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3살입니다
선생님이 되고 싶어 사범대를 꿈꿨으나 공부를 워낙 못했던 저는 사수 끝에 올해 손꼽히는 대학 사범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1학기 때는 사수를 했다는 자격지심에 좀 부끄럽기도 하고 선배들도 거의 동갑 내지는 한두살 어린 나이들이 대부분이라 어떻게 대해야될 지 모르겠어서 과 생활을 거의 안하고 지냈습니다
선배들도 이해를 해줘서 큰 문제는 없었구요
그러나 2학기때는 마음을 고쳐 먹고 과 생활도 열심히 하자는 마음으로 9월 초에 개강총회를 가게 되었는데 눈에 익은 선배가 있는 것입니다
처음엔 화장을 해서 잠깐 멈칫했는데 계속 보니까 제 고등학교 친구였습니다
고1 그러니까 약 6년 전 친구인거죠
친한 편은 아니었으나 인사 정도는 주고 받는 데면데면한 정도?
가끔 밥도 같이 먹는 사이였고 고1때만 보고 그 이후로는 거의 연락도 안하고 지낸 친구였지만
학교 생활이 적응이 안되던 저에게 한 줄기 햇살처럼 너무 반가워서 가서 혹시 내가 아는 그 사람 아니냐고 확인했더니 맞다고 해서 반갑다고 난 그때 너랑 같은 반이었던 애라고 기억하냐고 호들갑좀 떨었더니 떨떠름하게 그러냐고....
생각보다 반갑게 굴지 않아서 좀 실망을 했지만 그냥 어영부영 넘어가고 가끔 학교에서 걔 볼 때마다 가서 궁금한 것들 물어보고 밥도 같이 먹자고 너스레도 떨고 그랬더니 걔가 오늘 저를 따로 부르는 겁니다
저보고 다짜고짜 너랑 나는 고1때 친구인 건 알겠는데 지금 6년이나 지났고 그동안 연락도 안했는데 같은 반이란 이유로 좀 네가 그러는 게 맘에 안든다..우린 이제 선후배로 지냈으면 좋겠다고 그러니 머리 굽혀 인사하는 것까진 안바래도 말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는 겁니다
너무 서운해서 나는 너랑 친구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선후배 관계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따졌더니 친구가 뭔데? 그냥 나이 같은 거? 그때 같은 반이 됐단 이유로 평생 친구로 지내란 법은 없잖아. 연락도 한번도 안한 주제에. 그리고 지금 대학교도 학교인 만큼 작은 사회고 너랑 나는 친구가 아닌 선후배로 만난거다 그리고 차이도 정도껏 나야지 1학년이 4학년한테 반말하고 그러는거 남들 보기에도 그렇다 이런 식으로 말하고 쌩하니 지나가버렸습니다
물론 저것보다 많이 얘기했는데 지금 이정도밖에 생각이 안나네요
아무튼 너무 서운해서 집에 와서 괜히 울고 명절을 앞두고 있는데 진짜 기분도 안좋네요..
제가 저 친구한테 존댓말을 쓰는 게 맞다고 봅니까? 판을 아예 복사해서 보여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