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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멋진 선생님

금별 |2015.10.04 14:59
조회 16,437 |추천 115

(글쓸때 편함을 위해서 반말로 쓸게요)

안녕. 나는 올해로 스무살 여자야.
나 고등학생때 날 살려준거나 다름없는 진짜 멋진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 얘기를 풀어보려해.

때는 고등학교 2학년 초반. 우리반 담임은 남자선생님이셨어.
전근오신지 얼마 안되신 분이셨고 나이도 20대 중후반이라
꽤나 젊으셨지. 과목은 수학.

나는 그때 굉장히 힘든시간을 보내고있었어. 반에서 따돌림당하고있었거든. 1학년때부터 줄곧 날 의도적으로 따돌리던애가 하필 2학년때도 같은반이 되는 바람에
왕따에서 벗어나지못했어. 아니..은따가 더 정확하겠다.
직접 폭력을 휘두른다던지 대놓고 따돌리는게 아니라
은근히 따돌리는거 있잖아. 근데 그게 더 괴롭더라구.
수학여행이나 소풍 혹은 체육시간처럼 짝지어야하는 일이면
늘 나를 피하는 애들때문에 정말 싫었어. 당한사람은 알걸.

주도자인 애들 몇몇이 싫은티를 내는것보다 더 미웠던건
그런 날 눈길도 주지않고 오히려 덩달아 싫어하고 피하는 다른애들이었어. 이유도 없이.

죽고싶을때도 무수히 많았고 자해도 여러번 했지만
그래도 살고는 싶더라. 그래서 빈공책 하나에 간접적으로
일기비슷하게 글을 한두줄 적으면 한마디씩 적어놨어
그거 보면서 힘내고 스스로 위로했지. 조금은 낫더라.

그러다 언제 숙제때문에 수학 필기공책을 냈던 날이 있었는데
필기공책이랑 글썼던공책이랑 무늬가 같아서 실수로 글썼던공책을 낸거야. 그래서 그걸 담임선생님이 봤나봐.

그 글들이 막 내가 당한걸 적고 그런게 아니라 '자살 거꾸로하면 살자' '은따 - 은하수따라서' 이런식으로 적어놓은건데 그걸 보고 내가 힘든상황이란걸 눈치챈것같아.

그날 종례하고 선생님이 줄거있다고 보건실로 오라고하더라고.
교무실도아니고 보건실로 오라는건 뭐지 싶었는데 아마 조용히 얘기할곳을 생각한게 보건실이었나봐.

딱 가니까 보건선생님 나오더라. 무튼 들어가니까 담임선생님 혼자계셨어. 나 들어가니까 딱 안아주시면서
등을 토닥토닥 해주시더라 괜찮아 다 괜찮아 힘내지않아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아 ㅇㅇ아 다 괜찮아 하시는데
진짜 눈물이 울컥 쏟아지더라. 아빤 식물인간이라 누워계시고 엄마는 혼자 돈벌어오시느라 바빠서 난 늘 외로웠거든 한번도 위로받은적도 없고 위로해줄사람도 없었는데 그런 날 안아주고 다 괜찮다해주니까 그렇게 감사할수가없더라.

그렇게 울고나서 한참동안 고민했어 이걸 말해야할까
그냥 참을까. 근데 또 그 한참을 묵묵히 기다려주시더라
말이 한참이지 거의 30분넘게 고민했어.

그렇게 고민해보니까 이 선생님한테는 말해야 후회하지않을것같다는 확신이 들어서 좀 횡설수설했지만
그동안 힘들었던거 다 털어놨어. 들어주시면서 계속 시선맞춰주시더라. 다 털어놓으니까 속이시원하더라.

그러고나서 바로 다음시간이 수학이었는데 질문하는애들이 몇몇있었어. 그래서 옆에서 풀이 도와주시는데 다른애들 다 해주면서 딱한명은 안해주더라고. 못들은척하고.
일주일동안 수업할때마다 꼭 한명씩 못들은척 안해주더라.

근데 그 다음주 월요일날 조례할때 담임선생님이 그러시더라
내가 수업할때 일부러 대답안하고 안가르쳐준애들 다 일어서보라고. 그래서 대여섯명이 일어났는데 걔네한테 그러더라. 내가 너희 소외시켰을때 기분이 어땠냐고.
막 별로였어요 싫었어요 이럴줄알았는데 하나같이 입꾹다물더라. 그리고 선생님이 그러더라. 너희들이 반친구 한명한테 단체로 했던 행동이었단걸 스스로 알기때문에 아무말못하는거라고 생각한다고. 직접 느껴보니까 알겠지
그 친구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나는 너희가 몰랐기때문에 그랬을거라고 생각한다고 이제 알았으니까 너희가 어떻게할지 지켜보겠다고. 그러고선 조례끝나고 나가시더라.

난 그래도 애들이 여전히 날 싫어할줄알았거든. 근데 선생님이 소외시켰던 애들은 다 나한테 사과하더라. 미안하다고 몰랐다고. 위에말했던 의도적으로 따돌린애들은 사과는없었지만 그날이후에 일절 나 안건들였고 몇몇애들은 다가와주더라고. 내가 제일 싫었던 체육도 짝해주고 급식도 같이 먹어주고. 성격도 점점 밝아지고 3학년땐 친구도생겼어.

난 그 선생님이 아니셨다면 지금 어떤모습으로 지냈을까 새삼 궁금해. 어쩌면 고등학교를 마치지못했을수도있고 여전히 어두운성격을 지니고있었을지도...정말 감사해요 선생님!

추천수115
반대수4
베플ㅎㅎ|2015.10.06 08:46
선생님이 아직 초임이라 그렇게 신경 써 주셨을 거에요. 그 열정을 잊지 않으시도록 선생님 덕분에 잘 살고 있다, 감사하다 이렇게 표현을 해주시고 스승의날이나 아니면 다른 날이라도 정기적으로 안부 전해주세요~ 선생님들은 오랜 제자가 연락하는걸 정말 기분 좋아 하시더라구요ㅎㅎ
베플ㅇㅇ|2015.10.06 09:03
내가볼때 저 선생님도 멋지지만 저렇게 하면 오히려 더 열받아서 괴롭히고 역효과 날수있는데 와서 사과했다는 친구들도 멋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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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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