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하는 사람들 모두 안녕
갑자기 내 이야기를 너무 말하고 싶어서 첨으로 여기에 글을써.
반말로 쓰는게 친구한테 하는 느낌이라 반말로 쓸게. 미안
나는 외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20대 여자야. 이제 여기에 산지 1년정도 되었어. 20대 초반은 아니고 이리저리 남들 겪는 여러 감정, 일들 겪은 사람이야. 항상 안정적으로-감정적인 면이나 실제적인 면 둘다- 잘 살아오다가 여기에 살게 되면서 18살 소녀가 할거같은 풋풋하면서 열정적인 짝사랑을 하고있어. 여기 물가가 비싸다보니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한 집에 살고있어. 총 4명이 사는데 그 중 한 친구와 뷰잉을 다닐때부터 죽이 잘 맞는다고 해야하나. 취향도 비슷한게 많고 나한텐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할때에도 이 친구랑은 편안함을 느껴서 잘 이야기 하게돼. 우린 모두 같은 학교 학생들인데 유난히 우리 둘은 서로 의지를 많이해. 한명이 우울하거나 프로젝트가 잘 안나오면 깜짝 선물처럼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을 해놓거나 좋아하는 술을 마시면서 발코니에서 수다도 떨고 위로하는 시간을 보내. 이 친구도 유일하게 나를 믿고 작업을 전부 보여주거나 조언을 구하기도 해.
하지만 우리는 너무 이상한 관계에 놓여있어.
우리를 본 친구들 대부분 우리가 사귀거나 서로 좋아한다고 생각해서 꼭 나에게 물어보곤해. 그 근거나 연인같은 스킨십-포옹이나 뽀뽀같은-이
아니라 서로에 대해 경계가 없고, 공유하는게 친구 이상으로 많아 보여서래. 우리는 분명히 친구 이상의 감정은 있으나 사귀진 않아.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만약 내가 10을 좋아하는데 저 친구가 5만 좋아하면서 나처럼 다 챙겨주고 깨워주고 하면 난 그냥 어장속의 물고기겠지. 하지만 우린 서로를 거의 똑같이 챙겨줘. 내가 여자친구들이 할만한 부분들을 챙겨주면 그 친구는 남자친구들이 할법한 부분들을 챙겨줘. 예를들어 내가 빨래같은것을 할때 마구 어질러져서 건조대에 놓여있는 그 친구의 옷들을 보면 제대로 걸어준다든지( 여긴 아무리 친해도 내꺼는 내꺼 너꺼는 너꺼 라는 인식이 강해서 자기 접시가 싱크대 아랫쪽에 있고 다른 친구들것이 위에 쌓여있어도 자기것만 설거지 하는 정도) 설거지를 대신 해준다든지 해. 그 친구는 어디를 가면 따로 일 보다가도 나 집에 갈때 꼭 같이가고(늦은 밤에) 우리가 다른 친구들과 어딜 놀러갔을때(캠핑) 먹을거부터 잠자리까지 내 취향을 아니까 다 챙겨주고. 내가 손발이 유난히 차서 양말을 더 챙겨준다든지 밤새 손을 따뜻하게 잡아준다던지.(캠핑여행이다 보니 다를 각자 슬리핑백 놓고 쪼르르 누워있어서 옆자리에서 잤어. 또 새벽에 내가 동물소리나 바람 소리때문에 놀래서 깨면 기척을 느끼고 머리나 어깨를 쓰다듬어 주고. 밤새 손을 잡아줬어. 또 집에서는 유난히 더 챙겨줄때가 있는데 우리는 문을 닫긴해도 잘 잠그진 않아. 다 같이 공부하는 사이라 더 믿는게 있나봐. 여튼 다들 새벽까지 작업하다가 그대로 잠드는 경우가 있는데 얘는 꼭 내방을 확인해. 자기가 잠들기 전에.(가장 늦게 자는 친구야 항상) 불은 끄고 잠들었나, 랩탑은 책상에
잘 놔두었는지, 이불은 잘 덮었는지. 우리가 올해
마지막날 친구들을 불러서 우리집에서 간단한 파티를 했는데 친구들은 더 논다며 나가고 우리 하우스메이트 4명만 남아서 영화를 봤어. 새해기념
무서운 영화를 봤어ㅋㅋ 우리
영화 공급책인 남사친 룸메가 공포영화 광이랔ㅋㅋ 여튼 그러다 나랑 여자인 친구가 잠이 들었어. 이 얘기는 다른 남자인 친구한테 들은건데 이 친구랑 내가 좋아하는 친구는 결말까지 다 보고 체스도 한판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했대. 근데
