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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 솔직히 애낳고 관리 못했잖아..

속상하다 |2015.11.09 10:12
조회 231,913 |추천 795



퇴근준비하다 생각나서 들어와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아침부터 우울한 생각이 들어서
푸념처럼 남긴 글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우울함이 한결 가벼워지네요^^

(가뭄에 콩 나듯 악플이 몇 개 보였지만,
이런 징징대는 글이 보기 싫어 그런거라고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댓글 중에 7개월아가가 엄마라고 불러주냐는 댓글이 있던데요.
지금 제 아이가 하는 말 중에 80%는 엄마 랍니다 ^^;
가아~끔 아쁘아 하고, 가끔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해요^^;;;



평소엔 유리멘탈이 아닌데,
회사일, 집안일, 육아 까지 전부 잘해내려고 욕심내다보니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나봐요.
잠시 우울해하며 축 늘어져 있었으니
다시 힘내서 열심히 살아봐야겠습니다.

토닥토닥 위로해주시고, 으쌰으쌰 응원해주시고,
얼굴 한 번 뵌 적 없는 많이 분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에 크나큰 감동을 받으며 이만 물러갑니다.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행복과 평온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본문>---------------






내 나이 28.
아이는 7개월.


임신하고 18kg 늘었다.
애낳고 20kg쯤 빠졌는데,
임신 전처럼 날씬해보이지도, 옷태가 살지도 않는다.


애낳고 3개월만에 복직해서
회사일, 집안일, 육아...
남편이 같이 해주지 않았으면 말라죽었겠다 싶을만큼 바쁘고 힘들게 살았다.



하이힐을 좋아해서
기본 10cm 힐을 일주일에 3,4번 신던 내가
아이를 안고 걸어야하니 운동화, 로퍼, 플랫슈즈..
낮은 신발만 찾게 되었고,


아이 얼굴이 쓸릴까봐 까슬까슬한 블라우스,
장식이 달린 셔츠 다 집어 던져두고,
면티, 후드티만 주워입고 다닌다.

엄마얼굴을 자꾸 만지는 아이때문에
꼭 화장을 해야할때가 아니면 화장도 하지 않았고,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긴머리는 아이 얼굴을 찌를까봐,
아이가 잡고 놓지 않아서 꼭 틀어묶고 다닌다.





그래도 여전히 당신은 예뻐.
세상에서 제일 예뻐 말해주는 남편이 있어 좋았고,
집안행사에 참여했을 때,
그 중에 우리 며느리가 제일 예쁘더라 말씀해주시는 시어머니가 계셔서 좋았고,
일한다고 같이 있어주지도 못하는데
나와 눈을 맞추고, 웃어주고, 엄마 하고 불러주는 내 아이가 있어서 참 행복했다.



적은 나이는 아니고, 아이엄마지만,
예쁘고 싶은 여자라서
가끔은 신발장 앞에서 먼지 쌓인 구두를 들여다볼 때도 있지만,
후줄근해진 내 모습에 속상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참 좋았다.



남편친구 집들이에 가서
친구 와이프될 사람이 내게

애 낳기 전에 참 예뻤는데
애 낳고 확 늙었네
솔직히 애 낳고 관리 못했잖아.
못 꾸몄잖아.


하는데 순간적으로 울컥 눈물이 나더라.




분위기 망치기 싫어 남편에게 집에 가자고,
아이 안고 짐챙겨서 집에 오는 길에
뭐가 그렇게 서러웠는지 엉엉 울었다.


그 말을 못 들었던 남편은 놀라서 안절부절
왜 우느냐 계속 묻길래 이야기 해주니
화가 잔뜩 난 남편이 전화해서 난리를 치겠다기에
그러지 말라고 천사병 걸린 등신마냥 만류하고,



술김이라 그랬는지,
그동안 내 자신이 변해온 모습들이
나조차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랬는지...
집에 도착해서도 한참을 엉엉 울었다.




그래, 애 낳고 이제 겨우 7개월인데...
애 조금만 더 키워놓고 다시 화장도 하고 힐도 신고,
예전처럼 예쁘게 예쁘게 하고 다니면 되지.
마음을 다잡고 또 다잡아도 주말 내내
그 몇마디 말이 머리 속을 둥둥 떠다니며
마음을 콱 찌르고 또 찌른다.



임신을 하면서부터 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아졌었다.
아이를 낳고 나니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없어졌다.
계획하고 있던 공부도 아이를 조금 더 키워놓고 하자...
그렇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속상했던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가끔 돌아보면서 힘을 내곤 했었다.



그 정리된 마음의 짐들 속에서..
누군가 저 아래에 잘 정리된 작은 상자를 휙 꺼내들고는
이거봐, 이게 여기 있어!
내게 알려준 기분이다.


잘 정리해두었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져내려 그 아래 깔려있는 기분이다.




다시 정리를 하면 그 뿐인데,
속이 상한 건 어쩔 수 없다.

추천수795
반대수25
베플|2015.11.09 10:37
그 친구와이프인지가 못돼먹었네요 안그래도 육아하느라 힘든사람한테 참..부메랑이 되어 돌아갈거임. 전 노산인데도 애 돌무렵되니까 애낳기전 얼굴과 몸으로 돌아가던데요ㅋㅋ 7개월이면 아직이에요. 게다가 못꾸미니까 더 그렇게 보이는거고...너무 속상해하지 마요 시간이 약임. 애기도 점점더 예쁜짓하고 엄마도 점점 사람다워지고 예뻐지니까 힘내용♡
베플ㅡㅡ|2015.11.09 11:25
친구 와이프 애낳고 어찌 관리하는지 두고보세요 머리가 비었구만~
베플|2015.11.09 17:56
나중에 그 여자도 애낳고 힘들어할텐데...그때 너도 별거없네? 라고 해버려요 ㅜㅜ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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