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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정리 |2015.05.08 09:15
조회 630 |추천 0


정말 너에겐 얼마 안되는 시간일지 몰라도 나에게
너무 길었던 5개월가량의 연애가 끝났다.
그리고 그 끝난 시점으로 부터 벌써 한달도 더 지나가고 있다.

아직도 너를 처음 인지한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분명 몇번은 마주치고 인사했겠지만 너를 인지하게 된 그 순간을.
13년의 학교 통합 공연하는 공연장에서 무대 준비하는 친구에게 인사 할 때
내 옆에서 나를 툭툭 치고 누구지 하며 보는 나에게
공연장의 푸른 빛 조명에 물들어서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던 네 모습이 여전히 선명하다.

 

13년도 부터 알았으니 14년 10월이 되기까지 난 거의 1년 반 가량을
널 만나기 위해 준비 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중간중간 어떻게 연결하고 인사해야 될지 모르고 망설이던 사이에
학교안에서의 사람들의 관계들이 어느정도의 고착화가 된 이후의 시점이라
더욱이 너에게 말걸기 어려웠고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에
다른 사람들을 찾아보고 소개도 받아보고 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너를 만나기 위해 1년가량을 소비한 것은
네 주변 나를 아는, 너를 아는 동기들에게 물어보면 틀림없이
그들은 그 1 년 에 대해 충분히 증명 해 주는 얘기들을 할 것이다.

너는 이게 거짓말이라고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했지만
분명한 사실이라고 난 다시 얘기해 주고 싶다.


다행스럽게도 학교가 학교인지라
어떤 공연이나 무대를 필수적으로 준비해야하는 수업이 있기에
그 수업들을 통해 연락처 조차 모르고
이름만 아는 너를 어떻게든 내가 좋아하는 티 안내고
세션으로 너를 섭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를 했는지 너는 모를 것이다.

 

참 다행스러운것은 내가 학교안에서의
평판이나 인성적으로 꼰대같은 존재가 아니었기에
두루두루 친해질수 있었고 그들은 충분히
네 연락처 뿐만 아니라 너와 친했기에
몇번의 합주를 같이 하게 되었다.
그를 통해서 자연히 네 연락처를 나는 가질 수 있었고
참 행복했었다.

 

 

하지만 그 공연관련 수업들을 제외하고서
연락을 딱히 할수 있는 접점이 분명히 너와 내 사이엔 없었다.
어떠한 뒷풀이 자리도 없었고 친해질수 있는 기회가 절묘하게 없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13년도 졸업을 하는 순간에도 이렇다 할 관계는 없었고
그저 성격좋고 사람들에게 잘하고 사랑받을 줄 알던 너 이기에
몇번 마주칠때마다 장난스럽게 놀리고 하는
그 모습만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던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나는 14년도를 세상에 나와 수 많은 일들을 하기 시작했고
어느정도 20살부터 24살까지의 망가져있던 내 자존감의 회복을 하는데 성공했다.
그 시점이 그 14년도의 9월까지의 내 회복의 기간이었으리라 확신한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을 믿고 알게 되어,
그를 통해 내 자존감은 거의 일생일대 최고를 찍었던 순간임도 확신한다.

 

 

그리고 10월 5일 14년의 10월 5일을 아직도 나는 기억한다.
그 날은 더웠고 교회가 끝난뒤에 낙동강 오리알 마냥 혼자 남겨져서
동네 근처의 카페에 배회하려던 찰나,

그 순간 너가 떠올랐다.


분명 너와 내 동네는 그렇게 멀지 않고 가까웠던 곳이 라는것을 어느정도
귓 동냥으로 알았으며, 내 최고의 자존감을 갖고 있던 순간이라
그냥 갑자기, 정말 갑자기 너에게 연락하게 되어서
그 날 우린 처음으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졌다.

 

친구가 초코케이크를 먹는 꿈을 꿨는데
날 약올리고 결국 초코 케이크를 먹지 못했다며
오늘은 꼭 초코 케이크를 먹어야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난 택시를 타고 어떤 중간지점에서
너를 분명히 태웠고 그날 너가 입은
의상도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

 

분명히 어색할수 있는 만남이었지만 수완 좋은 너는 어색함을 깨주었고
초코케이크를 찾아서 온 카페를 돌아다녔던것도 기억하고 있다.

결정적으로는
너는 그 날 남자친구를 사귈까 말까 어떤 썸타는 남자에 대해 고민 하고 있었으며
난 너무 그게 싫었었고 사귀지 말라고 했었다.


