미치도록 들 겁니다.


특히 고3은 대학생활에 대한 환상과 

마지막 학년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제일 공부를 놓게 되는 학년이기도 하죠.


아닐 것 같죠? 고3은 공부만 할 것 같죠?

겪어보세요.






공부하다가 문득문득 드는 내 화려한 대학생활과 

알바, 술집 출입 자유, 이성 친구,....

나정도 되면 서울 중상위는 가겠지하는 막연한 자신감....


공부? 네 3월 4월까진 그나마 하죠.

모의고사 보고나죠? 그 다음부터 다 풀어집니다.

 

특히 여름 되죠? 최고입니다. 더워 쪄 죽죠.

이건 저 혼자 열심히 하자고 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반에서 5명 빼고 전부다 놀자판인데

그 분위기에 안 휩쓸릴 자신 있으세요?

그 까짓거 귀 막고 하면 되지?

  







해보세요.

복도에 나와서 공부한다고 나와도

또 공부한다고 나온 애들끼리

어느새 떠들고 앉았습니다.


우리 반만 있나요?

옆 반 복도에 나와 있는 애들도 있죠.

그럼 어느새 1반애들부터 저 끝 반 애들까지

동시 다발적으로 함께 어울려 놀죠^^

 


수능 때 기본 1등급은 다 떨어진다고 보셔야 합니다.


조금씩 튼튼히 주춧돌을 세우지않고서

1,2달전부터 벼락치기한다고 될 것 같나요?


모의고사 성적 좀 올랐다고,

수능도 그렇게 나올 것 같나요?

 

천만에요. 

수능엔 재수생들, 과고, 외고생 전부 다 있습니다.











일단 수능 끝나죠.

수능 성적표 나오기 전까진 애들 날잡았다놉니다.

 

알바 알아보고, 술 마시고, 

놀러 다니고,컴퓨터 하고

학교에서도 영화나 틀어주고 단축 수업하고, 

여기저기 수험생 할인,세일 이런거 붙고.


아주 지상낙원이죠 


근데요, 수능 잘 본 사람들 아니시면 

놀아도 노는 기분이 아닌거 아실겁니다.

 








분명 지금 편해요 


그래서 웃고 있고,친구랑 놀고 있고

근데 그 마음 깊은 한 구석에 묵직한 게 

뭔가 덜어지지 않은 듯한 그 똥 싸다 만 기분아세요?

 

수능 끝나면 마냥 후련하실 것 같죠?

그렇지도 않습니다 절대

 

그냥 기분이 딱 그래요. 


시한부가 죽을 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즐겁게 노는 기분?







성적표 나오죠.

애들이 비명 지르면서 받습니다.

 

저 조용히 짐 싸서 몇 주동안 

할머니 집에 피신해 있었어요. 

아빠 얼굴 보기가 도저히 무서워서...


수능 성적표 잘 안 나오죠?

그 때부터 살얼음판 시작입니다.고문이죠


학교 입학전형 볼 때마다 

정말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마치 인터넷 홈페이지가 너의 성적표를 보라고

 채찍질하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원서 넣었죠.


그때부터 또 정시 합격발표 나기 전까지 놉니다. 

그 땐 부모님들도 뭐라 안하세요.


자기 자식들은 붙을 거라는 부모님들의

기대감?자신감?확신?이런거죠.

  

대학발표가 나면 

생각보다 예비번호 받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아실 겁니다.


예비100번 넘어갔습니다. 

대학입시는 항상 변수가생깁니다.


외면하고 싶어도 똑바로 눈 뜨고 잘 보고 

직접 발로 뛰세요.

 







어떻게든 되겠지?


그 생각하다가 제가 지금 이렇게 됐죠.

저 지금 사이좋던 아빠랑 대화도 안합니다.


서로 얼굴보면 싸우고 헐뜯고 

얼굴 마주치기도 싫은 사이가 됐죠.

 

마주치면 또 이젠 어떡할거냔 소리 

재수 해야지 뭘 어쩌겠냔 소리 나오니까요.


저도 꼴에 자존심 있어서 

바락바락 잘했다고 대들지만 

저 정말 미치기 딱 일보 직전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죽을까 그냥 그생각합니다.

저만 이런 생각 하는 거 아닙니다.








이런 일이 본인에겐 안 일어날 것 같으신가요?

저희 엄마, 아빠는 제가 수능을 망해도 

이해해주실 줄 알았습니다.

  

늘 저를 이해하셨고, 사랑하셨고.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3년동안 저에게 걸었던 막연한 기대감이 

현실 앞에 무너졌을때

부모님의 그 비참함은 저희가 감히 가늠할 수 없죠..

 

자업자득.

제가 꼭 해드리고 싶은 충고는

저처럼 공부에 대한 의지는 강하지만

내가 항상 나에게 져서

내가 한심하고 바보같다는 분들.


절대로 자신에게 채찍질 하지마세요.

그건 도리어 역효과입니다.





공부해라. 해야한다. 이것만 견디면 된다. 난 할수있다?

토하고 있는데 꾸역꾸역 음식 밀어넣는 꼴이죠.


그냥 화선지에 물 젖어가듯 천천히 공부하세요.

천천히 시작하세요.


갑자기 명언 이곳저곳 붙여놓고 

전혀 안 하던 공부계획 짜서 스파르타로 공부하고 

새벽에 공부하는 시간 늘이겠다?


절대 하지마세요.

천천히 시작해서 조금씩 가속을 높이세요.

가장 중요합니다.


갑자기 벼락 맞은 듯이 오늘과 내일이 

다른 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조그만 것을 습관으로 만드세요.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괜찮아요.


30분씩 집중하는 것, 책을 읽는 것

컴퓨터 시간을 10분씩 줄이는 것

영어지문 3개 풀어서 다 맞추기.


하루에 꼭 해내고야 말 일 하나를 적어서 실천하는 것.

  

친구들이 대학 예비받아서 똥줄 타고 있을 때

여유롭게 알바 구하러 다니고 부모님께 효도하는

당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절대 부모님들 마음 아프게 하지마세요.


지금 놀면 몇 달 후의 고통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그때의 고통은 저만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추천수904
반대수124
베플초식남|2015.04.03 18:15
왜저럴게 자기 합리화를하지? 결론은 본인의 노력 부족인건데 형편에 맞춰서 스공부하는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거에요
베플|2015.04.03 18:51
와 자기합리화 갑이다 의지만 잇다면 노는 분위기에 안휩쓸리는거 아닌가? 난 반에서 친구들 열명이랑 노는데 애들이 다 공부와는 관련없음 근데도 오히려 애들 놀땨 꿋꿋이 공부함 친규들은 이해해주고 오히려 나한테 공부자극받아서 다같이 공부하고 그러는데ㅋ
베플|2015.04.03 21:36
이거 오래된 수기인데..ㅋㅋㅋ 이분 재수공부 피터지게 해서 한국외대가심 그리고 배댓 왜 저렇게 다 부정적이야. 1년 실패한거 피눈물나지만 돌이킬 수 없고 다시 도전한다는데 그리고 고3 지내본 사람들 알잖음? 반에 저러는 사람이 태반이라는거ㅋㅋ 겉으로는 공부하는 것 같아도 은근히 놀고, 놀면서도 스트레스 받는게 고3임
찬반흐흐|2015.04.03 18:25 전체보기
정신차렸으면 여기다 글적지 마시고 공부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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