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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여자 놓친거 신세한탄 좀 할게요

heaventrain |2015.05.13 22:26
조회 4,526 |추천 2

몇 년만에 처음으로 글을 써보는 것 같습니다.

헤어진지는 좀 됐는데, 헤어지고 나니까 안보이던 것들이 점점 더 보이기 시작하네요.

거두절미하고 얘기 시작하겠습니다.

 

##

 

전 현재 26살 남자입니다. 학교도 그럭저럭 나오고 나름 말만하면 아는 회사에 입사하게 됐습니다.

저한테는 고2때부터 좋아하던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남자분들이나 여자분들 공감하실련지는 모르겠지만, 왜 그런거 있지 않나요? 철없는 초딩지나고, 뭔가 한창 그런 호르몬이 나오는 시기에 처음으로 좋아했던 사람이요. 바로 그런 여자였습니다. 이이제부터 A이라고 칭하겠습니다. 그런데 A가 제 친구랑 사귀고 있던지라 원체 쫄보였던 저는 그냥 암말도 못하고 10대를 바라만 보면서 보내게 되었죠.

 

결국 대학생이 되어서야 고백을 했지만, 뭐 다들 예상하시다시피 멋지게 뻥~ 하고 차여버렸죠.

그리고 군대나 가버렸습니다. 뻔한 그렇고 그런 시나리오죠. 그래도 고닥교때부터 너무 좋아했던 사람인지라, 놓치기가 싫더라구요. 언젠간 진짜 멋진 남자가 된다면 A에게 다시 고백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진짜 미친듯이 대학생활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첫번째 까이고 연락없이 한 4년 지났나요... 군대갔다오고 교환학생도 갔다오고 공모전도 하고 깨지고, 부딪히고 그러다 13년도에 어느새 중견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거래처 미팅을 따라나섰다가 정말 우연찮게 A를 만나게 됐어요... 거래처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더군요

처음으로 좋아했던, 그리고 까였던, 그렇지만 계속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그런 여자를 만났을때,

기분이 어떨 것 같나요?

진짜 심장이 덜컥멎는 줄 알았습니다.

 

그걸 계기로 사적으로 자주 만나면서, 어느새 연인이 되었습니다.

아마 생각하건데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가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샌가 절 좋아해주는 여자친구를 볼 때, 마음 깊숙한 곳에서 미소가 가득 지어지는 것도 느낄 수 있었고요. 좀 이른 나이긴 했지만, 결혼까지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행복했거든요. 이 여자랑 같이 마트에 장보러 가는 상상만 해도 되게 기쁘고, 이 여자가 옆에있으면 더 열심히 회사에서 일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조그마한 디자인 회사에 일하던 여자친구는 굉장히 바빴습니다. 대부분의 디자인회사가 그렇다는 것도 처음알았네요. 특히 2월, 8월에 리뉴얼 할 때 특히 그렇다더군요. 가끔 제가 회사 일찍 끝날때는 따뜻한 차한잔 타들고 보온병에 담아서 집앞에 기다리기도 했어요. (한 번은 이런거 때문에 싸우기도 했지만요) 저는 학생이었고, 졸업이 남아있었기에 학교로 돌아가야 했고, 서로 생활이 점점 뚜렷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학교로 돌아갈 때쯤 지친 여자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라고 했어요. 제가 당장 책임질 수 있는 경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여자친구가 힘든 건 못보겠더라구요.

 

근데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단 말이 사실인가봅니다. 3학년, 4학년이 되고 점점 바빠지자 한 달에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어지다보니 어느새 서로 이별을 직감하는 때가 오더라구요. 전화통화만 했다 그러면 싸우고, 달래고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1년을 채 못만났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여자인데요. 중간고사가 끝난 날 마침 여자친구가 서울에 올라왔을 때 아무말 없이 조용히 있다가 헤어졌습니다. 전 아니었는데, 여자친구는 마음 정리를 했나봐요. 애써 쿨한 척했지만, 속은 타들어갔죠..

 

 6년동안 좋아했고, 1년을 좀 못되게 연애하다가, 그렇게 헤어진지 2년이 다되어갑니다. 헤어진 2년 중간에 짧게 다른 여자 한 명 정도 만났는데, 그 와중에도 A만 생각나고, A와 좋았던 추억만 가득 생각나네요. 그거 잊어보고자 정말 피터지게 전공에 집중했는데 말이죠.

 

찌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 촌놈이 서울에 올라오려고 공부했던 거며, 이 취업난 속에 그럭저럭한 능력치로 상상도 못했던 좋은 회사에 다니게 되는 과정이 다 A가  옆에 있어서 가능하지 않았을 까라는 생각이 자꾸납니다. 아 제가 쓰고봐도 찌질해보이네요. 그냥 A가 너무좋아서, 계속 옆에 있고 싶어서 제 생활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어주었다는 정도로 이해해주세요.

 

이제 생활이 정리가 되고, 정신이 좀 차려지니까

A가 자꾸 생각 나네요

하루에도 몇 번씩요.

왜 그때 놓쳤을까,

지금 연락해볼까,

연락하면 안되나,

지금이라면 더 잘해줄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까지 쓰는데 제가 엄청 찌질해보이네요

그래도, 그냥 넘어가주세요.

 

이제 솔직히 포기한 상황입니다.

연락할 용기도 안나고.

 

누군가의 위로가 되는 말 한마디가 필요한 밤이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2
반대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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