왜냐면 너의 모습은 내가 생각한 그 모습이었고
분명히 내가 상상한 이런여자 일거야 라는 그 형태 그대로 였기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난 그 순간 너에게 다시 반했던것 같다
 

 

물론, 제대로 만나는 첫 자리에서 너에게
어떤 만남을 가로막는 내 액션을 보고 있자니
나도 분명히 황당하고 내가 이런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을 분명히 했던것도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너에게 처음으로 1년 반가량의 시간을 뚫고
내 속마음을 얘기하기 보단
티를 냈다고 할 정도의 액션을 취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그 만큼 내가 하지 않을 짓을 할 만큼 난 그 날 너에게 다시 반했다.

그리고 우리는 차가 끊길때까지 있었고
그 날 오는 비 때문에라는 핑계를 대면서 택시를 타고
너를 집 앞 까지 바래다 줬다.

 


그 날 계단을 올라가는 네 모습을 창밖으로 한참을 응시했고
그저, 다른 이와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길 바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시작했고
나는 너와의 관계를 놓지 않기 위해 좋은 구색을 찾고 있었고
그것은 연말 학교 공연이 되었다.

 

그나마 내가 능력이 조금 있었기에
너에게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었고
같이 선곡을 하기도 했으며
합주를 도와주는 역할을 내 스스로 자처했다.

그게 아니면 이 시간이 너무 아쉬울것 같고
너란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내 스스로가 너무 병신같아 보일 것 같았다.

 

 

이 너무 좋은 구색 덕분이었을까.
5일 이후로 우린 거의 주에 한번은 항상 보게 되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자주 밤에 통화를 하게 되었고 카톡이든 어떤 연락이든
부쩍 늘어난것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너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이
끔찍히 싫어서 혼자 우울에 휩쌓여 나 자신을 내 팽겨쳐버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하소연 아닌 고민상담을 끊임없이 하기도 했다.
분명하게도 지쳐가고 있었다.


공연 오디션이 가까워지는 어떤 날
너와 내가 다른 합주로 같은 합주실에 모인날이 있었는데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그 날, 나는 네게 다른 합주를 도와줘야하는데
기다려 줄수 있겠느냐 같이 집에가자
라고 했을 때 너가 먼저 갔던 날이 분명히 있었다.

 

그 날은 내게 어떤 절망스러웠고 이것은 더 이상 유지해봤자 힘들것이다. 라는
생각을 처음하게 했던 날임이었음을 너는 알고 있을까.
그 순간 나는 너에게 온몸으로 좋아한다는 표현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었고
그 표현이 묵살되고 무시된것이라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너가 남자친구가 있었기에 선을 긋는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분명히도 했다.

 

그 날의 그 우울함을 안고 집으로 가는 길에 동네 친구를 만나서
같이 시간이나 때우자고 함께 있는 찰나, 대략 새벽 1시쯤 너에게서 연락이 왔다.

술먹자고, 나 있는곳으로 오라고.

 

나에게 그 순간은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고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만난지 30분도 채 안되서 택시를 타고 너가 있는곳으로 갔다.
물론 그 짧은 기간동안 몇번이나 우린 동네에서 술을 먹은적이 있었지만
그 날은 나에게 너무 달랐다.

 

 

밤과 음악사이 앞, 널 기다릴 때
저 골목 어귀로 너는 친구들과 나타났고, 친구들과 같이 술자리를 할 줄 알았지만
그 친구들을 보내는 너를 봤고 친구들 보내는 거냐는 내 물음에
그럼 같이 먹을까요? 라는 너의 대답
그리고 빠르게 나는 아니라고 했던 대화가 지금도 떠오른다.

 

그리고 그 날 너는 늘 그랬듯이 또 취했다.

지금 만나는 남자친구는 왜 이렇게 어린걸까.
나와 동갑인데 왜 그사람은 이렇지 못할까, 라는 어떤 비교하는 듯한 너의 말들을
들으면서 어떤 신호라고 생각했지만 아무 액션도 할수 없었다.
그렇게 난 다른 날과 똑같이 널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하지만 항상 술을 먹으면 집 앞 편의점에서
잔뜩 취해서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는 너가 있고
밤의 날씨는 10월의 중순. 분명히 추웠기에,
내가 너를 안고 있던 모습도 분명히 많았다.

 

하지만 항상 너는 그 다음날 어제가 기억이 안난다는 얘기뿐이었다.

그럴때 마다 한숨을 내쉴수밖에 없었고, 그래 다음이 있지.
라는 마음으로 그 기간을 버텨내었다.


편의점 앞의 만취한 너, 너를 데리고 있는 나.
누가봐도 연인의 모습이었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 일들이 반복될수록 난 힘들었고 으스러져갔다.

 

너의 마음도 몰랐으며,
이럴거면 차라리 헤어지고 나랑 만나면 안되나?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다.

