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헤어진지 500일이 다 되어가네..
어느곳에도 누구에게도 하지못했던 이야기를 여기에 써보려해.
너에게도 차마 하지못한 이야기.
내가 이별을 병적으로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것도, 널 만나서 알게됐어.
초등학생때 내 최고의 친구이자 하늘이였던 아버지를
자살이라는 허무한 이유로 하루아침에 잃은 뒤로
난 누구에게도 내 모든 믿음을 준적이 없었어.
그 상실감을 다시 겪는것이 너무 무섭고 두려웠거든.
그런데,
언제나 사랑한다고 먼저 말해주고,
잠이들면 내가 뒤척거릴때마다 내 이마에 뽀뽀를 해주고,
아르바이트 끝날때면 당연하다는듯이 가게 앞에 서서 날 기다리고있는 너를
내가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내가 어떻게 이런 남자를 옆에 두고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니.
너랑 있으면 너무 행복했어. 너가 너무 좋았어.
그래서,
혼자있을때면 너무도 우울했어.
그런 널 잃을까봐, 우리 아빠처럼 너도 날 떠날까봐.
너가 나의 모든것이 될때마다 한편으로 난 너무 괴로웠어.
미안해.
작은 다툼에도 틈만나면 헤어지자고해서 미안해.
자꾸 비뚤어진 행동을 해서 미안해.
헤어질무렵 넌 나를 지겨워했지만
사실 난 그때 널 가장 좋아하고있었어.
아무리 발버둥쳐도 이미 내겐 너밖에 없단걸 그제서야 깨달았어.
바보같지..
너가 날 좋아하지 않는다는것도 알고있었고
더이상 너의 입에서 사랑한단말이 안나오는것도 알고있었고
너가 내 모든것 하나하나를 미운눈으로 보고있다는것도,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다는것도 알고있었어.
근데 널 차마 쿨하게 놓아줄수가 없었어.
너가 없는 하루하루는 상상이 안가더라
내 모든것을 알고있는 소중한 너를 잃는것이 죽는것보다 싫더라.
그래서 그렇게 매달렸나봐.
너가 보는 앞에서 차도에 뛰어들고 자해를 하고 울고 불고 매달리고..
나도 그때 내가 무슨정신이였는지 모르겠어.
제정신이 아니였나봐, 널 잃고싶지않아서 반쯤 미쳐있었던것같아.
안그래도 질린 여자친구가 미친여자처럼 구는데
누가 정이 안떨어지겠어.
정신차려보니 너는 더이상 붙잡히지 않을정도로 먼발치에 서있더라.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인데, 정말 바보같았지 나.
너와 헤어지고 한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밤만되면 너무 불안해서 심장이 쿵쾅거리고
자꾸만 눈물이나고, 세상에 버려진 기분이 들었어.
내 모든것에 너가 스며들어있는데
내가 어떻게 순간순간 널 떠올리지 않을 수 있겠어.
널 매순간 떠올리며 매순간 후회하고, 슬퍼하고..
그렇게 세달을 지냈어.
내가 술마시는게 싫다는 너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아서
술에 의존하던 내가, 술 없이는 잠못들던 내가, 술을 많이 줄였어.
길가다 거짓말처럼 너를 만날것만 같아서
밖에 나갈때면 항상 예쁘게 꾸미고 나갔고,
혹시라도 너가 내 소식을 듣게될까봐
항상 성실하게,안정적으로 살기위해 스스로 노력했어.
그러고나니 일년이 지났더라.
너랑 헤어진지 일년째 되던날,
크리스마스날, 새해가 밝던날..
너의 연락을 기다렸는데, 욕심이였을까?
널 잃고 난 드디어 어른이 됐어
그 누구에게도 너에게 줬던만큼 사랑을 줄 수 없을것같아.
아마 그건 마지막 사랑일거야.
이제는 다른 종류의 사랑을 하며 살아가겠지.
성숙해진다는게 슬픔을 안고 산다는 이야기였구나
예전엔 미처 알지못했는데..
내 한번뿐인 철없은 사랑이
너여서 고마워.
다음달에 생일이구나, 생일 축하해.
잘 지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