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주저리주저리.. 회사에서 답답함에 썼던 글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실줄은 몰랐네요.
덧글 퇴근하면서 하나하나 읽어보았습니다.
질책해 주신 분들도 계시고, 위로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시간 내어서 읽어 주시고 덧글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존감 없다고 하셨는데... 저 자존감이 바닥을 기는 건 없는 거 사실입니다. 당한 일도 있고, 어릴때 부터 여자는 땅이고 남자는 하늘이란 할머니의 말을 듣고 살기도 했고..
남편이 아껴주고 해도 저보다 체구가 큰 남성이(참고로 저는 여자치고도 작은 축에 속합니다. 150 초중반대에요.) 손 드는것만 봐도 몸을 떨더라고요. 눈도 잘 못 마주치는 편이라 말할때는 상대방의 코나 입을 보고 말합니다.
그러나 1년 반 전에 결혼하고 나서는 오빠랑 연락을 하고 지내진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글에서 갑작스럽게 말했다 식으로 애매하게 말해서..; 제 불찰이네요. 죄송합니다.
연락하고 말고... 결혼 전부터 데면데면한 사이였거든요. 다만 아빠를 통해서 가끔 집안의 일을 전해 들었고, 명절때 찾아뵙는 것 정도만 하고 있었습니다. 처녀 때의 폰 번호를 바꾸지도 않았기에 아마 이미 저장 돼 있는 번호로 했던 거 같습니다. 카톡에도 제 프로필 사진이나 상태 메시지 같은게 뜰테니까요.
더불어 아빠는 왜 글에 언급이 없냐는 분.. 할머니가 키워줬다는 부분에서 알 수 있겠지만 아빠는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적습니다. 전국 각지를 돌면서 일을 하시기 때문에.. 20년 정도를 명절때, 이사할 때, 집에 일이 생겼을 때 정도만 얼굴을 봤지요.
그리고 덧글에서 오빠가 어떻게 월급을 알고 있냐는 말을 했는데.. 구체적인 수치는 모르구요. 남편 직업도 월급을 적게 받는 편은 아니고, 뭣보다 현재 오빠 월급이 제가 결혼하기 전 아가씨였을 때의 월급보다 적습니다(220이던가 그랬을 거에요). 그렇다고 오빠네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것도 아니라서요.
사실 이 글을 올릴땐 정리하기로 거의 마음을 돌린 상태였습니다. 아빠가 걸려서 고민중이었을 뿐이었죠. 그런데 덧글을 보니 정신이 확 드네요.
저녁시간 즈음에 남편이랑 통화를 했고, 남편이 토요일도 근무니까 일요일날 오빠랑 할머니가 사는곳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또 엄청 화를 내겠죠. 그러나 해보는데 까지 해보기로 했습니다.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본문입니다.
현재 내 나이 30.
8살 무렵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아빠와 같이 살았지만 아빠는 돈벌러 여기저기 다니셔서 없었습니다. 결국 할머니 손에 자랐으나 할머니는 오로지 오빠오빠오빠... 저에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방치뿐이었죠. 8살.. 어린 나이에 혼자 어두운 방에서 계란후라이를, 라면을 해 먹으면서 자랐습니다. 오빠가 먹는 고기를 저도 먹고 싶었지만 할머니는 어딜 여자가.. 라는 이유로 주지 않으셨구요.
중학생이 된 뒤로는 오빠의 폭력도 부쩍 늘었습니다. 성추행도 당했습니다. 강간 미수도 여러차례 있었네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쭉 당했으나.. 할머니는 니가 먼저 다리를 벌렸다며 되려 나에게 성을 냈습니다. 폭력도 맞을만한 짓을 해서 그랬다는 식으로 넘어 갔습니다. 어떻게 잘못을 해야 복부를 걷어차일 수 있는건지 묻고 싶었으나 할머니 왈, 내 어릴때만 해도 다 그렇게 자랐어..
용돈... 일주일 1만원. 왕복 차비하고 나면 남는게 없던 돈. 오빠가 받는 돈은 하루에 만 원. 애들과 놀러다닐 돈도 여유도 없어 점점 친구들과는 멀어지고, 덕분에 용돈을 올려달라 했으나 돌아오는 소리는 돈 없다.. 오빠에게 쓰는 돈의 반의 반의 반도 쓰지 않으셨으면서 매일 나에게 돈 없다 소리를 달고 다니셨던 할머니...
