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8세 여자입니다.
우선 방탈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에게 조언을 좀 얻고싶은데, 결시친을 제일 많이 보시는거 같기도 하고 다들 결혼을 하셨으니 연애에 대한 조언을 좀 더 얻을 수 있을까해서 올립니다.
마녀사냥을 보니 헤어진 남자친구를 친한 친구에게 여러번 뺏긴 사연을 보고 욕을 한사발해줬습니다. 뺏어간 여자도 그렇고, 전여친의 친구와 사귀는 남자도 ㅂㅅ같지만...그것보다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지 못하는 사연의 주인공이 더 화가나더군요. 하지만 이내 그 사연의 주인공에서 저의 모습을 발견하곤 씁쓸........
거두절미하고, 저의 고민은 제목과 같이 짝사랑을 주변에 얘기하면 뺏기는걸까 입니다. 지금까지 '나 저 사람 좋아'라고 얘기했던 친구들에게 그 사람 뺏겼거든요. 사실 뺏겼다고 말하는게 맞을까 싶지만 .......
대학생 때 좋아하는 선배가 있었습니다. 신입생 때부터 동아리로 친해졌고, 집도 가까운 편이라 연락도 하고 집근처에서 따로 커피도 마시고 술자리도 하다가 제가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습니다. 대놓고 고백은 하지 않았지만 좋아하는 티를 많이 냈어요. 주변에서도 공공연하게 알만큼..
속상한 일이 있어서 많이 운적이 있는데 하필 그때 뭐하냐고 연락이 와서, 제가 우는걸 알고 달려와 한참을 달래주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 제 동기에게 '나 저 오빠 좋아', '어제 오빠랑 같이 집에갔는데 걷다가 심장떨려 죽는 줄 알았어..' 등등 오빠와 있었던 일들을 시시콜콜하게 얘기하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날, 그 친구가 저와 둘이 술을 마시자더라구요. 대수롭지않게 그러자, 하고 기분좋게 맥주를 들이키는데 그 친구가 너무나도 미안한 표정으로 "나 그 오빠랑 사겨. 사실 나도 오빠 되게 좋아하고있었는데, 니가 먼저 좋아하는거 같아서 말 못하고 있었거든..그런데 그 오빠가 먼저 고백해서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됐어. 미안해.." 라더라구요. 순간 울컥하고, 황당해서 무슨 말도 못하고 울기만했습니다. 제가 오빠에게 고백하지 못한 건 용기도 없었지만, 오빠와 내가 얽혀있는게 너무 많아서 주변사람들이 불편해 할까봐 고백하지 못했던 거고, 그건 오빠도 알고있는 거였는데 그런걸 다 무시할만큼 얘가 좋았나 싶기도하고, 나한테 '자기는 먼저 고백안해, 여자가 고백하면 받아주는 스타일이야'라고 까지 했습니다.
오빠가 먼저 고백했다는데 어쩌겠어요. 그리고 제가 용기를 안 낸건데 어쩌겠어요. 슬프지만 받아들였죠. 하지만 그 친구는 다시 친구로 받아줄 수가 없겠더라구요. 그 오빠를 자연스레 예전처럼 보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그 중간중간 둘이 사귀는게 맞나싶을정도로 관계가 소홀하다고 느낀 적이 있었지만 그래도 뭐 애써 무시하고 넘어갔죠. 결국 둘은 헤어졌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 친구가 먼저 대쉬했다고 하더라구요. (부글부글) 사실은 헤어진지 오래됐는데도 여전히 사귀는척, 과모임 끝날때면 "오빠한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야지~"하곤 하길래, 여전히 사귀는 줄 알았지만 그건 다 연기였었던 거 같더라구요.
