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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 온 황당한 손님..

화이팅 |2015.10.10 02:44
조회 81,231 |추천 356
관악구에서 작은 동네 빵집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딸입니다.

빵집을 하면서 정말 별의별 손님 다 겪어봤지만
어제 아침 너무 어이없고 억울한 일을 겪어 글을 씁니다.

저희 빵집은 동네에 있는 아주 작고 저렴한 빵집입니다.
요즘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많이 생겨 주변 빵집들은 거의 다 문을 닫고 7년째 버티고 있는 터줏대감이지요..
하지만 1년 전, 열걸음정도 떨어진 바로 앞에 프랜차이즈 빵집이 마주보고 생겨 죽을만큼 속상하고 맘고생을 했지요..
(저희 가게에서 그 가게 빵 가격표까지 보일만큼 가깝고 마주보고 있어서 참..)
이건 장사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시리라 생각됩니다.
전 참 상도덕도 없다고 속상해했지만 어머님은 그 스트레스 다 품어가시며 단골손님들의 힘을 받아 장사를 꾸준히 하고있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어제 아침, 처음보는 할아버님 한분께서 찾아와 저희 빵집에서 산 고로케에 비닐이 들어 있었다며 병원비를 내놓으라는 겁니다.
고로케를 만드는 새벽시간에는 비닐에 포장된 재료를 사용하는 빵을 만들지않아 의아했지만 최대한 공손하게 비닐을 보여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할아버님께서 당당하게 보여주신건 비닐도 아닌 양파..
어머니와 제빵사님도 양파라고 설명드렸지만 할아버님께서는 빵에 있는 비닐이 이에 껴서 구토가 나 토하려고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손과 허리를 다쳤다며 병원비를 내놓으라고 큰소리를 치셨고 계속 양파라고 설명드렸지만 아침부터 내가 크게 문제한번 일으켜보냐고 소리치시며 재료가 없으면 만들지나 말지 왜 사람이 못먹을걸 넣냐고 떼를 쓰셨습니다.
자기는 xx병원에 다녀왔으니 확인해보라고..
동네 병원이였습니다. 저희도 아는 병원..

바로 확인해보고 드렸어야했는데 어머니는 아침부터 그러시니 좋은게 좋은거라고 일단 병원비를 드렸답니다..

저희 빵집은 만들어진 냉동생지를 쓰지않고 하나하나 밀가루 반죽을 쳐서 만드는 수제 빵집이라 거짓말 하나없이 이른새벽부터 오후 4시까지 점심먹을 때 빼곤 앉지도 못하고 서서 바쁘게 일합니다..
바쁜 시간 끝나고 병원에 전화해 확인해보니 그런 환자 온적없답니다..

하.. 돈도 돈이지만.. 한순간에 떨어진 이미지..
그 힘들게 일해왔는데 속상하더군요.
7년동안 그런 문제 한번도 없이 어머니 혼자 새벽 6시부터 밤 11시까지 알바생도 쓰지않고 힘들게 일궈낸 곳입니다..
얼마전부터는 힘든 어머니를 돕고자 제가 빵집에 나와 어머니를 돕고있습니다.

안타까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웃으며 빵을 건내시는 나의 어머니..
몰래 빵을 가져가는 할머니 손에 몰래 빵을 쥐어주시고
빵 3천어치 사고 덤달라 떼쓰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도 웃으며 뭐하나 더 주시던..
동네 어린 꼬마손님들에게 맛보라며 하나씩 손에 더 쥐어주시는 참 자랑스러운 하나뿐인 나의 어머니입니다..
모진 세월 참 많은 일을 겪으셨던 어머니만 생각하면 항상 눈물만 납니다.

할아버님께는 용돈벌이쯤인 별거 아닌 일일진 몰라도 장사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이미지가 생기는건 정말 큰 타격입니다..
속상해하시는 어머니를 보며 답답해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긴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추천수356
반대수7
베플길치돼지|2015.10.10 16:04
7년이란 시간이 아깝지 않을 세상이 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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