매번 술을 먹을 때면 너는 취해 잠들어 있고
너가 집에 들어갈때까지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매번 그 시간동안
난 혼자 혹여나 춥지 않을까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신경쓰면서도
너에게 아무런 터치도 할수없고 아무것도 할수 없는 나 자신을 보는 시간 말이다.

이 힘든 상황이 반복되자


어느날 취한 너에게 화낸적도 분명히 있다.
내가 아무리 너를 챙기고 이렇게 온맘 다 해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 너는 또 내게 어제의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라고 얘기하는 그 모습이 너무 싫었다.
그래서 너에게 분명히 이래봤자 뭐해, 넌 내일 또 기억하지 못할텐데. 라고 내 뱉었고
넌 그 말에 그럼 내가 뭐가 되? 라고 똑똑히 답을 해왔다.

 

 

그 기간이 우리의 만남까지 계속 된 흐름이었다.
그 흐름동안 난 내가 구축해놨던 정말 망가지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었다.
어떤 주도권은 이미 너에게 모두 있었으며.
주위 사람들은 너가 좋지 않은 여자라고 얘기하기는 사람도 있었으며
내가 아무 액션을 하지 않았기에 그냥 망해버린것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유가 뭐가 됬든 그저 난 망했다고 생각하고 지냈다.

 

 

어느날 10월이 끝나가는 날 너는 헤어졌다며, 내가 술먹고 있는 자리에
날아온적도 분명히 있었다.
그리고 그 날 우린 둘이서 2차를 갔고 내가 너와 술먹는 이례로

처음으로 필름이 끊긴날이기도 하다.
술을 많이 먹어서이기 보단 아마도 잠들었으리라 본다.

 

 

그리고 새벽 3시가 훌쩍넘은 시각.
또 나는 너를 데려다 주고 있었고
분명히 그날 난 취했지만 그 길과 그 길을 가면서 했던 얘기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너는 멈춰서서 세 발자국 먼저 간
나에게 오빠 나 좋아해요? 라고 물음을 던졌고
난 단 한순간의 망설임 없이 너에게 돌아가
널 끌어안으며 너무 좋아하지라고 대답했다.

 

 

너도 알다싶이 20살부터 25살까지 5년동안 연애를 못하고, 안해오고 있던 내 이유를
분명히 너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내가 절대 만나는 이가 있는 사람은 건들지말자를 마음속에 새기고 살고 있음또한
너는 분명 알았기에 저 질문을 그 날 던졌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날이 내가 너에게 얘기했던 너희집 앞 맥도날드에서
내 사랑하는 형이 날 기다리고 있던 날이기도 하다.
나한테 그 사람이 차지하는 크기를 당연히 알겠지만
그게 틀어질수도 있겠다 라고 각오하면서 까지
그 날 그렇게 너와 늦게까지 있으며 내 속마음을 얘기한거다.
그만큼 의 리스크 또한 나는 감수 한 것이다.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고 역시나 너는 기억나지 않는다 얘기했다.
나는 너무 크게 절망했고 이것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질문과 대답사이에 분명히 너는 멀쩡하게 얘기했고
오히려 내가 제대로 걷지못했고 너가 제대로 걷고 있었다.
난 너가 분명히 그 날을 지금 이순간에도 기억하고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11월이 다가올 때 나는 너에게 전화해서 고백했다.
혼자 엔젤인어스 카페에 앉아서 긴장해서 덜덜떠는 손으로 아메리카노를 들고
너에게 전화했다.

 

지금 뭐하냐고, 얼굴의 시계자국은 지워졌냐고.
그리고 마음속으로 3초의 카운트를 한 뒤에 나랑 만나자고.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거기서 너의 확신을 역시나 들을 수 없었고
난 거의 포기했다.


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고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 일주일은 너의 졸업공연과 맞 물려있었다.

난 거의 그 일주일 간 내 남은 나머지 자존감이 다 파괴되었던 것 같다.
모든 주도권은 정말로 네가 쥐어버린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그 때 너가 고민하지 않고 네 만나요 라고 했다면 달라졌을거라고 확신한다.

그 기간동안 난 너무 위축되었고, 그냥 안될거라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졸업공연을 굳이 보러 갔으며 끝나고 난 뒤 너에게 인사했고
그 인사도 길지 못했다.

