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본 정말 예쁜 유학생 이야기
오렌지
|2015.07.02 17:16
조회 176,874 |추천 901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파리에서 만난 예쁜 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해요 ~저는 30대 후반의 중학교 2학년 아들과 6살짜리 예쁜 딸을 둔 엄마입니다...제 남편은 철도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고 아주 가끔 프랑스로 출장을 가곤 해요
이번에도 역시 남편의 2주짜리 출장이 잡혔는데, 큰 아이 시험기간과 겹치기는 하지만아이가 더 크면 더욱 기회가 없을것 같고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나가본 적이 없어서무리해서 남편과 함께 일정을 맞춰 가족이 다같이 프랑스로 여행을 오게 됐어요
남편은 매일 오후 3시면 일정이 끝나니 오전에는 아이들과 셋이 놀다가 남편이 돌아오면 함께 이곳저곳 구경하고 맛있는것 먹으러 가며 즐겁게 보내고 있었어요 ~여행 6일차인 이번주 월요일에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아이들을 데리고 제가 혼자 나갔죠...저는 영어도, 프랑스어도 잘 할줄 모르기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갈때면 항상 온 신경을곤두세우고 긴장하며 다녔어요 그날은 아들이 가고싶은곳이 있다고 하기에그곳을 가기로 결정하고,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들과 다닐때는 계속 택시로 이동할까 했는데 요금도 만만치않고 파리의 지하철이서울 못지않게 잘 되어있어 이동이 편리하여 계속 지하철을 이용했는데그날따라 작은 아이 몸상태가 조금 안좋은것이 화근이었던것 같아요
원래 아이가 알레르기성 비염이 심해 코피가 잘 나는 편인데 지하철을 타고 한참 이동중에코피가 또 철철 흐르고 놀란 아이는 막 소리내어 울기 시작하더라고요당연히 지하철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저희를 쳐다봤죠...저는 너무 당황해서 가방을 뒤져 휴지를꺼내려고 하는데 그날따라 또 휴지는 챙겨오지도 않고 물티슈만 있길래 이를 어쩌나 싶어그냥 아이 고개를 뒤로 젖혀 맨손으로 코를 막아주고 있는데
누가 저에게 휴지를 건네주길래 허겁지겁 휴지를 받아 급한대로 아이 코피를 막아주고감사하다 인사하려고 쳐다보니 참 말갛게 예쁘게도 생긴 한국인 여학생이었어요
딸아이 코피가 쉽게 지혈되지않자 남은 휴지와 본인 손수건까지 사용하라고 다 주었어요아이가 한 번 코피를 쏟기 시작하면 정말 겁이 날 정도로 많은 양을 쏟아내는데휴지를 건네받기전 지하철 바닥에 흘린 양이 꽤 많아서 일단 그걸 좀 닦아야겠다는 생각이들었어요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고 놀라고 그래서 제가 한 손으로 아이 코를 잡고 한 손으로 가방을 뒤지니 그 학생이 저보고"제가 막아주고 있을께요" 하며 아이를 품으로 가깝게 끌어안더라고요...
이미 아이 옷에 피가 꽤 묻어있고 그 여학생은 하얀색톤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많은 양의 코피가 흐르는 상황이라 분명히 아이를 안으면 옷에 묻을거라고 생각했을텐데...그렇게 행동하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도 선뜻 아이를 품어주니 갑자기 제가 울컥했어요사실 정말 남이 그렇게 하기 쉽지 않잖아요 내 아이도 아니고......
어디까지 가는 길이냐 묻길래 판테옹에 간다고 했더니 학교에 가는 길이었는데팡테옹이 학교와 바로 옆이니 그때까지 지혈이 안되면 내려서 같이 병원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저만큼이나 안절부절하며 아이를 안쓰럽게 생각해줬습니다..
무슨 정신으로 내려서 걸었는지 어쨌든 역에 도착했고 다행히 아이의 코피는멎었습니다. 요즘 파리가 정말 너무 더워서 다들 폭염이다 더워서 죽을수도 있겠다 그러는데어린 아이에게 너무 무리한 여행이었나 싶어요...
역에서 내려서 벤치에 잠깐 쉬고 있는데 그 여학생이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더니버블티와 쥬스를 사와서 아이들에게 주고, 딸아이가 쥬스를 먹는 내내 옆에서 송골송골 맺힌땀을 닦아주고 부채질 해주며 이제 괜찮냐고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그때서야 그 아가씨의 하얀 옷이 보이고, 얼룩 처럼 묻어있는 아이의 피가 보이는데....너무나 미안해서 얼굴을 들수가 없었어요 몇 번 이나 고맙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저에게괜찮다고. 요즘 파리 날씨가 너무 더워서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관광하기에는 너무 힘드니어디, 어디에 가면 좋다고 너무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말하는데 참 예쁘더라고요 ~우리 딸아이가 예쁘게 잘 자라서 저런 아가씨가 되었으면 좋겠다...싶을만큼요
고마운 마음도 컸고 동생 같기도 하고 조카 같기도 하고 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니소르본대학에 다니는 학생이었는데 이제 방학이라 곧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기에한국가면 뭘 제일 먼저 하고싶냐고 물었더니 "엄마 밥이 먹고싶어요" 하는데
그러고보니, 긴급한 상황에 너무나 침착하고 의연하게 대처해줬지만 아직 솜털 보송한어린 학생이더라고요..두 아이의 엄마라 그런지 참 또 엄마의 마음에서 짠해지면서비행기 타고도 열몇시간이나 걸리는 이 먼곳에서 얼마나 혼자 힘들고 견뎌내야하는 일이많았으면 그렇게도 침착했을까....? 싶어서 안쓰러워졌었네요
그래도 그 학생의 어머니는 참 기쁘실것같아요 인생의 가장 큰 복은 자식이라는데프랑스의 가장 명문대학교에 다니고 얼굴도 마음씨도 참 예쁜 딸을 둔 어머니가 자식농사를 아주 잘 지으신것 같아 부럽고, 저도 아이들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제가 뭐 해줄것이 없어서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난다길래 샌드위치와 타르트, 케이크와 커피 등쇼핑백 가득 담아 보냈는데 뭐라도 더 해줄걸 하고 아쉬운 마음이 계속 남네요이름은 전해 들었는데, 이곳에 남기기는 좀 그렇고..요즘 판에 우울한 글들만 많이 올라오던데이 글 보시고 다들 훈훈한 하루 보내시라고 남겨봅니다..
저는 그 학생보다 나이가 10살 이상 많을테지만 배울게 참 많은 너무나 예쁜 사람이었어요 진심으로 고맙습니다...남들에게 베푼 그 예쁜 마음과 손길 그대로 다 돌려받을거에요 행복하게 지금처럼 어여쁘게 잘 살길바래요 !
- 베플궁그미|2015.07.02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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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기엔 아주머니도 그 여학생분도 정말 예뻐요:)
- 베플미역줄기|2015.07.0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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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앜 뭔가 천사같다 훈훈해 저 여자랑 결혼하는 남자는 진짜 로또다
- 베플걱정되서|2015.07.0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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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날 때 머리 뒤로 젖히면 안되요. 고개를 숙여야 해요. 혹시라도 아이가 걱정되서 리플남겨요. 다음에 코피 날 때에는 고개를 젖히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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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후암|2015.07.03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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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쁜애는 X가지가 없다는 말은 다 옛말입니다. 요즘은 이쁜 사람이 마음도 예쁘고, 못생긴 사람이 마음도 삐뚫어졌죠. 이쁜 사람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