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20살된 아빠의 딸입니다.
아빠와는 초등학생때까지 정말 친하게 지낸거 같습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아빠를 싫어하는데 어떻게 아빠와 친하게 지냈었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는데, 제 위 2살 오빠가 아빠와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어린 마음에 저도 같이 잘 지냈었던거 같습니다.
아빠와 친하게 지낸건 맞지만 중1부터 조금씩 제가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기억나는 에피소들이 많습니다.
두서없이 써내려가도 이해해주세요..
우선 제가 자고 있을때 바지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던 일이 가장 상처를 크게 받았었던거 같습니다. 거실에서 자고 있다가 살짝 잠이 깼는데 아빠가 만지고 있더군요..
기억나는건 2번 입니다. 중학교 1학년때요..
그래도 그때는 막상 싫어하기 시작한 적은 없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빠니까 괜찮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제가 이 당시에 살았던 집 화장실 문이 나무고 그 위 쯤에 유리 달아 놓는 구멍이 있었는데 유리가 깨지고 나서 아빠가 거기에 시트지를 하나 붙여놨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빠가 그 시트지를 칼로 반을 가르는 겁니다.
그땐 아무 생각 없었죠,..
그러다 며칠 후 제가 샤워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그 구멍을 쳐다보니 아빠가 지켜보고 있었더라구요. 진짜 이건 제 인생 최대의 상처중의 하나 였습니다.....
제가 눈이 마주치니까 아빠가 당황한듯 웃으면서 바로 방으로 들어가더라구요..
이런 행적들을 엄마에게 말할까 말까하다가 6년이 지난 지금도 말하지 못했었습니다.
아빠가 엄마와 사이가 좋았다면, 제가 한번 말해볼까 했었는데 엄마 역시 이 후에 제가 적어드릴
일 때문에 아빠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정말 저와 오빠때문에 같이 사는게 맞다고 할 수 있어요.
형식적인 가족 관계가 맞는거 같아요..
그리고 저는 어렸을때부터 아빠한테 많이 맞았던 기억, 혼났던 기억, 상처 받았던 기억만 남아있습니다. 지금 딱 생각해보니 아빠와 같이해서 즐거웠던 일이 하나도 없는거 같아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걸 수도 있구요..
제가 엄마와 아빠의 사이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거는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입니다. 항상 엄마를 위협하고 때리고 언성 높이는걸 허다하게 봐왔으니까요. 화목했던 적이 없네요.
아빠가 술을 많이 먹는 편인데 아빠의 성격상 또 주위에 정말 친구 하나 없어요. 정말 한명도 없어요. 그래서 술을 항상 집에서 먹는데 그럴때마다 술 안주를 엄마에게 시킵니다. 엄마가 일을 나갔을때도 전화를 해서 빨리 안들어오냐고 신발 신발 거리고 강아지가, 개년이 신발년이 라는 말을 초등학생 둘 앞에서 서슴없이 했던거 같아요. 그리고 엄마가 와서 안주를 만들어요.
그리고 취하면 항상 시비를 거는 스타일입니다. 옆에 있는 누구한테든요.. 아무도 없으면
밖에 지나가는 행인, 밖에서 시끄러운 사람, 밖에 주차하던 사람. 짖는 개나 고양이 아무나 잡아서 싸웁니다. 그렇게 경찰서에 신고 당해서 경찰서가면 경찰들과 싸워 항상 벌금을 때려 받아옵니다.
이제 오빠와 저도 커가면서 학원비나 그런게 필요해질 시긴데 벌금으로 쓴돈만 지금 천만원은 훨 넘을 겁니다. 아빠가 저 당시에 월급 100만원 받으면서 공장직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축구조기회때 팔이 한번 부러지고 나서 였던거 같습니다. 여기저기 아프다는 핑계로 1년 가까이 쉬면서 집에 돈을 거덜내기 시작했던게요.. 어린 맘에 저때는 엄마한테 돈 달라고 고집 피우던게 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네요. 아빠가 1년 그렇게 쉬면서 저희는 기초수급자 가정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빠가 일자리를 잃고 슬슬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는데 일 나가는 곳마다 3일만에 일자리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시비를 걸어서 짤리든지, 일나가기 귀찮아서 안나가든지 해서 다시 쉬더라구요.