 

그리고 나중에 카톡으로 어디있을거에요? 기다릴거에요? 라고 물어보는 네 물음에
난 또 기다린다고 얘기했고, 결국 새벽 1시가 넘어서, 내가 있는 곳으로
공연 팀과 거나하게 취해서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네 모습을 기억한다.
가자고 하는 내 얘기를 듣지 않고 기타치는 남자애와 친해져야한다고
그 친구에게 기대고 스킨쉽 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더욱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그냥 원래 그런 사람이었나 보다. 라는 생각을 안했다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리고 역시 넌 다음날 또 기억을 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얘기하자면, 네 동네와 내 동네는 거리가 생각외로 멀었다.
같은 구 일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너를 데려다주었다.
내가 걸어오는 한이 있더라도, 항상 그렇게 해 왔었다.


결국 그 주말 사귀어 보자고 너는 얘기 하더라.
참 오래 기다려 왔던 말이고 어떤 1년 반의 결과의 승리이자 승복이겠지만
왠지 모르게 행복하지 않더라.
이제와서 얘기하는거지만, 어떤 해냈어! 라는 느낌의 강한 흔들림이 없이
그냥 받아들여졌다.

그건 왜 그런지 지금도 사실 잘 모르겠다.
아마 많이 지쳤기 때문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쨌든 티 내는걸 싫어한다길래 그냥
나 혼자 연애중 걸어놓고 그렇게 우리 연애는 시작됬고
그 순간 난 너를 네 본명에서 "푸린"으로 번호를 바꿔 저장했다.
보컬인 너에게 가장 잘 어울리고 느낌들도 비슷했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너에게 그 전과 똑같은 "ㅇㅇㅇ오빠"로 계속 저장이 되 있더라
아마 연애가 끝나는 그 시점까지도 그렇게 되있으리라 짐작한다.
 
어쨌든 그 첫 시작은 학교 연말 공연 준비였다.
초반의 우리에게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난 항상 표현하려 했고
넌 표현하지 않는게 불만이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물론 둘의 시간이 달라서 였겠지만, 이해하고 강요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하리라고 내 스스로는 생각했다.


동네가 가까웠기에 우린 매일같이 만났고
딱히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추억이 떠오르는게 없다.
오히려 10월의 모습들이 더 크게 남아있을 정도로.

그저 11월의 기억은 난 너에게 예로 들었듯이
우주정거장과 우주왕복선의 모습이었다.

 

연료를 공급 받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이 크게 떠오른다.
넌 웃음으로 그 예시를 비웃듯이 날 계속 놀렸고
난 하지말라고 얘기했던것도 떠오른다.
그리고 네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는 내 이름은 계속 내 본명으로 되있는
"ㅇㅇㅇ오빠" 이걸 보면서 너에 대한 신뢰는 계속 잃어가고 있었다.


어쨌든 그 예시가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네게 한 진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난 이 때의 모습들이 공연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너가 침체기에 있는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널 위해서 내가 좀 힘들고 하지만,
떼쓰지 말자,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공연이 얼마 남지 않았고 끝나고 좀 여유로워지면
그때 얘기를 제대로 해야겠다. 라고 생각을 했다.
널 배려했던 거다.
그리고 이게 내가 너에게 뭔가 감추기 시작한 시작점 인 것 같다.

 

그리고 공연이 끝나면 괜찮아 질거란 것 역시 내 오산이었다.

 


시간이 지나 연말 공연 날. 난 그 공연을 갔지만 교수와의 관계 때문에
뒷 풀이에 가지 못했다. 그리고 홍대 근처에서 몇시간이고 널 기다리고 있었지만
너에게 어떤 연락은 딱히 없었고 너에게 인사라도 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회식자리까지 갔지만 실루엣 너머로 신나게 놀고 있는 네 모습을 보자
난 그 자리에서 뒤로 돌아서 그 곳을 떠났다.

 

 

그때 처럼 혹여나 만에하나 남자들에게 터치하고 있을 네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지 않을거란 생각에 거기서 내가 그 분위기를 망치고
너의 뒷풀이를 망칠까봐 그곳에서 떠났고 집으로 갔다.
잠을 잘수도 없었고 새벽 5시가 넘게 깨어 있었다.

그리고 이게 너가 나에게 밤새도록 연락이 안 된 첫날이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르지만 아침에 눈이 떠졌고
바로 너에게 전화했으나 너는 받지 않았다.
받을 때 까지 수 차례 전화를 하자. 수화기 너머로 중년의 아저씨 목소리가 들려왔다.

버스에 핸드폰을 두고 내려서 종점에 있는
차고지에서 네 핸드폰을 보관하고 있는것이었다.
난 그 순간 아무런 생각없이 한시간이 넘는 거리지만 그 차고지까지 갔다.


이건 뭔가 너와 내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발판이라고 생각했고
너가 일어났을때 내가 네 핸드폰을 찾아서 너희 집 앞에 있다면
그보다 헌신적이고 로맨틱할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밤새 어떤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신경쓰지 않으려 했고
화내려고도 안했다. 그냥 더 좋아져야해. 라는 병적인 사고만 반복하고 있었다.
물론 일정 기간 동안 우리가 좋아지고 있던 때는 분명히 있었다.
난 그게 11월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분명하게도 난 계속 하락세였다.

