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저 좀 심한 독감 바이러스일수도 있고, 곧 잠잠해질 수도 있고, 국민들이 공포에 떠는 만큼
심각한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시각 23명의 사람이 죽었다.
165명의 사람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고,
몇천명이 격리조치 되었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사망한 그들은 원래 기저 질환이 있었고,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이라고.
생각해보면 별일 아니지 않냐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단하신 현 정부도 그렇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국민이 공포에 떨고, 하루에 몇명이 죽어나가는데 대처는 하루가 다르게 허술해진다.
그 와중에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탐관오리들은 판을 친다.
사람이 죽었다.
이것이 수치적인 기준으로 일의 경중을 판단할 문제일까.
불과 1년 전,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을 떠났다.
그 사건을 누구의 탓이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건을 통해 모두가 반성해야 했다.
그 모두에는 정부도 포함된다.
그로부터 1년 후, 즉 지금 훌륭한 대통령 각하의 발언대로 '연례 행사'같은 무거운 사건이 일파만파로 진행중이다.
달라진 것은 없다.
누가 23명의 메르스 확진자를 사망하게 만들었고,
누가 165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고,
누가 몇천명의 격리자를 만들었을까?
우리 나라가 무정부 주의가 아닌 이상,
이것을 감염자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모순이다.
일개 국민인 내가 메르스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들을 애도하고,
그들의 소식에 눈시울을 붉히고,
얼마 전 항암치료로 면역력이 급격히 약해지신 우리 어머니를 걱정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그들은 국무총리 후보자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이 느껴지는 것은 내 착각이겠지.
집에 개미가 들면 보이는 개미만 잡아서는 결코 박멸할 수 없다.
그런데 그들은 보이는 개미만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