우리가 그냥 쇼파에 잠들어있으니까 어떻게 해야할까 이야기를 했는데(우리중에 쇼파에서 잠든 사람이 없었었어ㅋㅋ새로운 퀘스트였어 우리집의) 다른 남자 룸메이트가 그냥 여기 눞혀서 재우자고. 이불이랑 베개 가져다주면 된다고 그랬대. 근데
우리집 거실쪽 창문이 길가쪽이 아니라 뒷마당으로 나있어서 되게 캄캄해서 내가 되게 무서워해 집 불을 다 껐을때. 내가 전에 난 아무리 술에
취해도 여기서 못잔다고 무서워서. 새벽에
깨면 기겁해서 소리지를거라고 우스갯 소리로 말했었거든. 그땐 겁쟁이라고 놀리더니 그걸 기억했나봐. 혼잣말로 얘 여기서 못자는데 이러더래. 그래서 남자인 룸메가 각자 방에 데려다주자고 그랬대. 다른 여자인 친구를 먼저 방으로 옮겼는데(짝남과 다른 남자룸메 방이 각각1층, 나랑 여사친이 2층) 이친구는 둘이 같이 옮기고 나한테 왔는데 짝남이 자기가 뒷정리좀 하고 얘 옮기겠다고 너는 가서 자라고 박박 우기더래. 이 친구는 얘가 왜이러지 하고 자기도 피곤하니까 그냥 올라가서 잤대. 그리고 내가 여사친에 비해 키도 몸집도 훨씬 작아서(여사친은 거의 180의 모델같은 친구! 되게 아름다운 친구야) 혼자서 부축할 수 있겠지 했대. 근데 이 당시에 이 친구가 우리 사이를 의심하던 때라 훔쳐봤대 얘가 어떻게 하는지 ㅋㅋ 나중에 놀리려고 ㅋㅋ 좀 특이한애야. 여튼 지켜보니 우리가 사용한 잔들이랑 접시도 치우고 한 십분을 왔다 갔다하다가 내 옆에 앉더래. 그러더니 양말도 벗겨주고(발은 찬데 양말신는거 너무 싫어해. 그래서 차가운가) 머리도 쓱쓱
정리해주면서 뭐라고 혼잣말 하더래. 그리고 날 깨워서 데려가는게 아니라 안아서 2층으로 올라가더래. 그리고 소리로 추측해보건데 내방이 아니라
자기방으로 데려가더래. 내방은 문이 되게 삐걱거리고 닫힐때 소리가 턱하고 나는데 짝남방은 그냥 톡하고 닫히는 소리만 나거든. 그래서 어? 자기방으로 데려갔네? 나쁜놈은 아니니까 냅두자 하고 자기는 잠들었대. 여기부턴 짝남이 말해준건데 전에
내가 한번 학교파티서 술이 취해서 집에 왔을때 혼자있는거 너무 싫다고 무섭다고 막 땡깡을
피더래.(원래 술 잘 안마셔! 일년에 손에 꼽을정도? 내 생일이나 크리스마스같은날 친구들과 한두잔ㅋㅋ 되게 못마셔서) 그리고 찌질이같이 겁이 되게
많은데 깜깜한거랑 무서운 영화, 귀신같은거.. 무서워하거든ㅋㅋ 그리고 내가 술마시면 새벽에 꼭 깨는걸 알아서 그리고 공포영화까지 봤으니 새벽에
깨면 혼자 기겁할까봐 자기 방으로 데려왔대. 근데
그날 우리가 기분낸다고 되게 양복이랑 드레스를 차려 입었었거든ㅋ 예쁜데 불편하니까 갈아입혀야겠다고 생각해서 주섬주섬 드레스 벗기고, 다행이 속원피스? 슬립을 입고 있어서 그냥 속옷바람은 아니었어! 추우니까 자기 니트하나 입혀주고 양말도 신겨주려고 했으나 술이 취했어도 거부하는 발가락들 때문에 포기하고(이 발가락가지고 오랫동안
놀림.. 주체적이라고ㅋㅋㅋ) 자기도 옷을 갈아입고 옆에 누웠대. 근데 내가 웅크리고 꼭 베개를 안고자는데 오늘은 대신 자기 안고자라고 내옆에 누웠대. 그러다가 내가 새벽에 깨고 여긴어디인가 내옆의 얜 누구인가 이 생각으로 어리둥절하니까 얘도 깨더라. 사실 잠 안자고 나 언제깰까 싶어서, 당황할까봐 말해주려고 음악듣고 있었대:) 음악 끄더니 우선 옷 갈아입힌거 너무 미안하다고 불편할까봐
그랬다고 그리고 너가 계속 아끼는거라 그래서
입고자면 망가질까봐 갈아입혔다고 그러더라. 근데
서로 좋아하는 입장이고 감정에 마구 서툰 나이도 아니라 난 침착한 척을 하며 고맙다고 껴안아줬어. 그리고 나도 잠이 깨버려서 도란도란 얘기히다가
잠이 들었어. 아침에 눈을 뜨니까 얘가 먼저 깨서
머리를 만져주며 쳐다보고 있더라. 자기옷 입은거 예쁘다고 너 그 옷 잠옷으로 쓰라고 그러더라.(영화 레파토리 같지만 진짜였어) 그리고 더 누워있으라고 하더니 커피랑 뮤슬리를 준비해왔어. 한참 이것저것 이야기 하다가 해피 뉴이어 하고 난 내방으로 왔어. 그 이후로 사귀는듯 하다가 아닌게 되면서, 학교가 너무 바빠서 잘 보지도 못하고.. 코스가