 

그저 그 당시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거야. 라는 생각을 했고
이를 너에게 숨기고 있었다.

그러면서 11월 어느날 부산의 지인 결혼식을 가는 날.
일전에도 이 계획에 얘기할 때 너도 부산에 가본적이 없었고
나도 부산에 가본적이 없었다. 그리고 버스를 대절해주기 때문에
너무 좋은 부산여행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을 했고
대충 이래저래 모으면 충분히 배부르고 행복하게 여행 하겠구나 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지만 너는 너의 지인들과 같이 시간을 보낼거라고 나에게 예고했으며
난 그래 그럴수 있지라 생각했지만, 앞서 말한것처럼 난 분명히 하락세였다.
그렇기에 그냥 받아들이고 있었을때 갑자기 너는 그 일정이 취소되었다고 했고
처음 가는 부산을 그냥 결혼식만 보고 오는게
아니냐며 실망하고 있는 네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서
그리고 네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내려갔다.

 

그리고 이제 와서 얘기하지만

내가 예약했던 비용이 안드는 비행기는 그 날 아침에 캔슬되서
10만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비행기를 탔다.

 

실망하는 네 모습을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버스를 타지 않았던 이유는,
이제 와 생각하면 참 멍청하다. 내 개인적 허세도 있었지만
너가 이런 사람을 만난다는 어떤 뿌듯함 같은
기분을 주위에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도 하다.

 

그리고 그 날은 우리가 함께 밤을 보냈던 첫 날이었고,
난 전혀 잠을 자지 못했다.


 

어쨌든 처음가는 11월의 부산은 참 행복했다.
비교도 안되게 따듯했으며, 그 때의 해운대는 잊지 못할 것 같다.
나에게 그 때 찍은 사진들은 남아있지 않으나 분명히 너에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 때 찍은 사진이 내 연애의 모든 기간동안 내 핸드폰의
배경화면에 쭈욱 자리잡고 있었다.

그렇지만 너는 그저 카톡에서만 내 이름을 바꿀 뿐
너에게 전화하면 항상 "ㅇㅇㅇ오빠"로 계속 남아있더라.

어쨌든 그 날 난 잠도 못자고 너무 피곤했지만

넌 사람이 좋다라는 이유 하나로 내가 모르는 사람도 함께 한 체로
그 날 저녁을 사람들과 함께 했다. 물론 다음날 따로 놀면 되지, 라고 생각하는게
틀린 생각은 아니지만, 적어도 편하게 자고 싶었는데 나보다 그 사람들을 생각했는지

우리가 여기서 빠지면 저 사람들 모양새가 이상해 진다면서
끝까지 찜질방으로 가자고 말하는 네 모습에 사실 난 거의 모든걸 포기했다.

 

사실 이때 알았어야 했는데 라는 생각이 지금 들기도 한다.

그 사람들 모두가 우리가 만나는 사실을 아는데
빠진다고 해도 그 누구 뭐라할 사람도 없었다.
그리고 너가 가장 잘 알았듯이 난 잠을 거의 못잔 상태였다.
그래서 편하게 자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었다.

어쨌든 결국 찜질방에 갔고
난 바로 쓰러지듯이 네 옆에 누웠다.

그러면서 최대한 편하게 자려고 했으나 맘처럼 쉽진 않았다.
심지어 중간에 깼을 때 같이 있던 동생인 남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모두는 이미 없었다.
그래도 너에게 화내지 않았다.
거 보라고, 그냥 우리 빠져도 됬던거 아니냐고 화내지 않았다.

너와 나의 첫 부산 여행이었기 때문에.

 


다음날도 너무 피곤했지만 해운대의 바닷바람을 잊지 못해
다시 바닷가로 나갔고, 약속이라도 한듯 어제 만났던 친구들을 다시 만났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아침을 먹었고 나는 올라갈 차편을 예약했다
적어도 편하게 가기 위해서 KTX로 예약했고
너는 비용 한푼 들이지도 않았다.

어쨌든 우린 갈곳이 한 두곳이 아니었고
뭔지 이름도 기억안나는 국밥을 꼭 먹어야했고
구제 시장에 가서 네 모자를 샀던 기억도 난다.

그렇지만 정말 나는 피곤했다.
그럼에도 끝까지 참았고 또 참았다.

 

그러면서 부산역 옆에 붙어있는 국밥집에서
그 국밥을 먹을때 난 이게 뭐가 특별한지 모르겠다고
해장국이랑 다른걸 잘 모르겠다며 얘기했고
넌 금새 표정이 굳어져갔다.

