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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주말은 잘 보내셨는지 또 좋은 아침 시작하셨는지 궁금해 집니다.
이렇게 본문에 긴 글을 쓰게되는 일이 이젠 없을줄 알았는데. 그래도 꼭 전해드리고 싶은 일이 있어서 오랜만에 긴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주말의 일을 이야기 해 드리겠습니다.
토요일 저녁에 부모님과의 식사자리에 가게되었습니다. 명절에 갔을때 저희 아버지께서 시골집으로 내려가기 전에 더 자주 좀 보고 밥 한번 더 먹자고 하셨기도 했고. 애인도 워낙 저희 부모님과 스스럼 없이 지냈기 때문에. 평소처럼 자리에 나가 즐겁게 식사를 했습니다. 간만에 부모님께 비싼밥도 얻어 먹고. 근교로 바람도 쐬고 즐거웠습니다. 근데 저희 엄마가 오랜만에 ㅇㅇ이 집에좀 가보자고 하시면서. 반찬 줄것도 있고 둘이 어떻게 사는지도 오랜만에 좀 챙겨야 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럼 맥주도 사 가서 같이 드시자고 하면서. 그때까지만 해도 즐거웠습니다.
근데 엄마가 집에 들어서시자 마자 눈시울이 빨게 지시더라고요. 그리고 아버지랑 눈빛을 뭔가 주고받는것 같아서.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애인도 뭔가 느낌이 이상했는지 눈치를 보더라고요. 제가 왠지 좀 쎄한 기분이 들어서 애인한테. 슈퍼에 다녀오라고 했는데 아버지가 그러지 말고 둘다 앉아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때부터 아 망했다 이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고 초조해 지더라고요.
혼내는거 아니고 그냥 확인해보고 싶었던게 있었다고 하시면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너희 엄마가 지난번에 나에게 이런 이야길 하더라. 자식 하나정도는 마음대로 살게 하는것 어떻겠냐고. 큰애는 장가 보내지 말자고 하셨다면서 이야길 하시더라고요. 근데 그 이야기 끝에 엄마가 우셨고 우시면서 결국은 저랑 애인과의 사이에 대해 혼자 고민하셨던걸 털어 놓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무례하다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확인 하고싶었다고 하시더라고요. 확인하고 뭘 어쩌자고 하는것도 아니고. 부모니까 자식이 어떤지 정도는 확실히 알고 있어야 될 것 같아서 묻는거라고. 혼내는것도 아니고 나쁜말 하려는 것도 아니니까 걱정 말라고 하시는데. 이미 그때부터 다 울음바다였습니다.
엄마도 계속 울고계셨고. 애인도 엄마 우시는것 보자마자 계속 같이 울고있고. 저는 그 잠시동안 어떻게 이 상황을 모면해야되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아버지랑 눈이 마주쳤는데. 그냥 그때부터 저도 눈물이 나더라고요. 사실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 들으면서도 아니라고 오해하신거라고 하려 했는데. 그건 두분께도 그리고 애인한테도 더 잘못하는 일이라는 생각도 들고. 언제가 되었든 알게 되실거라면. 그냥 솔직하게 말씀 드리자 라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차마 그렇다는 말 보다는. 엄만 어떻게 아시게 된거냐는 말부터 나오더라고요.
