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하다가 건강이 악화되어서 그만둔 김에 저도 일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적어보려고 해요!
주저리 주저리 하소연하듯 쓴거라 좀 길 수도 있어요 ㅠ 이해 부탁드립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갈게요!
#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부터 지금까지 거의 3년이 넘는 시간동안 서비스 직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온 사람임, 그러다가 인연이 닿았던 곳에서 잠시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지만 어쨋던
그만두기 전 까지는 정말이지 암 걸릴것 같은 매일을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살아왔었음 ㅇㅇ.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뭐든 지가 제일 잘난줄 알고 가정교육을 밥말아 먹은 것들이 세상엔 많음.
한 번은 한강이 그다지 먼곳에 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패스트 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음.
한강이 근처인데다가 건물마다 갖가지 화려한 경력들을 내건 학원들이 두 세개씩은 있는 그런
동네라 집값이 좀 있었던 곳 이었음.
매장이 그렇게 바쁘지도 않고 매출도 그냥저냥 나쁘지 않은 곳이라 처음에는 몰랐었음.
그 동네가 그렇게 골때리는 진상들이 많은 동네라는 걸;;;;;;;
아침이나 낮에는 아줌마들이 주로 애들 학교 보내놓고 만남의 광장에 모이듯 모이는데, 한 잔에
천원하는 저렴한 커피를 다섯, 여섯 명이서 3잔 정도를 평균적으로 시킴.
그러면서 혼자먹기는 많으니 나눠먹을 수 있도록 종이컵을 달라고 요구함.
따로 종이컵이 나갈 수 없다고 죄송하다고 하면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서비스 직에서 일하면서
서비스 정신이 결여되어 있네를 운운하며 오분에 한 번 꼴로 카운터로 와 커피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기 시작함. 너무 진하네, 왜 뜨거운 물은 따로 준비하지 못하느냐, 나눠먹게 종이컵을 달라,
먹다보니 적으니 리필을 해달라 등등.
고작 천 원짜리 싸구려 커피에 무슨 전문 커피숍에서 바리스타들이 손수 로스팅하여 갈아낸뒤
가장 맛있는 상태로 우려낸 최고급 아라비카 원두커피 급을 바람.
그러면서 너하고는 얘기가 안되니 매니저를 부르라는 둥 사장을 부르라는 둥 내가 본사에 말만
한 마디 하면 너같은 알바를 바로 자를 수 있다는 둥 말하며 결국은 매니저님이나 점장님을 소환
사이드 메뉴를 서비스로 얻어감. 우리 남편이, 우리 아들이, 등등 나 잘났고 나 잘산다는 얘기를
매장 떠나가라 떠드는 분들이 거의 매일 아침에 하는 일과임 이게.
엄마들이 이러는데 그 아래에 큰 애들이 멀쩡할리가 없음. 가끔가다가 좀 제정신인 애들이 오면
격한 감동과 함께 그 애들 얼굴을 다 기억할 정도로 애들도 개념이 없음.
열에 아홉은 돈, 내지는 카드를 받기 위해 손을 내미는 우리의 손을 한번 흘끗 보고 무슨 더러운
오물이라도 되는 냥 카운터에 자기 부모님 한테 받은 카드나 현금을 던짐.
가끔 그게 카운터 너머 바닥에 떨어져서 우리가 주우면 키득거리는 것들이 있을 정도니 말 다함.
꾹 참고 거스름 돈을 건내주거나 카드를 건내주면 탁! 하고 낚아채감. 아니, 내가 못줄거 줌??
근데 이게 하루하루 계속되니까 완전 열이 받는 거임 ㅡㅡ
하루하루 해탈의 경지에 가고 있던 나 조차도 순간적으로 욱할 정도인데 당시에 처음으로 알바를
시작한 아이들이 이런 상황에 스트레스를 안 받을리 없었음.
하루는 출근하려고 준비하는데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음. 잘릴 땐 잘리더라도 소심한 패기
한 번 쯤은 부려보고 잘려보자고. 그래서 그날부터 무조건 내가 출근한 시간대에는 내가
카운터를 봤음. 나는 만만하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위해 평소엔 안하던 화장도 다 했음.
애들이 돈 던지고 카드 던지면 무조건 기다림. 애들이 왜 계산을 안해주냐고 하면 카운터에 던진
카드나 현금을 가리키고 오른손을 내밈. 걍 말 없이 내밀고 거기에 얌전히 올려줄 때까지 절대로
계산 안해줬음. 이건 정말 한가한 매장인데다가 매니저님이랑 점장님이 쿨해서 가능했던 일임.
심지어 난 모가지 날아갈 각오도 하고 있었던 터라 두려울 것 따위 없었음 ㅋㅋㅋㅋㅋ
그 뒤로도 한 동안 안하던 화장을 해가며 몇 번 반복하니 던지는 일이 기적같이 줄긴 했음.
내가 카운터 안보면 던지다가 걸린 애들도 많긴 했는데 그러다가 내가 카운터에 등장하면 다시
슬쩍 주워서 줬음. 맨날 오는 녀석들이 그녀석들이 그녀석들이라 아무래도 소문이 퍼졌나봄;;;
음, 얘기는 길어졌고 뭐라고 마무리를 해야할지 모르겠는데 무튼 그랬던 일도 있었음.
결론은 어디가서 제발 십원짜리 인성 드러내지 말고 모두가 배려하면서 좋게 좋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거고. 오늘도 또 앞으로도 서비스 직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내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