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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혼하지 않을 수 있을까...

제이 |2004.01.08 22:24
조회 8,439 |추천 0

이혼 9년차 ...

너무 일찍 결혼이란걸 했다가 돌아섰던 나의 긴 이야기를 시작하려합니다.

 

내 나이 서른 다섯...

이제막 서른 다섯이라는 호적상의 나이를 갖게 되었습니다.

결혼후 딸아이를 낳고 바로 이혼을 했고 아이 아빠와는 전화 통화한번 없이

혼자(친정에서 살지만)딸아이를 키워왔습니다.

 

이혼사유는 남편의 지나친 음주습관과 폭언이었죠.

고지식하고 나이어린 내게 잦은 음주(일주일에 4~5번)와 술주정은 견디기 힘든일이었기도했고

또 결혼하자마자 피임상식도 없이 덜컥 낳아버린 아이를 혼자 기르다시피하며 지낸

1년이 너무 외롭고 비참하게 느껴졌던것도 이혼의 이유였습니다.

 

인천에서 서울의 친정집에 한번 가려면 한시간 이상을 지하철을 타고 다녔었는데

신혼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저는 혼자 아이를 안고 기저귀 가방을 메고 어린 애엄마의

딱한 모습을 한채로 오가곤했죠.

 

지금도 가끔 전철에서 어려보이는 새댁이 아이를 안고 가방을 메고 전철을 타서 힘들어 하는

모습을 모면 눈물이 맺힙니다.

꼭 예전의 내 모습을 보는것같아서...

 

아이 아빠는 그 후로 연상의 여자와 바로 결혼을했다는 소문을 들었고, 난 아이와 살기위해

아이를 키우기에 적당한 직업을 갖기위해 노력을 한끝에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할수있게되었습니다.

 

낮시간에 4시간 정도만 일하며 웬만한 직장인 이상의 급여를 받을수있는...

 

자라는 딸아이를 지켜보며 다른생각 할 겨를도 없이 살다가 4년전 직장동료의 소개로

지금의 제 남자친구를 알게되었죠.

우연한 만남과 동료 직원들과의 회식등의 일로 인사를 나누다보니 초등학교 동창이었구요.

 

1년은 아는 사람으로 가끔 여러사람들과 식사자리에서 어색하게 어울렸구.

주변 동료들과 나를 아는 사람들의 시선이 불편해서 의식적으로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다가

외롭고 힘들던 2000년 겨울 개인적으로 만남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콘서트를 가보고 집이 아닌 다른곳에서 식사를 해보고 꿈같은 시간을 보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까운 사이로 발전하게되었구요.

 

그친구 나이는 저와 동갑이구, 아직 첫사랑이외엔 사랑한번 진하게 해본 경험도 없다는

사람이었어요.

그친구의 가족은 홀어머님과  누나셋, 결혼 안한 형 한명.

 

너무 제겐 힘든 상황이었지만  변함없이 제옆에서 이야기 친구로, 애인으로, 바람막이로

내가 외로움을 느낄 겨를도 없이 바쁘고 생기넘치는 삶으로 변화 시켜주었습니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않고 먼저 인사를 시켜주었고 그후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한다며 1년을 넘도록 어머님과 가족들을 설득시켰습니다.

지난 10월 드디어 어머님과 모든 가족들에게 결혼 허락을 받았고 결혼 이야기가

오가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 만나는 여자분도 없던 형님이 상견례하루전에 결혼 이야기를

잠시 미루라고 하시더니 갑자기 알게된 12살 연하의 여인과 두달만에 결혼을 하셨습니다.

 

아마도 동생이 먼저 결혼을 하면 자신의 결혼이 더욱 늦어질지도 모르고 점점 장남의 위치가

모양이 안좋아질거라고 생각하신듯 싶습니다.

 

결혼이야기가 오가던 우리는 졸지에 결혼이 뒤로 밀리고 그때부터 의견충돌도 더 많이

생기고  말하기 애매한 불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어린 형님이 생겼다는것도 마음이 편치 않고 , 너무 세대 차이가 나서 어울리기도

힘들것같아서 마음 의지하고 우애있게 살기도 힘들것 같고.

 

더더욱 불편한건 비슷한 시기에 결혼하는데 생활수준이 차이가 많이 나는것도 속상하고

(형님댁은 강남입니다. 신혼에 30평대의 아파트에 살림을 차렸답니다.)

 

우리의 신접살림은 다큰 딸아이와 부담스러울정도의 대출금으로 좁은 집에서 시작해야하는데

형님댁의 생활도 비교도 되고 속상한데

곧 결혼하자던 남자친구가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아무 대답을  안합니다.