엄마는 계속 우시다가 저를 보시더니 애써 웃어주시면서. 부모는 그런거라고. 내자식 표정만 봐도 목소리만 봐도 다 아는거라고 하시면서. 그동안 ㅇㅇ이에 대한 제 모든 행동과 말에 혼자 많이 고민하고 의심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내가 내 자식을 의심한다는 사실이 스스로 참 실망스러워서 몇번이나 저에게 직접 말을 하려고 했었는데. 용기가 나질 않으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더니 제 옆에서 울고만 있던 애인을 보면서 ㅇㅇ이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놀래고 애인도 놀랬는데. 엄마가 곧 하시는 말씀이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서 스스로 많이 부정했다고. 아닐거라고 생각도 해보고 ㅇㅇ이 탓도 해보고. 혼자 마음으로 많이 죄 지었다고.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생각을 차분히 해보니 사람 마음이 어떻게 마음대로 되는것도 아니고. 어린나이도 아닌데 둘이 언제부터였을까 생각해 보니까 이미 되돌릴수도 없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한편으로는 어디 말도 못하고 둘이 그동안 얼마나 마음고생했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도 애인도 죄인처럼 듣기만 하고 정말 아무말도 못하겠더라고요. 아버지가 왜 그러고 있냐고. 잘못한것도 죄지은것도 없다고. 고개 들고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애인한테 ㅇㅇ아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고요. 자기가 자식교육 잘못시켜서 ㅇㅇ이같이 착하고 좋은아이 앞길을 주저앉힌거 같아서. 내내 마음이 안좋고 미안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두분 다 생각 하시길 애인이 먼저가 아니라 제가 먼저 시작을 했다고 생각 하시는거 같더라고요. 그나마 그게 다행이라고 그 순간에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두분다 ㅇㅇ이 그만 울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버지가 우리는 옛날 사람이라. 전부 다 이해할수는 없지만 원래 애초부터 부모자식 사이는 이해관계가 아니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바라는 것도 없고 또 원하는 것도 없다고. 니들이 그렇게 고개 숙이고 힘들어 하고 떳떳하지 못하게 사는게 더 불효라고 생각을 할거라고 하시면서. 한가지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알게 모르게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크다고 하시더라고요. 부모님은 괜히 부모님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저도 그날 다 크고 나서는 참 오랜만에 부모님 앞에서. 실컷 울었던거 같습니다.
엄마도 아버지도. 제 걱정 보다는 제 애인을 더 걱정하시는듯 하셨고. 또 많이 애인에게 미안해 하시더라고요. 저는 제가 먼저 시작한걸로 알고 계신게 다행이라고 생각 했는데. 애인은 그것 때문에도 마음이 불편하고 죄송해서 더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버지가 애인한테. ㅇㅇ이가 우리 막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씀 하시면서. 많이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들이지만 우리를 부모로 생각하고. 앞으로는 진짜 가족이 되어서 지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어떤 인정의 말 보다 더 큰 위로고 또 격려고 또 감사고. 그냥 저도 그 순간에는 눈물이 진짜 주체 할수가 없더라고요. 애인은 그날 말도 한마디도 못하고 내내 끄덕거리면서 울기만 했고. 저도 감히 뭐라고 말을 드릴수가 없어서. 부모님 가시고 나중에서야 고맙고 죄송하다고 그것도 문자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각자 진정이 다 되고나서 조용히 통장 하나를 건네주시더라고요. 명절에 제가 지나가는 말로 시골로 두분 옮기시면. 애인이랑 둘이 같이 살거라는 이야길 들으시고 진작부터 제 몫으로 남겨뒀던 걸 많지는 않지만 받아서 보태라고 하시면서 주시는데. 그때도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일단 토요일엔 그렇게 그냥 받고 또 이야기도 대충 정리 하고. 엄마가 애인이 너무 우니까 걱정도 되시고 하시니까. 자리를 비켜주려고 하셨는지 금방 또 집에 가신다고 하시더라고요. 더 있다 가시라고 술도 한잔 하시자고 해도 그냥 오늘은 이정도로 하자고. 애인 더 울면 저러다 병날거 같다고 얼른 쉬라고 하시면서 가셨어요.
부모님 가시는길을 배웅하면서. 한참을 발길이 떨어지질 않더라고요. 저랑 애인을 믿어주시는 것 같은 기분에 좋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두분 또한 그동안 얼마나 많이 마음이 아프셨을지 속상하셨을지 고민하셨을지 생각을 하니까. 진짜 너무 불효스럽고 마음이 괴롭더라고요. 이런 상황에서도 섣불리 말하지 않고. 그날도 저같으면 한시라도 빨리 물어볼 텐데 부모님은. 저희 밥이라도 제대로 먹이려고 그때까지도 모른척 웃어주셨을거 생각하니까. 저도 자꾸 눈물이 나더라고요. 집에 들어와서 각자 멍하니 앉아서 진정을 좀 시켰는데. 그러다 또 눈이 마주쳐서 둘이 끌어안고 진짜 많이 울었습니다.
