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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ㅇㅇ |2015.11.16 22:33
조회 75 |추천 0

엄마. 나 유치원때 엄마가 나 깨워서 밥먹이고, 옷입혀주셨잖아요. 기억나요? 내가 잠이 덜깨서 엄마한테 졸리다고 칭얼대면 엄마는 항상 내게 팔을 대주며 5분만 누워있자고 하셨죠. 그땐 그 짧은 5분이 너무나도 좋았어요.

엄마. 그건 기억나세요? 내가 8살때 입학실날 엄마와 함께 돈까스를 먹으러갔잖아요. 그거 정말
맛있었어요. 내가 좋아하자 엄마는 나한테 돈까스를 양보해주셨죠. 엄마는 배부르다면서.

또 아빠와 오빠 몰래 엄마와 나 단 둘이서만 여행간적이 있었죠? 엄마와 나 단 둘이만 있다는게 여행하는 내내 행복했어요.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그냥 엄마와 나만 있어서 행복했던것 같아요.

그것도 있어요. 우리가족이 처음으로 제주도에 놀러갔을때 엄마와 난 길을 걸었죠. 예쁘게 핀 꽃들과 탁트인 바다를 보며 난 잔뜩 들떠 즐겁게 엄마와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재밌는 이야기도 아니였는데 그땐 그냥 웃음만 나왔어요.

엄마. 난 이때가 그리워요.

사람이 행복한게 영원하지 않다는걸 깨닳았을때는 초등학교 5학년 때였어요. 어느순간부터 엄마는 나한테 잘 웃어주지 않았어요. 1년 365일 하루하루가 지독한 잔소리의 시작이였죠.

공부는 언제해. 너 이래서 나중에 뭐가될래.

하지만 공부를 끝마치고 나면 돌아오는 다정한 엄마의 모습이 좋았어요. 그래서 더욱 열심히 공부했어요. 무섭고 엄한 엄마의 모습은 싫으니까, 빨리 공부를 끝내서 엄마와 즐겁게 있고 싶었어요.

엄마. 나는 그 뿐이였어요.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성적이 오르면 오를수록 더욱 무서워지는 엄마를 바란게 아니였어요.

내가 처음으로 전교 1등을 한 날, 엄마의 얼굴엔 오랜만에 미소가 피었죠. 그날 외식도 하고, 엄마가 자랑을하느라 정신없는 모습에 뿌듯했어요.

그 다음 시험땐 아마 전교 3등을 했었죠. 내색은 안했지만 실망한 듯한 엄마의 표정에 난 더욱 노력했어요.

어느순간부턴 전교 1등이란 자리가 당연하듯 내것이 되고, 내가 1등을해도 엄만 기뻐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한문제 마킹을 실수해서 틀렸던 그 시험때 난 전교 2등으로 내려갔어요. 불같이 화내며 내게 평생 상처가 될만한 말을 했던 엄마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아요.

전교 1등이 아니면 꼴등과 다름없어. 네가 1등하지 못하고 성공하지 못하면 난 널 버릴거야. 호적에서 파버릴거라고. 너 애미애비없는 고아되고싶어?

엄마. 난 그냥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싶었던것 뿐이에요.
난 아직 어리단 말이에요.

엄마. 난 이게 한계인가봐요. 매일 반복되는 엄마가 날 버린다는 협박이 견딜수가 없어요. 엄마의 말대로라면 난 구제불능에 더러운 쓰레기에요. 도무지 멍청해서 난 사회에서 성공할수 없을것 같아요.

엄마. 날 버려요. 난 사랑하는 가족들이 있는데 가족들을 등지고 나혼자만 죽을수 없어요.

엄마. 날 버려주세요. 아무도 기댈사람 없이 나만 혼자있을때 조용히 죽을거에요.

엄마. 죽기전에 옛날 다정했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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