아마 그때부터 우린 안좋은 흐름을 탔던게 틀림없다.

부산 이후에 우린 절대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난 올라오는 KTX의 모습이 지금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느덧 12월로 접어들었고
사실 난 12월부터 마음이 모두 떠나있었다.
계속 되는 싸움에 있어서든, 아니면 너에게 있어서든,
항상 합리화 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진절머리가 난 것도 있다.
너가 최선을 다하는것도 알고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나에게 가장 큰, 너에 대한 확신. 그 것은 단 하나도 채워지지 않았다.

적어도 SNS에 내 사진, 내 이름으로 연애중,

 

혹은 폰에 저장 되어 있는 내 이름이라도 그 중에 하나라도 너가 바꿔줬다면,
난 정말 달랐을 것이다.

어느날인가 너가 내게 말했듯이, 오빠 자존감이 왜이렇게 낮아진거 같지? 라고
나에게 물은 날.

그건 사실 너 때문이라고 얘기하고 싶었다.

 

 

내가 그림그리는걸 싫어하고
미용실을 가는것을 싫어하고
내가 너와 하고 싶어하고, 어떤 추억이라고 생각하고
아름다운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모습들이
너에게는 전혀 아니게 다가가고 있던것이다.

 

 

그래서 네 눈앞에서 그림을 찢어버리기도 했고
미용실도 혼자갔었고 그냥 너가 싫어하는것들을
공책에 적어놓고 밤새 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좋아하는 많은 부분들을 포기한것이다.

 

심지어 주말은 거의 늘 싸우거나 술을 먹거나 했기 때문에
주일날 교회가는것 또한 포기했다.

이 지속되는 문제를 너무 고치고 싶었다.
그래서 바꿔야겠다는 강한 마음을 먹었었다.
정말 자존심 강한 나지만, 어떤 문제에서 너가 얘기를 하면
항상 미안하다고, 그렇게 생각할수 있구나. 내가 생각이 짧았어 라고 일관했다.
이건 그냥 대충 했던 대답이 아니라 정말 진심이 담겨 있던 내 미안함이었다.
그래서 고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고 그 당시 내 컴퓨터의 배경화면엔
너에 대한 얘기로 가득차 있었다.


 

 

너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어떤걸 어떻게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너에 대한 확신을 키울수가 없었다.
시작이 잘못된걸까 라는 생각을 수 없이 하기도 했다.
사람 좋아한다고 남자들에게 부대끼는 네 모습을 본게 잘못일까.
계속 난 너에게 신뢰를 키울수가 없었다.

 

 


그리고 12월.

정말 많은 스케쥴이 있던 달이었다.
네 생일, 연말, 그리고 곧 찾아올 내 생일, 새 해
그리고 11월에 많은 돈을 쓴 터라, 정말 잘 돈을 써야 하루하루 보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네 생일날 계획은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를 함께 보고
이태원으로 가서 밥을 먹고 홍대에 맛있는
맥주집에 가서 네 생일을 축하하는 계획이었지만

전시를 너와 내가 따로 따로 서서 볼줄은 생각도 못했다.
나도 팔짱끼고 행복하게 함께 그림을 보면서
얘기하는 어떤 모습을 생각했는데
그냥 우린 따로 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팔짱도 항상 내가 끼던게 너무 싫었다.
나만 좋아하는가 라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에는 항상 너의 자랑을 했었다.
그리고 생일날 난 어떤 선물을 살 생각이 없었지만
마지막에 넌 선물을 기대했었고, 난 그런게 정말 중요한것인가
라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네 얼굴을 자주 만져서 피부가 안좋아진다는 네 얘기가 기억나서
마스크 팩을 선물로 해줬다.

그리고 넌 참 화를 냈던거 같다.
주위의 사람들도 선물이 그게 뭐냐며
나는 나만의 의미가 있었고 그게 너를 신경쓰는 무엇이라고 생각했는데
넌 그 선물을 오히려 맘에 안들어했고 난 당황했다.

그리고 그때도 역시 나는 하락세였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는 마음 역시 계속 있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선물을 두려워했다.
너에게 받는 선물조차도 두려웠다.

 

 

원래 항상 길에서 그냥 아무거나 사서 주고
편지쓰는것을 좋아했던 나인데
너에게는 무엇도 할수가 없이 그냥
돈만썼다.

 

 

돈쓰고 맛있는거 먹으면 적어도 내가 샀다는 사실이 있기에
뭔가 너에게 해주고 있다는 기분이 있었고
너도 나에게 뭔가를 받는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이게 내가 가장 혼나지 않는 방법중 하나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돈만 썼던것 같다.