이 모습을 또 거의 1년 가까이 했던거 같습니다. 반 백수였죠.
기초수급자 가정의 아빠가 쉬고 있으니 나라에서 일자리를 하나 주더라구요.
나라 관련된 기관에서 사무 일을 보는거요. 하루 약 7시간 일하고 한달에 80만원 가까이 벌어왔습니다. 그런데 여기 제도에 약간 문제가 있었던게 나라에서 주는 일을 안하면 기초수급자 자격에서 탈락되어 지원을 받을 수 없더라구요? 그때부터 아빠는 이 핑계삼아 한달80만원 벌어오는 일을 계속 했습니다. 저희 네 가족의 한달 수입은 엄마와 합해서 180이였죠.
엄마는 또 서비스직을 다니는데 집에 돈이 너무 없으니 야간에 일을 나가려고 했어요. 투잡을 하려고 했었죠.. 그런데 또 이게 소득이 잡히면 기초수급자에서 탈락이 된다고 아무것도 못하고 그렇게 기초수급자라는 이름을 지금까지도 달고 있어요. 변하지 않았어요..하나도..
아빠는 그냥 한달에 200도 안되는 생활비 가지고 기초수급자 지원을 받으면서 편하게 살자 주의에요. 저와 오빠의 미래는 보지못했죠.
여기저기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몸 쓰는 일은 하기 싫대요.. 또 벌어오는 돈의 절반 이상은 아빠의 술 값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절반 나머지는 벌금이라고 보면 되겠죠.
불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희 집 벌금 나눠서 내고 있었어요 ㅎㅎ
아빠의 기본적인 인성...이라해야하나 그런 부분에 실망감이 하나하나 쌓이고 아빠로서의,또 어른으로서의 존경감이나 신뢰감은 하나도 안남았어요.
하고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10년 가까이 있었던 일을 하나의 글에 담으려니
말문이 턱 막히네요....
쓰면서 아빠를 싫어하는 제가 이상하게 보여지는게 아닌지 걱정도 되구요...
아, 이건 제일 큰 에피소든데 ....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고 고1때는 아빠를 그냥 평범하게 딱 적당하게 생각했던거 같습니다.
말도 몇 마디 했었던거 같구요.
같이 tv를 봤던게 기억나니까요...이때 보면서 같이 이벤트를 참여했었는데
그러다가 TV에서 제 이름으로 이벤트 경품이 당첨되었습니다. 1등이 되어 자동차 하나를 받았었습니다. 물론 자동차를 받으면 저희가 탈 형편이 안될걸 알기에 팔자고 같이 얘기 했었습니다.
아빠가 차 파는거까지 혼자서 다해왔는데...통장에 100만원이 남은겁니다...........
제 이름으로 받았는데 왜 아빠가 다쓰냐라는 생각이 아니라..저흰 자동차 판 돈으로 그 동안 못했던 평범한 가정 집을 흉내라도 내보려 엄마와 계획하고 있었던 중이였습니다....
아빠의 지출내역을 들어보니 100만원 가량 회식비를 썼더라구요...? 평소 친하지도 얼굴도 몰랐던 사람에게도.. 그리고 아빠 혼자 쇼핑을 또 100만원 가량 인터넷으로 하셨습니다. 아빠 옷,모자,신발 ...그냥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요... 혼자 돈이든 카드를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정말....로또도 이 당시에 하루에 5장 이상 꼴로 샀던거 같습니다. 상의도 없이 다 긁고 왔더라구요.
그래서 저 백만원 남은걸로 벌금 물었습니다.
그렇게 저 돈은 한달도 ...아니 2주도 안되서 동강 났어요.
이렇게 또 저는 어린 맘에 말문을 꾹 닫기 시작했어요.