달라서 그리고 오해가 하나 생겨서 그냥저냥 친구처럼 지냈어. 반년을 그래서 난 거의 포기를
하고 친구들이 다른사람 소개시켜주겠다며 만나보라고해서 새로운 사람도 알겸 그 사람을 만나게 되었어. 이 당시에는 얘가 전혀 친구 이상의
뉘앙스를 풍기지도 않았고 나도 얘를 더이상
안좋아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데이트를 시작한사람이 되게 날 자상하게 잘 챙겨주고 많이 좋아해줘서 복받았다 생각하고 만나봐야지 하는데도 자꾸 짝남이 신경쓰이더라. 그래서 당장은 새로운 사람을 못만나겠다 싶어서 친구처럼 잘 지내자고 준비가 안된것 같다고 상처아닌 상처를 주고 새로운분과는 친구처럼 지냈어. 근데 내가 이 분과 보기 시작하고나서 이 친구가 되게 냉랭했어 한동안. 그리고 얘한테 계속 추파를던지던 애랑 데이트도 하고 그러더라. 싫다고 그랬는데. 아무한테나 다 들이댄다고. 난 얘가 너무 맘에 걸려서 몇번 보다가 말았는데 한두달 꽤 친하게 지내더라 그 여자애랑. 그러면서 아무렇지 않게 전처럼 같이 요리하고 작업 얘기하고. 그러다가 얼마전에 캠핑갔던 멤버들하고 1박 2일로 여행을 갔어. 가서 모닥불 피워놓고 다같이 놀다가 끼리끼리 흩어져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근데 갑자기 얘가 슬쩍 오더니 같이좀 걷자고하더라. 내가 좋아하는 맥주 몇병을 챙기고. 좀 걷다가 벤치에 앉아서 어색하게 한병씩 마시고 두번째 병을 마실때 입을 열더라. 내가 그 사람과 데이트하는게 너무 질투가나서 참을수가 없어서 어린 마음에 질투랍시고 자기도 데이트를 했다고. 그 친구한텐 정말 미안한데 바보같이 그랬다고. 근데
너한테 그사람 만나지 말라고 할 권리가 없다고 그래서 아무말 못했다고 말하면서 울더라. 나도 확 눈물이 나서 울면서 계속 그런마음이었으면 왜 그렇게 냉랭하게 대했냐고 하니까 나는 더 좋은사람 만날 수 있을것 같았다고. 학교 친구한명이 술김에
내가 더 아깝다고 이런식으로 몇번을 말하니까 이게 장난이 아닌가 싶어서 자기도 모르게 미안해지고 그래서 포기하게 됐다고. 용기가 없어서 미안했다고 하더라구. 근데 내가 막 잘난사람도 아닌데 왜 그런지 모르겠어. 그 뒤로 다시 우리가 사는곳으로 돌아와서 몇번 짝남방에서 영화도 보고 그랬어. 같이 늦게까지 이야기도 하고. 근데 서로 다른 사람들과 데이트를 했다보니 어색해 진것도 있고 우리가 사귀었다가 괜히 이 집 분위기 망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고있어. 근데 여전히 전처럼 같이
작업도 하고 많은것을 함께해. 그리고 다른 새로운 이성과 그냥 친구처럼 지낼라고 해도 신경쓰이고 그래. 하지만 우린 여전히 서로 보면 껴안고싶고 같이 잠들고싶고 그래.
사실 장문의 글을 주절주절 쓰고있지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바를 잘 모르겠어. 사귀자곤 안하지만 서로 다른이성 만나는 거는 싫어하고. 난 이제
일년뒤면 이 나라를 떠나야 하는데 그것도 걱정이고 이 친군 유럽권 사람이라 상관은 없지만
일년동안 부모님 회사서 경험을 쌓으러 돌아가야 하고.
우린 어떻게 해야할까? 끝이 정해져 있으니까.
걱정없던 우리 사이가 그립기도하고 지금의 우리가 슬퍼서 끄적여봤어. 홀홀단신으로 있다보니 친구랑 카페에서 수다 떠는 것 처럼 이야기 하고싶었나봐.
너무 길어서 귀찮으면 안읽어도 괜찮아. 그냥
누군가를 힘들게 좋아하는 샤람이 나뿐이 아니란걸 알고 싶었나봐.
읽어줘서 고마워 두서없는 글이지만.
모두 좋아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행복하길 바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