3월쯤 결혼을 하려면 집은 알아봐야하지 않냐고 물으니 천천히 알아보잡니다.

'그래서 생각했지요 몇달전엔 같이 집보러 다니자고 하던 사람이 왜그럴까.'

 

궁금하기에 물었습니다.

"혹시  막상 결혼을 하려니 부담이 되느냐구 마음이 바뀌었다면 이제라도 말하라고 ."

아니랍니다.

"너만 변하지 않으면 난 안변해." 그럽니다.

 

그럼 어른들하고 상의 해서 상견례날이라도 잡아야하지 않을까 했더니 조금만 더 기다리랍니다.

결혼이 애들 장난도 아니구 이미 모든게 결정된일인데 이제 뜨뜻 미지근하게 행동을 하니

본인의 말대로 믿고 기다리자 하면서도 은근히 화가납니다.

 

2주만 기다리라는 말을 듣고 그러겠노라했지만  솔직히 한참어린 손위 형님에 혼자계신 시어머니,

속마음을 좀처럼 털어놓고 상의하지 않는 남자친구를 보며 자신이 없어집니다.

 

'혹시 형님이 어리다는 이유로 칠순이 넘은 시어머님을 내가 모셔야한다면 잘할수있을까?'

'또 딸아이와 시댁식구들이 잘 어울릴수있을까?'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해서 선택한 만큼 내 아이를 사랑으로 대해줄까.'

'이미 좋은 감정으로 대하기엔 너무 거리감이 느껴지는 나이어린 형님(저보다 8살어립니다)과

잘지낼수있을까?'

 

혼란스러운 감정속에 힘들어하다가 남자친구에게 이야기했습니다.

 

혹시 형님 결혼하는데 결혼 자금 빌려주고 돈없어서 결혼이야기 못꺼내구 있는거 아니냐구.

아무 대답을 안합니다.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안합니다.

만약 형님이 따로 살림을 시작했으니 우리가 어머님모시고 어머님집에 들어가서 살자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이 결혼 다시 상처로 남을까봐 두려워지기 시작합니다.

 

계획했던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는게 이렇게 사람을 지치게하는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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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남의 이야기들을 읽기만하다가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중엔  저와 비슷한 분도 계실거구 어쩌면 저와 비슷한 상황을 먼저

 

경험하시고 아주 성공적으로 가정을 꾸미신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작은 바램은 재혼이지만 성공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가정을 이루어나가기위한

 

많은 님들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싶은 마음입니다.

 

혹은 아무 대책없이 재혼했다가 힘겨우셨던 점들을 들려주신다면  새로운 출발을 앞둔제게

 

좀더 신중하고 좀더 실수없는 인생을 꾸려갈수있는 기회가되리라 생각되어

 

이곳에 글을 올립니다.

 

바쁘시더라도 얼굴은 모르지만 이세상을 아름답게 살기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인생 후배에게

 

격려와 따끔한 충고 남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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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올려본 글쓴이입니다.

단 몇일만에 많은 여러분들이 제 글을 읽어주셨고 또 행복을 빌어주셨습니다.

 

'재혼이야기'라는  카테고리안에 모인 작성자들과 글을 읽어주신 모든분들...

어쩌면 비슷한 아픔과 비슷한 사연을 가진 닮음꼴들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더 재미있고 흥미있으며 자극적인 내용의 이야기들이 넘치는 이 게시판에서  아픔과

삶의 냄새가 묻어나는 특별한 곳을 들려주셨다는것,  어쩌면 서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위로를 받기도하고 희망을 품기도하고 용기를 얻기도하게 되지않을까요.

 

이혼을 준비중이시거나 아니면 이혼을 하고 아파하고있는 분들 아님 다시

새로운 결혼을 계획하고있는 분들 ....

모두의 마음에 평안이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고민스러웠던 지난시간들 동안  누군가에게 하소연을 해보고, 충고를 듣고하는대신에

이곳에서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었고 남의일 같지 않게 여겨주시고 자상한 조언을 들으며

다시 자신감과 마음의 평안을 얻게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다음엔 정말 사람사는것같은 지지고볶는 남편과 아이의 이야기를 올려보는것이 제 바램입니다.

재혼이야기에 잘 끝난 결혼식이야기와 딸아이와 새아빠와의 새로운 정들이기이야기를

올려볼수있게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시작한다는건 역시 설레이고 기대감이 넘치는 모험같습니다.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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