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일 다되어가는 커플입니다.
여자친구와 저는 22살이구요.
저는 그 전에 짧게 많이 만났었고, 여자친구는 중학교 때 사귄 이후로 연애 경험이 없었어요.
연애 시작 할 때 쯤인 작년 가을,
우리는 분명히 사귀지만 제가 크게 마음이 없어서 기본에 충실하지 않았어요.
많이 만나지도 않았고, 연락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여자친구는 많이 못 만나는 대신에 연락은 많이 해야 될 꺼 아니냐라는 잔소리 조금 할 뿐, 화를 내거나 헤어지잔 소리를 입 밖에 꺼낸 적이 한 번이 없었어요.
저는 여자친구가 연락에 대해선 쿨한가 보다 싶어서 반성 없이 그대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구요.
그러다 100일쯤에 여자친구가 저한테 연락이 너무 없어서 서운하다는 식으로 눈물을 보이면서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조금씩 조금씩 고치기 시작했어요.
롤 하다가도 답장하고, 친구들이랑 술 마실때도 꼬박꼬박 답장하도록 노력했어요.
이러다 보니까 오히려 제가 여자친구의 연락을 기다리고, 여자친구가 저를 좋아하는 것보다 제가
더 여자친구를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내가 잘하면 여자친구도 더 좋아해주겠지'싶어서
태어나서 해보지도 않았던 이벤트를 하는 등 여자친구한테 최대한 잘하려고 오만가지 노력은 다 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이 얘 왜이렇게 변했냐고 의아할 정도로요.
당시의 저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노력한 만큼 여자친구도 나를 더 좋아하고 표현해주겠지라고 내심 바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랬는지 저는 오히려 기대한만큼 돌아오지 않으면
너무 서운하고 속상했어요.
전에는 5분,10분만에 오던 연락이 이제는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어요.
자주는 아니었지만 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만에 답장이 올 때마다 짜증도 났고 얘가 이제 날 많이 좋아하지 않나?싶은 생각도 들기 시작했어요.
여자친구가 표현을 정말 못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랑받고 싶었어요.
그렇게 200일 쯤 무렵, 여자친구에게 다 털어 놓았어요.
나는 너한테 잘해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데, 정작 나는 사귀고 있다는 느낌이 들 지가 않는다
라구요.
여자친구는 제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몰랐다고,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나는, 니가 좀 더 표현해주고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어요.
그 이후로, 여자친구가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고 변화되는 게 눈에 보였어요.
표현도 더 자주하고, 날 위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준비하고.
저도 그만큼 노력했어요. 여자친구가 행복해지는 걸 보고 싶어서. 이렇게 누군가를 좋아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그렇게 행복하게 300일 언저리까지 잘 왔는데,
여자친구의 행동이 그 전으로 조금씩 변하는 걸 느꼈어요.
다시 답장이 조금씩 늦어지고,
표현이 점점 줄어들고,
무슨 말에도 웃고 좋아하던 여자친구는 반응이 시큰둥해지고,
서로 보고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그 말은
'장마'라는 이유로 헛소리가 되었네요.
어제 여자친구과 잡힌 약속때문에 그 전날부터 뭐 할지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잠 들었는데.
눈 떠보니 비라는 이유때문에 약속이 물거품이 되는 걸 보면서
불현듯, 전에 마음고생했던 제가 다시 생각나요.
내 삶엔 여자친구의 비중이 너무 큰데, 여자친구의 삶엔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고....
이런 사소한 거 하나에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여자친구의 맘이 식었나라는 생각부터 들어요.
다시 사랑받지 못하는 기분이고...
나는 여자친구가 우선순위인데,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제일 중요한 건 아니구나 싶구요..
이번에 해결한다고 해도 앞으로도 이런 문제로 저는 다시 마음고생을 할 것 같아요...
제가 애정결핍이 있는걸까요?
아니면 이렇게 오래 만났으니 당연하다고 여겨야 하는 걸까요?
조금씩 변해가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겁이 나서 글을 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