여튼 그런 상처가 대학초반에 생기게 되니, 누굴 만나서 좋아하는게 조금 두렵더라구요. 그러던 와중에 졸업을 앞두고, 예비역이 되어 나타난 남자 동기가 고백을 했습니다. 전부터 좋아했는데, 자기가 군대를 가니까 고백 못 했다면서. 좋아한다고. 설레긴 했지만 두려움도 있고, 곧 졸업을 앞둔 상태라 혼란이 있던 와중에.. 그저 그런 썸만타게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걸 다른 동기에게 술김에 얘기하게 됐죠. 고백받았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저를 새벽까지 위로해주며, 용기를 내라고 조언해 주던 그 친구가 참 고마워서라도 용기내서 고백해야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조언해 주던 친구와 사귄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남자는 저에게 용기냈는데, 제가 확답을 안주자 상처를 받았고, 저에 대해 이런저런 소스를 흘려주던 그 친구와 눈이 맞은 겁니다.
하.............핑크빛일 줄만 알았던 대학생활 연애가 그렇게 끝나가고, 직장에 들어갔습니다.
졸업하고 바로 입사한지라 제가 막내여서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다보니 저랑 4살차이나는 남자사수가 잘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밥 먹으러 갈 때도 챙겨주고, 선배들끼리 술자리할 때도 불러서 우리팀 막내니 잘 부탁한다는 소개도 해주고. 참 자상했습니다.
그러다 몹쓸.........또 마음을 주게 되더라구요. 어느 순간 그 사수가 좋아지는걸 느끼고 나서, 이제는 절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아야겠다. 때가 되면 고백해야지. 마음먹고 있는데, 옆부서 언니가 어느 날 휴게실에 절 부르더니,
'쓰니야, 너 00이 좋아해? 둘이 친해보이던데?'
'아니요, 선배님이 잘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그래도 요즘 스타일도 많이 바뀌고 화장도 늘었던데?'
'하하...그러게요... 근데 선배같은 스타일이면 되게 호감가죠'
이러고 대화를 서둘러 끝냈습니다. 옆부서 언니와 제 사수는 대학 과동창이고, 언니가 사수보다 2살 더 많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가 어느날인가 야근을 끝내고 가려는데 선배들이 맥주 한잔 하자더군요. 그 사수분도 가신다기에 좋다고 따라갔습니다. 술자리에서 나누는 얘기로...
옆부서 그 언니와 썸을 탄다는둥, 과도하게 친한거 아니냐는둥, 사내1호커플이라는둥 그 사수를 놀리더라구요. 표정관리가 안됐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기는데 그 사수가 그러더라구요.
비밀로 만나고있다고, 사실 얼마 안됐다고, 자기가 먼.저. 고백했다고.......
하......이건 뭐 병맛같은 일인가. 대학시절 트라우마가 또 생각나면서 상처가 됐습니다.
그날 집에 오는 길에 혼자 맥주를 바리바리 사와서, 홀랑 다 마시고 등신에게 욕을 한바탕 해주고 다음날 출근을 했죠.
옆 부서 동기들이 쪼르르 와서 하는말...
"우리 00선배님 (옆부서 언니) 되게 세지않냐? 어떻게 2살이나 어린 사내남직원한테 먼저 고백할 수가 있지?ㅋㅋ 평소에 여우짓하더니, 이렇게 연하 꼬시는구나" 하더라구요.
순간 어제 마신 술이 다 마중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제 사수분은 여자가 먼저 고백했다고 말하기 좀 그러니까 자신이 먼저 한 걸로 감싸준것 같고 저에게 니네사수한테 관심있냐 취조하던 그 여자 선배는 먼저 고백을 한 게 정황상 그렇더라구요.
이젠 더 이상 찾아올 멘붕조차 없는것 같습니다
제 절친은 "여자는 누가 자기친구 좋다고 그러면 관심 없다가도 좋아하게 된다더라" 하면서 이제 다시는 입도 뻥끗하지 말고, 누가 좋아지면 당장 낚아채라고 맥주 한짝으로 저를 위로해줬어요
인생의 선배님들........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은 주변에 소문내면 안되는걸까요?
정말 여자의 적은 여자일까요?
정말 여우랑은 살아도 곰이랑은 못 사는걸까요?
현명한 조언 부탁드려요.........이젠 누굴 좋아하기가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