 

너는 알까 모르겠다.
내가 레슨생이 지금처럼 많지 않던 때에
난 그때마다 버는 돈을 다 너에게 썼다.
내 핸드폰 요금을 내지 못해서 발신이 정지가 되어도
너에게 그렇게 썼다.
그리고 심지어 학원 레슨까지 포기해 가면서 그 돈을 너에게 썼다.

그 만큼 난 네게 헌신적이었다.

 

 


그리고 1월 내 생일 결국 선물을 받았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어떤 리액션을 취해야 되는지도 몰랐고.
어떤 느낌으로 해야 너 입장에서 내가 정말 행복하게 받아보이는지 생각했다.

초콜릿, 실내화, 집업후드.
그리고 편지.

 

그러면서 너는 나에게 이렇게 해야 선물이라고 할수 있는거야 라는 얘길 남기며
나에게 선물에 대한 부담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 날 이후에 내가 너에게 사준건 몽땅 다 화장품이었다.

 

널 만나기 5분전에 산것도 있다.
그만큼 선물은 나에게 더 이상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게 되었다.

매일같이 싸우는것도 아닌
어떤 일방적인 펀치, 그리고 항상 반복되는 내 미안함.
그리고 작아지는 내 자신과 이젠 너에 대한 신뢰나 그런것 조차 생각도 안나고
나는 왜이렇게 병신일까 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더라.

 

 

그렇게 2월달을 보내고, 넌 많은 부분들을 포기했다.
그리고 난 그게 너무 가슴아팠고 그 포기가 의미하는 바가 뭔지 짐작했다.
그리고 이 기간까지 오는동안 너는 나에게 연락이 안됬던 순간이 두 번 더 있었다.
역시 너는 나에게 신뢰할수 없는 사람으로 계속 되어 있었고
나는 너에게 이 사람이 만나기 전에 보다 왜 이렇게 병신이 되었지? 라는
의문만을 계속 남길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그리고 3월. 우리가 헤어진 3월.
헤어지기 전날 난 너에게 솔직한 내 마음들을 얘기해야 겠다고
확실하게 마음먹었었다. 너무 늦었었지만.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헤쳐나가기 위해서 그런 마음을 먹고 있을 때.
너는 안하던 일을 구했고, 예고도 없던 직원회식을 나갔다.

물론 내 기분대로 했던 모든것들이 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되지만.
그 순간의 내 기분은 최악이었다.
뭔가 너에게 얘기해야만 하는데
너는 직원회식 자리에 가서 또 끼부리고 있을 네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던 걸까.

 

그래서 그 날 카톡으로 비꼬듯이 얘기했고,
넌 어느덧 읽고 가뿐히 무시하는 상황까지 만들더라.
난 그 날 제대로 잠도 못잤고 일어나서 너가 전화받는 순간까지 계속 해서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후 2시. 너는 기분나쁘다듯이 전화받았고.
나는 너한테 뭐하는거냐고 물었을때 너는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어제 술을 많이 먹었고, 집까지 가기 힘들어서 일하는곳 근처의 남자직원집에서
회식한 사람들 끼리 와서 잤어 라고 얘기했다.
그 과정중에 나에게 단 한마디 없이 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기 때문에 카톡으로 얘기하자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난 너무 화가 났고 이걸 그렇게 멀쩡하게 말하는 네 머릿속 구조가 이해가 안됬고
그냥 그걸 믿어야만 하는 내 상황이 너무 화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해결하기위해 어떻게든 화 내지 않으려고 했고
너는 내가 이렇게 다 설명했고 미안하다 했는데
계속 그러면 나보고 어쩌란거냐는 식으로 일관했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널 만나러 가는 길에 사실 직감했다.
너와 내가 다른 마음을 갖고 있구나.

어떻게든 이어가려는 나와, 어떻게든 끝내려는 너.

 

그 저녁 만남에서도 너에게 내가 아까 심하게 얘기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내 입장에서 보면 좀 섭섭했던것 같아. 라고 좋게 얘기하려는 내 모습을
지긋지긋하다는 식으로 보는 네 시선에서도 계속 느꼈다.

그리고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너의 얘기.

마지막으로 너를 집으로 데려다 주고 싶었지만 그 순간에도 화내는 네 모습
그 모습이 나에겐 계속 남아있다.

그리고 몇일뒤 너는 카톡으로 이별을 얘기하더라.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솔직했던 내 모습에 너는 정이 떨어졌다라고.
그 말에도 최대한 너에게 예의를 지켰다.

적어도 만나서 얘기할줄 알았었는데, 아침 출근하는 길에 카톡으로
그렇게 얘기할줄은 전혀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참았다.
화내지 않았고 혼자 삭혔다.