기본적인 '다녀왔습니다.' '다녀오세요' '다녀오셨습니까' 는 다 하고
말만 안합니다...................
말문을 꾹 닫기 시작한것도 계기가 많았는데
지금 딱 하나 생각나네요.
제가 저 자동차 경품 사건 이후로 많이 삐져있는 모습을 보고 난 후
아침 6시만 되면 아빠가 일어나시는데 엄마를 깨워 아침 요리를 시킨 다음 쇼파에 앉아 제 뒷이야기를 하시는 겁니다..진짜 충격 먹었어요...,
딸래미라는년이....딸같지도 않은 년이.....저 아직도 자고 있는 저 년이..
이런 입에 주워 담지도 못할 주어를 달고서요.
근데 여기서 더 화났던건 엄마는 일을 마치고 오시면 밤 12시쯤 되서..아빠 반찬 해줄거 맨날 하고 잔다고 새벽 2-3시에 주무십니다. 그런데 아빠는 일을 빨리 마치고 오기떄문에 집에 계시다가 11시쯤만 되면 자러 들어가십니다..생활 패턴의 차인데 엄마보고 가정에 관심이 없다며 일어나라고 하시며 6시에 깨우죠.
아침마다 하십니다. 요새도 방학하고 집에 들어와있는데 맨날 하십니다..
지금 기억나는 하나는 아빠가 자기도 아빠 구실하는데 딸년이 딸구실을 안한다였습니다. 뭔 얘기인지 저도 들었는데 용돈을 가끔 3개월에 한번씩 만원 주셨는데 그게 아빠 구실이였답니다. 돈을 자주 줬다 안줬다 문제가 아니고 기본적인 아빠 행동이 아닌 돈을 준다는거에 초점을 두는게 좀 이해가 안갔는데 제가 또 그런 돈 받을때만 아빠 취급 잠시하는게 기분 더럽다는 내용이였ㅇㅓ요.
전 항상 어디나가기 전 현관 앞에서 주길래 받고 다녀오겠습니다 말하는거 밖에 없는데..
아..저희 윗집이 조금 시끄러운 편인데 아빠가 그걸 정말 못참아요.
아빠가 집에 있을때 윗집이 조금만 시끄러우면 제가 다 걱정됩니다.....
윗집에서 아기가 쿵쿵거린다거나 망치질을 하면 보통 다들 윗집에 긴 막대기로 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정말 귀여운 정도라고 생각했ㅇㅓ요.
아빠는 바로 현관 문열고 "닥쳐 신발련아!!!!!!! 온 동네가 다 시끄러워!!!!!" 를 외치시녀 씩씩 거립니다.
윗집 문제로 아빠가 시청에 신고를 했는데 다들 담당부서가 아니라며 전화를 몇번 전환 했나봅니다. 아빠가거기서 화나서 동사무소 여직원에게 또 욕을 하시더라구요.....
또 벌금 맞을까봐 조마조마 했는데 잘 넘어갔습니다.
10년 가까이의 일을 한 글에 담으려니 머리가 많이 안돌아가네요.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글로 쓰자니 많이 부족하지만..오늘의 글을 여기서 끝내야 할거같아요.
제가 이 글을 쓴 목적은 동상이몽을 보고나서 입니다.
아빠의 행동들이 고민이라며 나온 학생들을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너무 좋은 아빠를 뒀다는 생각도 매번하고..제가 거기 나가면 저희 아빠는 어떨까는 생각도 하면서 여기에 올려봐요. 하지만, 저는 그 방송의 취지가 서로 속마음을 보며 화해하는 것이라서..저는 그 취지에 안맞다 생각했어요. 화해하고 싶지 않거든요.
그러다가 문득 제가 아빠를 언제부터 미워하게 되었는지, 이렇게 미워하는걸 남이보면 어떻게 생각할지.. 그러다가 써봤습니다..
읽어주신 분들은 감사합니다.. 그냥 어디다 이야기 하지 못한걸 익명의 힘을 빌려 속 다 털어놓고 보니 조금 화가 가라앉기도 합니다...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