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담에 앞서 일단 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남중남고 나와서 17년동안 솔로인 평범한 고딩입니다.
(어차피 제 마음 속에 짱박혀 있던 일이니까 걍 말 놓을게요^^ 안그럼 너무 슬퍼질거 같아서;;)
그니까 내가 중3때 일이야. 그때 내가 고백했다 차였거든? 뭐 누가 보면 숱한 고백과 거절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ㅠㅠ 어쨌든 나한테는 그게 첫 고백이었고 첫 사랑이었으니까...
걔를 처음 만난 건(이제부터 A라고 부를게) 2006년, 그니까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였어. 초등학교 올라와서 키번호로 애들을 세워놓는 거야. 처음 보는 아이들에 어색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할 때였지. 그 때 같은 키번호 8번에 A가 있었어. 그래서 운명적으로 학기 시작하자마자 짝이 되었지. 나는 인생에서 처음 친구를 사귀었고 곧 걔를 좋아하게 되었어(아직 사랑이란 개념은 몰랐으니까;;). 근데 초2때 또 똑같이 같은 반이 되었지 뭐야 ㅋㅋㅋ(솔까 사람 운명이란...ㅋㅋ) 그 때 자리 바꾸는 방식은 여자애들이 먼저 앉고 남자애들이 그 옆에 가서 아무 자리나 앉게 했어. 나는 항상 A옆에만 앉고 싶어서 누가 그 옆에 앉을까봐 초조했지. 어쨌든 나는 일부러 9번이나 그 옆에 가서 앉았어 ㅋㅋ 나도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때 눈치는 챘을라나 모르겠네 ㅋㅋㅋ
하여튼 초3때는 다른 반이 되었고 초4때는 집안 사정으로 내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어. 이사를 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나는 엄마를 붙들고 울고불고 생난리를 피웠어. 차마 A 때문에 이사를 가기 싫다는 소리는 못하고 그냥 새로운 도시로 가는 곳이 두렵다고만 했지 ㅠㅠ 하지만 내가 이사를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결국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고 A와는 연락이 끊겼지. 하지만 나는 다른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서도 A를 잊지 못했어. 초등학교 5학년 때 고백이 들어와도 A 생각에 걍 차버리고 별로 미련갖지 않았어. (물론 지금 생갹하면 조카 후회된다는게 함정 ㅋㅋㅋ) 그렇게 중딩이 되고 나는 운없게도 남중에 들어갔지. 뭐 중딩때는 별다른 일은 없었고 단지 A를 차츰 잊어갈 뿐이었어.
하지만 중3때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일이 일어났어. 수련회가서 조카 할짓없어서 페북을 시작한게 발단이 되었어. 걍 처음 시작했으니까 친추 막 들어오고 나도 아는애들 친추 막 걸때 순간 걔 이름이 딱 보인거야 ㅋㅋㅋ 나는 그때 갑자기 얼굴 빨개지고 어쩔 줄을 몰랐어. 어쨌든 나는 친구추가를 누름과 동시에 A가 맞는지 확인작업(?)에 들어갔지ㅋㅋㅋ 근데 아니다다를까 사진을 보고 나는 A가 맞다고 확신했어. 나는 그때부터 핸드폰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어. 혹시나 날 못알아보면 어쩔까 아니면 알아도 그냥 날 무시하면 어쩔까 이런 생각에 공부에 전혀 집중할수가 없었지. 그렇게 4시간 정도가 흐르고 알림이 왔어. 'A님과 친구가 되었습니다' 나는 한바탕 난리를 피웠어. 와아아~ 와아아~ 그것만 해도 얼마나 기쁘던지ㅋㅋㅋㅋ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A에게 페메를 보냈어. 나 기억나냐고. 답장 왈, 기억난다는거야ㅋㅋㅋ 나는 겨우 흥분을 가라앉히고 계속 이야기를 이어갔지. 뭐 잘 지냈냐는둥 해서 이야기는 꽤나 오래 지속되었고 나는 곧 다시 A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어.
잠깐 얘기를 좀 돌릴게^^ 그 즈음에 나는 페북에서 똑같이 초1때 같은반이었던 어떤 아이(남자)와도 친구가 되었어(이제부터 얘는 B라고 부를게^^). 프로필을 보니까 이미 얘는 A와 친구가 되어있더라. 그리고 자세히 보니 학교도 A와 같은 XX외고! 그래도 내 상황을 말해줄 수 있는 친구가 생겨서 좋았어.
그러던 어느날, B에게서 나에게 연락이 왔어. 내가 걍 심심해서 사랑땜에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고 페북에 글을 올렸거든? 근데 그걸보고 B가 눈치를 챈거야. 뭐 어차피 얘한테 말하려고 했으니까 차라리 자연스럽게 정보를 흘리고 잘됐다 싶었지. 나는 A를 좋아한다는 문제(?)로 B와 몇시간동안 페메를 주고받았어. 그러는 동안 나는 나에게서 A에 대한 확고한 사랑이 있다는걸 깨닫고 고백을 결심했지. 그게 12월 16일, 즉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이었어.