같이 울면서 든 생각이. 절망적이기도 하고 희망적이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두가지 마음이 섞여서 저도 실컷 울어버리고. 애인을 달래야 겠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렇게 밤 늦게까지 울다가 세수하고 잤는데. 결국 그날 새벽에 애인은 속도 다 게워내고. 일요일 낮까지 좀 앓다 일어났습니다. 마음이 괴로우면 꼭 몸부터 반응을 하더라고요.
일요일에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배달을 시키고. 기다리는데 냉장고 정리를 하던 애인이 또 우는것 같길래 가서 보니까. 엄마가 챙겨주신 반찬을 보고 또 혼자 좀 울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반찬은 없고 죄다 애인이 좋아하고 잘 먹던 반찬들만 챙겨 주셨더라고요. 부모님 은혜를 어떻게 갚을수가 있을까 생각을 해보면. 죽어서도 갚을수가 없겠다 싶을 정도로 참 크더라고요. 점심을 먹으면서 애인이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 먹고 오자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렇게 가신게 마음에 걸렸고 오늘 분명 마음 안좋게 계실거 같기도 해서 그러자고 했는데. 애인이 받은 통장도 챙기라고 하더라고요.
이미 너무 큰 불효를 했는데. 우리 힘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그건 그냥 부모님 몫으로 다시 돌려 드리자고 하는데. 그 마음이 고맙고 이뻐서 그러자고 하고. 챙겨서 저녁에 부모님 댁으로 갔습니다. 그 전날 울고 불고 했던거는 없던 일이라는 식으로 까불면서 들어가서. 밥 달라고 보채면서 평소처럼 대했더니. 두분 다 마음 놓으시는거 같더라고요. 저랑 아버지랑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가. 아버지께 조용히 돌려 드리면서. ㅇㅇ이가 죄송해서 못 받겠다고 하더라고요. 이거는 나중에 저희가 정말 힘들때 말씀 드릴테니. 마음만 받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더니 좀 서운해 하시면서도. 그래 나도 처음 엄마랑 시작할때 내 힘으로 하고싶었다고 그 마음 알것 같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나중에 힘든일 있을때 언제든지 말 하라고 하시고 다시 받으시더라고요.
엄마랑 애인이랑은 또 무슨 이야길 하는지. 주방에서 좀 서로 울고 그러다가 아버지가 왜 또 애를 울리냐고 엄마한테 농담을 하셔서. 기분좋게 웃고 저녁 잘 먹고 놀다가 와서 바로 자는 바람에 어젠 들리지도 못하고. 댓글 답도 제대로 못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주말에 부모님과의 일을 겪고 울고 하면서 든 첫번째 생각은. 사람이 기도하고 마음으로 빌어주는 일들에 대한 힘이 정말 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도 부모님 심정을 제가 감히 가늠이나마 하겠냐만. 그 마음이 슬프고 감사한건 끝도 없습니다. 그래도 저희에겐 가장 큰 산을 넘은 일이 되었고. 그 산을 넘었기에 다시 웃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요. 또 그만큼 다시 행복을 느끼게 되는거라고 생각 하거든요.
근데 그걸 저희 힘으로가 아닌 여러분이 늘 저희에게.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라고 빌어주신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무사히 산을 넘을수 있던것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말의 힘. 그리고 생각의 힘. 넘치게 받는것도 모자라. 토요일 밤 그 순간 까지도 함께 해주셨다고 생각을 해 보니. 누군가가 우리는 모르는 곳에서 우리의 행복을 또 그 시간에도. 빌어 주셨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많이 눈물이 났던거 같습니다.
지금도 생각을 하다보면. 어떻게 다 갚아야 하는지. 부모님께도 그리고 여러분 께 받은 모든 것들도. 다 어떻게 갚아가며 살아야 하는지 답이 나오질 않지만. 저와 제 애인 둘다. 열심히 살고 많이 웃고. 행복한 기운을 드리는 걸로 조금이나마 보답이 될까 싶습니다. 열심히 사는것 그것밖엔 아무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도 매순간 매일 숨쉬는 순간마다. 여러분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되겠습니다.
많이 울었었고 많이 마음이 아팠지만. 어찌되었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전해드리는 일이니. 걱정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글이 조금이나마 월요일 시작에 힘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좋은 일이 있는 한주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말씀 드려도 부족하고 또 표현 안될만큼. 감사합니다. 죽을만큼 감사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2015. 10.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