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운동 삼아 걷다보니 길거리에 명함크기 일수 광고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길바닥에 엄청 뿌려놨더군요. 호기심 삼아 몇 개 집어봤는데, 내용을 읽어보니 참 재미있었습니다. 참으로 아이디어가 좋더군요. ‘현주엄마 일수’ 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필요할 땐 꼭 한번 써보자 라면서 말이죠. 친근한 아줌마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지요. “급할 땐 택시도 타고 그러는 거지 머”라는 모 대부업체 광고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현주엄마 일수
필요할 땐 꼭 한번 써보자~
한 달간 무이자
[공식등록업체]
년 34.9%
대출금
100만
200만
300만
500만
1,000만
날 짜
102일
102일
102일
102일
102일
불입금
1만
2만
3만
5만
10만
010-5969-XXXX
100만원 빌려서 매일 만원씩 갚아서 102일만 갚으면 되니 참 쉽네요. 그렇지 않나요?
그럼 우린 투자자이니 계산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얼핏 보면 100만원 빌려서 102만원을 갚으면 되니까, 2% 짜리 대출 같이 느껴지네요. 그럼 1년으로 따지면 몇 %짜리 대출일까요?
(365일 ÷ 102일) × 2 = 7.1568
대략 1년으로 따지면 7.1568%짜리 대출인거 같네요. 사실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그것은 단리이자로 계산했을 경우의 이야기이구요. 일수는 복리이자입니다.
왜냐하면 이자를 1년에 한 번만 내는 것이 아니라 반년/분기/월/일 단위로 나누어서 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 보겠습니다.
1억 원을 연 7%짜리 예금에 가입하면, 1년 뒤에는 1억 700만원을 받습니다.
그럼 1억 원을 연 7%짜리로 대출하면 1년 뒤에 1억 700만원만 갚으면 될까요?
이자를 매달 내기 때문에 아닙니다. 1년으로 치면 대략 723만원을 갚아야 합니다.
23만원을 더 갚아야 합니다. 즉 7%짜리 대출이 실제로는 7.23%짜리 대출인거죠. 은행에서는 7%짜리 대출이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말입니다.
723만원은 아래와 같이 미래가치 구하는 공식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FV = PV(1+r/m)^nm 이므로,
FV = 1억 원(1+0.07/12)^(1×12) = 1억 원(1+0.005834)^12 = 1억 원 × 1.0723
= 1억 723만원
따라서 위 일수는 7.1568%짜리 대출이 아니라 대략 0.23%를 더해서 7.3868%짜리 대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100만원을 빌리고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돈을 제대로 갚지 못할 경우입니다. 년 34.9%라고 적혀있으니, 일수를 제 때 갚지 못하면 연체 이자(년 34.9%)를 물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년 34.9%는 그나마 정부에서 상한선으로 제한한 것이겠지만요.
어쨌든 이 아줌마에게 일수를 쓰면, 정상적으로 갚으면 7.3868%짜리 대출인거고, 정상적으로 갚지 못하면 34.9%짜리 대출이 되는 겁니다. 와우~ 언빌리버블~
이 아줌마가 돈이 많아서 자기 돈으로 일수장사를 하는 거라면, 이 일수를 써주면 아줌마는 대략 7.4% ~ 34.9%까지 수익을 낼 수 있겠네요.
우리나라 대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년 15% 전후이고, 가장 돈을 잘 번다는 워렌버핏의 수익률은 년 25% 전후입니다.
그런데 이 아줌마는 일수로만 최저 7.4%, 평균 21.15%, 최대 34.9%까지 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보다 훨씬 낫죠. 글치 않나요? 일 안하고도 돈만 빌려주고 워렌버핏 정도로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장사입니까? 길바닥에 그렇게 광고지를 뿌릴 만하죠? 무지해서 이 아줌마의 일수를 쓰게 되면 평생 빚 못 갚을 수 있습니다. 아줌마의 평생 노비가 되는 거죠. 마님~ 하면서 말이죠. ^^;
일수~ 절대 쓰지 마세요.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사채나 은행대출도 어지간하면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 출처 : http://cafe.daum.net/Risk-Based-Inv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