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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된아기..

ㅇㅇㅇ |2015.04.19 13:06
조회 8,163 |추천 24

작년 10월..생리가 없어 일하다말고 테스트 해봤습니다.
두줄..기쁘기도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땐 결혼전이었거든요..2004년에 만나 11년됬네요
남친에게 임신했다고 무섭다고 울면서 전화하니
뛸듯이 기뻐하며 매일매일 싱글벙글.그냥 저절로 웃음이 나온데요..그모습에 저도 같이 웃게되고..
같이 산부인과가서 아기 커가는모습보며 미래를 계획했구요..
16주 성별검사때 의사선생님이 엄마닮았다고 해서 정말 남편과 하루종일 설레이며 이름도 생각해보고..

근데 제 직업이 제빵이라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무거운것도 많이 들고 나릅니다.그래서 동료들과 상사에게 임신한거알자마자 얘기하고 양해를구해 그나마 편하게 일했죠..그래도 임신초에 피를흘려 유산위험이 있다고해서 열흘동안 쉰적도 있구요.

근데 제가 너무 무뎠나봐요..너무 둔했죠..
임신4개월 접어들면서 계속 소변이 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임신하면 요실금이 생길수도 있다고 해서 그러려니 했죠..빵집은 크리스마스이브가 피크잖아요? 다른사람들한테 폐끼치기 싫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쉬지않고 일했습니다..소변새는느낌은 그때부터였구요..

20주때 정기검진받으러 병원에갔습니다.
그날은 엄마도 같이 첨으로 간 날이었어요
복부초음파로 검사하고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데 청천벽력이 이런거구나 싶었어요..양수가 하나도 없대요..여기선 양수주입술을 할수없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라더군요..

대학병원가서 의사선생님 만나서 입원결정하고 잠깐 대기실에서 엄마..제생각해서 그런거 알지만 너무 모질게 포기하라 하시더군요..병원로비에서 울고불고 하며 양수주입술 받을꺼라고 왜 해보지도않고 그런말 하냐며 울엄마 엄청 원망했네요..

그날 바로 양수주입술 시술 했습니다. 복부초음파하면서 모니터 보며 자궁에 식염수 주입하는걸 보는데 우리 아기
차가웠는지 바둥바둥거리는게 보였어요..그게 마지막 몸부림이었나봐요..양수주입하고 10분정도 지났는데 아래로 다 새더군요..어떻게든 막아보려고 힘주고 다리오므리고 참아봐도..정말 그냥 콸콸 쏟아지더라구요..

의사선생님께서 양막이 찢어졌다며 아기가 살수있는확률이 얼마없다고..전 그래도 기다리겠다 했습니다..기적이 일어날꺼라고 믿으면서요..아침저녁으로 심장뛰는소리 듣는데 양수가 하나도 없어도 우리아기가 버티는구나 하는 생각에 더 힘을 냈죠..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않았어요..일주일후 다시 초음파검사했는데 여전히 양수는 없다고하더군요..
지푸라기잡는 심정으로 선생님께 여쭤봤어요. 조금만 더 버텨서 24주에 낳아 인큐베이터로 키우면 안되겠냐고..
선생님이 고개를 가로저으시네요..

결국 유도분만으로 우리 아기..포기하겠다 했습니다..
유도분만하는 약..숨도 못쉴정도로 울며 간신히 삼켰습니다.
12시간을 기다렸지만 우리아기 아직 나오기 싫었나봐요..
저희 엄마랑 남편 잠깐 나간사이 배 쓰다듬으며 자장가 불러줬어요..

약 더 넣고..얼마지나지않아 진통이 오고 3시간후에 나올것같아 남편이 간호사 부르러 간 사이 그냥 진통실 침대위에서 낳았네요..분만실로가서 후처리하고 아기 보여달라고 울었지만 수간호사님이 말리시네요..아기가 멍이 많이들었다고..

이틀 후 퇴원해서 엄마집에서 몸조리하고 아기 화장하는 날이 왔어요..연화장에서 남편만나기로 하고 남편은 병원에서 아기 데리고 왔어요..병원에서 신경써주셨더라구요.
엄마랑 남편 뿌리치고 벌벌떨며 차에 가봤어요..아주 작은 관에 꽃 한송이 놓여있었어요..끌어안고 펑펑 울었죠..
아기 관이 불길속으로 들어갈때 가슴치며 주저앉아 통곡했어요..미안하다..미안하다..

화장 후 아기 흔적은 딱 한주먹이더라구요..한지에 싸서 손수건에 고이접어 품에 꼭 안고 시어머니 뿌린 바닷가에 가서
우리아기 잘 보살펴달라 빌며 뿌렸네요..

예정일은 6월 4일이었어요..
3개월이 지난 지금은 누구앞에서도 힘든내색 안하려하고 티안내려 했는데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우울해지고 죽고싶은 생각 뿐이네요..저와 같은일 겪으신분들..어떻게 이겨내셨나요..? 너무 힘드네요..
일은 진작에 그만뒀네요..다 회사탓인것만 같고 원망스러워서..

두서없이 긴 얘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4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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