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과 세달 사귀고 헤어진지 5일째인데
답답해서 얘기할곳도 여기밖에 없는것 같아서 써봅니다
아직도 생각이 많이 나.
처음 만났을 때 우린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어.서울인 나와 부산인 너, 살아온 과정도, 생긴 모습도, 생각도, 성격도 완전히 달랐지그리고 연애를 한번도 안해본 반오십인 나와, 연애경험이 많은 고등학생인 너. 어쩌면 이런 다름에서 오는 끌림 때문에, 아니면 그냥 사랑이라는걸 처음으로 해보고 싶어서 네가 먼저 이런 순수한 내가 좋다고 고백했을 때 난 받아줬는지도 몰라.난 첫사랑으로 왕복 12시간인 장거리를 선택하면서도.
우리 사귄지 이틀째부터 싸웠었지.유난히도 다혈질인 성격인 너때문에, 아니면 연애가 서툰 나때문이었는지항상 하루가 멀다하고 싸우고, 난 오늘은 어떤이유로 걸릴까 항상 두려움에 떨면서 연애했어.
하지만 네가 사소한 것에 대해 힘들다고,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난 항상 진심으로 먼저 미안하다고 하면서, 네가 내 용서를 받아주기만을 기다렸지.그리곤 넌 항상 며칠이 걸리던 내 용서를 받아줬어.
연애경험이 많아서일까, 아니면 가정사 때문이었을까.넌 남자라면 그 누구도 믿지 않았었어. 심지어 사귀고 있는 나와 너의 아버님조차도.그런 너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진심으로 마음을 열면 너도 나에게 마음을 조금이라도 열고 다가올 수 있을거라 생각했어.
그리고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나.나라는 사람에게서 믿음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배웠다고.그래서 너무 고맙다고, 영원히 자기의 곁을 떠나지 말아달라고.자존심이 하도 세서 남자때문에는 절대 울지도 않던 네가 인생 처음으로 나라는 남자때문에 울고 처음으로 남자를 붙잡고.
하지만 그저 학교에서 카톡만 두들기던 너와 달리, 난 너무도 바쁜 나날을 보냈었어.아직도 일하러 가야되냐고 가지말고 나랑 전화하자던 네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나.꼭 가야만 하냐는 너의 목소리를 뿌리치고 난 내 일을 하러 가야했고,처음엔 투정부리다가 나중엔 기다려주는 네가 참 고마웠어.그리고 난 일하면서, 너와 사귀는 세달동안 단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해 피로가 쌓여갔고.
너와 카톡을 하다가 한시간 정도 잠들었을거야.넌 역시나 나에게 이럴거면 왜사귀냐고 카톡하지말라고 투정을 부렸고,그때 피로가 쌓여서 짜증이 극에 달한 난 너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부었지.
헤어졌다 다시 사귀었다를 몇십번 반복하던 우린 또 헤어졌어.난 언제나 그랬듯이 며칠 후에 네가 내 사과를 받아주고 다시 사귈거라 생각했고.그리고 예상대로 넌 다시 나에게 돌아오려 했지만,
그전과 달리 그땐 차마 나도 자신이 없더라.평소 너에게 알게 모르게 거짓말을 많이 했던 나였기에이번에는 나 화내지 않고 헤어지자고 하지 않겠다는 그 약속 지킬 자신이 없었어.
또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욕하고 상처줄까봐, 그게 너무나 두려워서네 말대로, 소원대로 이젠 진짜 놔줬지.
차라리 초반에 싸우고 헤어졌으면 미련도 안남았을 것을, 그렇게 헤어졌으면 아는오빠동생사이라도 남았을 것을,이제는 너와 나 섣불리 선톡을 하지 못하는, 진흙탕싸움을 하다 더럽게 헤어졌지.
그렇게 결론적으로는 내가 찼지만,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이 되더라.밥은 잘 먹고 있는가, 살뺀다고 무리하지는 않나,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나,나같이 정주고 사랑줬더니 떠나버린 나쁜 남자 만나지 말고 착한남자 만나서 잘 살아야 될텐데.
잘 살고 있겠지. 넌 연애경험이 많아서 이남자가 좋은 남자인지 나쁜 남자인지 잘 가려낼 수 있을거야.그리고 내가 너에게 믿음이라는걸 가르쳐줬으니 좋은 남자다 싶으면 믿음도 조금씩 주고.또 의심하고 질투해서 좋은남자도 지치게 해서 나가떨어지게 하지말고.
어떻게 보면 세달동안 정말 내가 끈질기게 붙었지.네가 헤어지자고 하든, 며칠동안 날 차단을 하던, 읽씹을 하던, 수신거부를 하던,난 항상 너와 떨어지지 않았고, 그게 오히려 믿음을 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어.
그런 내가 이젠 진짜로 떠났으니, 나에게서 세상에서 제일 큰 배신감을 느꼈겠지.그렇게 세달을 사귀는, 어쩌면 버텨왔다는 말이 맞을 그 나날들을 이제 뒤로한 채,조금은 자유롭게, 죄책감을 가지고 휴식을 취하려고 해.
이젠 모태솔로에서 그냥 솔로로 바뀌었으니, 세상보는 눈이 많이 달라진 것 같아.반오십 먹어서 사랑이라는 걸, 여자라는 걸 처음으로 너에게, 많이 배웠어.다 네 덕분이야. 고마워.
첫사랑인 내가 연애경험이 많은 너와 세달을 사귀었다는건 그래도 처음치곤 연애를 잘한거겠지. 난 그렇게 믿을래.첫사랑에 성공하면 호적에 남는다고, 네 이름 꼭 내 호적에 남기고 싶었는데.너에게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뭔가 알 수 없는 기분이, 왠지 안될 것 같은 느낌이 내 발목을 잡는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서로 얻은게 있는 연애였던 것 같아.난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랑이라는 걸 처음으로 얻었고, 넌 나에게 믿음이라는 것을 얻었잖아.
글을 쓰면서도 계속 눈물이 나온다. 내가 차놓고서도 내가 왜 눈물이 나고 아픈지.물론 네가 겪을 아픔보단 덜한 것이겠지만.
그동안 미안한것도 많고, 고마운 것도 많았어.그걸 다 얘기하려면 아마 군대를 한번 더 갔다와도 모자랄 시간일거야.그리고 사랑했어. 진심으로.
너와 나 각자 좋은 남자, 좋은 여자 만나길 바래.항상 내가 얘기했지만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우리가 결혼할 수도 있겠지.
잘가. 행복했어.잘지내. 나도 잘 지낼게.미안해. 고마워.사랑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