 

그리고 일주일 뒤에 너에게 전화했을 때.
참지 못하게 너에게 전화했던 그 날.
이대로 지나버리면 시간이 지났을때
내 스스로를 내가 망가뜨려 버릴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기에
너에게 전화했다.

 

 

넌 전화를 받고 난 뒤에 스스로를 책망했지.
아 내가 이 전화를 왜 받았을까.
이런 얘길 할 줄 알았는데 왜 받은걸까 라며.
그러면 나는 지금도 사실 궁금하다.

내가 너에게 어떤 얘길 했어야 했을까?
너가 나라면 어떤 얘길 했을까?

오늘의 날씨에 대해 얘기하고
국내 시장경제에 대해 얘기하고
살림살이에 대해서 얘기 했어야 했을까?

 

 

그리고 헤어진지 일주일만에 이러는거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네 모습
나에겐 일주일이 아닌 12월 달 부터 얘기하지 않았던 사실들을
일주일이라고 얘기하는 너의 모습.
그리고 전화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급격하게 사라지는 내 자존감.
또 다시 느끼는 면접보는 이 기분.
그때 완전히 다 깨달아버렸다.

 

 

내가 누군가를 만날 준비가 안되있는게 아니라
수많은 합리화와 그를 통한 퍼펙트한
자기 방어체계를 갖춘 어린 여자애를 내가 만났던 것이라고.
자존감있고 자기 할것 확실했던 어떤 목표있던 멋진 여성이 아닌
자기애 외로는 아무것도 없는 철없는 합리화만 하는 여자애를 만났다는 사실을
그 순간 깨달았다.

 

 

그래서 그 순간 웃으면서 너의 말에 동조했었다.
물론 그 통화내용을 넌 어떻게든 부정적으로 듣고싶어 안달난 사람마냥
내 말을 어떻게든 비꼬고 기분나쁘게 하려고 필사적이었다.

어떻게든 이 전화를 빨리 끊고 싶어서 안달이 나 있는 애 마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지막 너에게 하고픈 말이었던 말을 했다.
한번도 너에게 확신을 가져본적이 없었다고.
그때서야 고요해지더라.
그리고 난 너에게 더 이상 전화하지 않겠다고 얘기하고
지금까지도 그 말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문득 너가 너무 보고싶다.
간혹가다가는 너가 헤어지고 잘 지내는것 같아서 너무 미울때도 있다.
이 사람한테 사랑이란건 정말 과분하다. 라는 생각도 한적이 있고
너의 연애사들이 이런기간과 이런식의 결말이 되는 이유 또한 그래서 였구나
하면서 내 스스로 합리화 하고 자위하는 때도 있다.
너에게 욕한마디 해보지도 못한 내가 병신같아 보일때도 있다.


나랑 헤어지고 8kg이나 쪘다는 네 소식을 듣고 비웃기도 했다.
혼자서 집에서 큰소리로 널 욕하고 널 미워하고
미워하는 그림을 그리고, 미워하는 노래를 만들고
그렇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너가 보고싶다.
그러면서도 참 밉다.

그러면서 동시에 내 안에 어떤 기준이 생겨남과 동시에
우리가 숨기지 않고, 신뢰할수 있는 마음을 줄수 있는 때에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대화가 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고들 많이 얘기하지만
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대화든 결국에 거짓이기에
거짓으로 대화가 되는 사람은 중요치 않다는 결론이 내려지더라.

신뢰가 있다면 어떤 대화든 서슴없이 하고 숨기지 않을수 있다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난 지금 새로운 사람을 내 마음속에 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 사람도 나를 받아들이고 있다.
너무 멋진 사람이고, 사랑할수밖에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너도 알겠지만. 4월 25일이 내 어떤 마지막이었다.
언젠가 분명히 어떤 시점에 마주할 때.

 

과연 나는 너에게 어떻게 할까.

한번의 헤어짐으로 모든게 끝날거라고 예상치 못했지만.
그래도 서로가 좋은 상황일 때 다시 만나보고 싶다.

 

아마 지금이라도 너에게 연락온다면
너에게 달려가지 않을까?

너가 힘들다며 전화하면 전화를 끊지 못할 내 모습이 보인다.
그만큼 아직 좋아하고 좋아한다.

 


그리고 이렇게 쓴적도 한번도 없고 어떤 정리가 없이
머리로만 했는데 이렇게 쓰고나니 정리가 되는것 같다.
참 많이 좋아한다. 좋아한다.

 

내 스스로 솔직하게 정리해 본적이 없다.

이런곳까지 니가 볼리가 없겠지만,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얘기하고 싶다 너랑.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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