드디어 12월 18일, 나는 페메로 A에게 널 10년동안 좋아했다고, 나랑 사귀어 달라고 고백문자를 보냈어. 그 즈음에는 난 거의 미쳐 있었어. 설렘(?)에 32시간동안 잠을 못잔 상태였지. 페메를 보내고 난 먹지도, 공부도, 아무것도 못했어. 그저 폐인처럼 다리나 달달 떨고 있었지. 그때 가족여행 중이었거든? 그래서 차타고 이동하는 동안 페메도 확인 못하고 2시간을 보냈어. 근데 궁금해서 정말 미치겠는거야. 그래서 난 B에게 문자를 보냈어(아직 A의 전화번호도 없었으니까 글구 참고로 내폰 2Gㅠㅠ). B보러 A를 슬쩍 떠보라고 부탁했지. 그랬더니 하는 말이 잘 모르겠다는거야. 아직 확실한 대답을 안한다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컴퓨터를 키고 페메부터 확인했어. 그때 뜬 메세지 알림 1개!! 잔뜩 긴장해서는 열어보았지. 근데 많이 당황했다는 내용밖에 없는거야ㅠㅠ 조금은 실망했지만 시간을 주면 고백을 받아줄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문자로 답해달라고만 했지(솔직히 그렇게 걔 번호 따려는 마음도 있었고ㅋㅋ).
그러고 나서 학원을 갔는데 수업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올리가 있나. 내 신경은 온통 문자에만 집중되어 있었어. 괜히 B한테만 내 답답한 속내를 말해줄 뿐이었지. 벌써 그때는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그런 식이었어. 지칠대로 지친게지.
10시에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왔어. 학원 잘 갔다 왔냐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난 내 방에 처박혀서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어. 그때 문자 한 건이 도착했어. B이겠거니 하고 열어 보았는데 맙소사, A가 보낸거였지 뭐야. 순간 눈앞이 흐려졌어. 그리고 대충의 내용을 훑어보았지. ^^기호보다는 ㅠㅠ 기호가 더 많더라. 나는 직감했어. 내용을 읽지 않고서도 나는 느꼈지. 그리고는 메세지를 한참 들여다 보았어. 남친....미안.....사랑......다음......그냥 친구......뭐 대충 이런 내용이더라고.... 난 그대로 쓰러졌어. 이 세상에 기댈 데는 내 베개뿐이거니 하고는 얼굴을 묻었지. 곧 베개는 내 눈물과 코피로 물범벅 피범벅이 되었어.
한참을 울다가 B에게 문자를 보내 봤어. 차였다고.... 한 두시간 있다가 답장이 오더라. '진짜??ㅋㅋㅋㅋㅋㅋ' 그나마도 그 답장이 나한테 보내는 마지막 답장이었어. 위로는 커녕 배신감에 나는 더욱 슬픔에 잠겼어. 그래, 슬프더라. 태어나서 처음으로 실연의 고통을 느끼고 그와 동시에 배신의 고통까지 함께 느껴 보았어. 나는 그 이후로 정확히 188시간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어. 그 전까지 합해 보면 220시간동안 한숨도 안잔 셈이지. 자려고 해도 눈을 감는 순간 걔 얼굴이 눈앞에 보이고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더라. 계속 눈을 감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어느새 베개는 내 눈물로 가득 젖더라. 그 기간 동안은 먹지도 못했어. 먹다가 걔 생각만 나면 이내 토해버리곤 했지. 점점 다크서클은 내려오고, 마침내는 일어서다가도 쓰러질 정도로 기운이 빠졌어. 차인지 8일 후, 학원에 가려고 집을 나서던 나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대로 쓰러졌어. 220시간만에 처음 맛보는 잠(?)이었지. 그 이후에는 이렇게 살면 진짜 쇼크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의사 말을 듣고 먹고 자는건 했어. 하지만 가끔씩 A생각에 몸이 떨리며 눈물이 흘러내리는건 어쩔 수 없었지.
나는 어떻게든 A와 연락하고 살 방법을 갈구했어. 차였을 때 나는 답장으로 애써 태연한 척을 했고 그때 온 A의 답장 '그래 계속 연락하며 지내자~~^^'을 유일한 삶의 희망으로 삼아 설날에 용기를 냈어. '2015년 잘보내라^^' 간단한 문구였지만 내 온 영혼을 담아서(?) 보낸 문자였지.
한달이 지나가고, 두달이 갔어. 다행히도 그때까지 나는 A와 연락을 계속 하고 있었지. 2015년 3월 28일, 그때부터 사귀었다면 100일이 되는 날이었어. 그때 난 결심했어. A를 내 마음속에서 놓아주기로. 이젠 그만 고통받기로.
하지만 또다시 그로부터 2달이 지난 지금, A생각이 아예 안나는건 아니야. 나는 언제든지 A를 받아들일 생각이 있고, 아직도 A를 사랑하지. 몇년이 지나면 너도, 나도 서로의 기억에서 잊혀질거야. 하지만 널 향한 내 마음은 변치 않는다는걸 이 글로나마 남기고 싶다.
네, 이상 제 고백이야기에요ㅠㅠ 다소 평범하고 숱한 고백이었지만 님들에게 말하고자 하는것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너무 조급하지 마세요. 저도 제가 한심한거 압니다. 번호도 안따고 얼굴도 7년 이상 안봤는데 고백을 하다뇨ㅠㅠ 조급하면 후회합니다. 빨리 온 사랑은 빨리 가버린다는 말도 있잖아요. 그거 사실이에요 ㅠㅠ 그리고 둘째, 문자고백은 진짜 아닙니다. 얼굴 보고 하세요. 아마 이건 진정성 문제인듯 싶습니다. 암튼 제 썰을 봐 주신 님들께 감사드리고요, 저는 비록 실패했지만 님들은 이런 가슴아픈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