가정 폭력과 학교 폭력으로 심각한 우울증이 와서 자살시도를 해도, 집에선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자 돌아온 답은 "집에서 뜨신 밥 먹고 탱자탱자 노는 년이 왜 자살 시도를 해? 미친년." 이었지요.. 과연 오빠가 저랬어도 저런 반응이 나왔을까 생각해보면 눈물이 핑 돌았고..
이 모든 차별을 정당화 하는 말은 하나였습니다.
"내가 죽으면 니 오빠가 제사 지내줄거고 나 모시고 살것도 니 오빠지 니겠냐." 한마디.. 할머니의 반대로 인해 결국 고졸로 끝을 맺었으나.. 학력과는 상관없이 실력과 인맥으로만 모든 게 평가되는 업계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오빠는 전문대를 나와 하는 것 없이 탱자탱자 놀다가 집안의 성화에 못 이겨서 취직을 하다가 그만두고 취직을 하다가 그만두고.. 그러다가 나보다 어린 여자 하나 데려와서 결혼할거라고 한답니다.. 어차피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결혼 돈은 어디서 나올까 궁금 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알게 된 바로는 240만원의 내 월급중 150만원을 내가 결혼하면 주겠다 큰소리 치셔서 적금을 붓고 계셨는데..(90중 50은 할머니 아빠 용돈이었고, 40으로 점심값, 통신비, 교통비 다 감당..) 그거 깨셔서 오빠 집값 마련하셨다고... 그저 웃음만 나왔습니다.
이때도 나온 그놈의 제사 모시고 살기 타령... 이 때 처음으로 화를 냈더니 어디 어른에게 못 배워먹은 말투냐 하셨던 할머니... 당시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지금은 남편지만요. 아무튼 울면서 미안하다고, 결혼은 못할거 같다.. 헤어지자 했더니 깜짝 놀랐던 남편.
집안 사정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사정 시부모님도 황당해 하시더군요. 그리고 얼마나 힘들었냐, 괜찮다.. 위로 해주셨고.. 결국 염치없지만 지원금 받고 해서 방 한칸짜리 전세 마련했습니다..
그 뒤로도 보여주는 애정이 친족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은 어머님과 아버님 덕분에 늦게 나마 가족의 정을 알았고.. 만약 일을 못하게 되시면 꼭 모시고 싶다고 했지만.. 어머님은 웃으시며 괜찮다, 우리 여기서 더 늙으면 시골 내려갈거다. 하셨지요..
외동 아들 하나뿐인 집에 딸이 하나 생겨서 마냥 기쁘다던 어머님..
그렇게 살던 와중에.. 갑작스럽게 오빠한테 연락이 오더군요..
너 할머니한테 받은 거 갚으라고.. 받은 게 거의 없는데 뭔소린가 했더니.. 키우고 먹여준 거 갚으란다.. 모시고 살란 말이냐 따지니 어디서 목소리를 높히냐고 쌍심지를 켜던 오빠.. 손을 드는 모습에 겁먹는 날 보고 만족스러웠던지 그제서야 사정을 말하더군요.
니네 새언니가 할머니 모시기를 극구 반대한다며.. 어차피 니들이 돈을 더 많이 버니(남편이 월 450, 제가 300법니다. 둘 다 야근 토근 밥먹듯이 해요.) 니들이 모시고 살기에도 편하지 않겠냐는 궤변을 늘어놓던..
이걸 할머니한테 물었더니.. 지금까지 오빠가 날 모셔줄거니 차별은 정당하다 하시던 분이 오빠가 사정이 안 된다는데 어쩔 수 있냐.. 니들 집에 가야지.. 로 입장 바꾸시네요.
그동안 당한 차별 생각하면 억울하고 서럽고.. 모시기도 싫은데 모시기 싫다는 반응 계속 보이니까 이제 시댁을 욕합니다.. 시댁에 시집 잘못가서 애가 어른도 못 알아본다며...
그저 답답.. 연 끊고 싶은데 방법이 없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