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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 공대2학년 고민

또르륵 |2015.11.19 01:20
조회 599 |추천 1

올해 21살이고 전남대공대 2학년 다니고 있는데 학교가 너무 싫습니다. 2년동안 학교가 싫은 마음이 커진것 말고는 없어서 이곳을 떠나 새출발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재수를 문득 생각하게 됐어요.

 

 

학교에 은근히 존재하는 똥군기, 선후배간 어렵고 불편한 분위기(아는 선배라고는 윗학번 선배밖에 없었지만 그냥 대학입학한지 얼마 안되서 선배 마주칠까봐 벌벌 떨면서 학교 다니고 마주치기 싫어서 학교 가기 싫었던....), 반수 하고 인천으로 학교간 친구가 제가 있는 곳이 이상한거고 거기 가서 보니 확 다르더라 세상 편하고 좋다고하는데 아..... 20살 신입생때는 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잘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던 것들이 2년째 되니까 이거 아닌데..;; 이상한데 왜 몰랐지 이제서야 뭐가 좀 보이더라고요. 내가 이상한게 아니라 여기가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던 거라고. (자세히는 말못해요 말하면 저 진짜 자퇴각이에요)

 

 

그리고 공대 특성상 여자가 적어서 남자동기들이 다 군대가고 복학한 12학번들과 친해지지 못하고 마음기댈곳 편한곳이 없던 것도 학교에 정떨어진거 한 몫 했구요. 어떻게든 버티면 졸업하겠지 하지만 정없는 학교 안 갈 궁리만 하니까 성적도 개똥이고 3.0을 넘은적이 한번도 없어요.

 

 

그냥 인생을 리셋하고 싶다. 원래 가고싶었던 같은 학교 다른과 얘기를 들어보니까 제가 힘들게 느끼던 똥군기 불편한 분위기가 없더라구요. 저희과에 대해 얘기하면 무슨 대학이 그러냐고.. 같은 학굔데 놀라는거 보면서 확실히 이상했구나 그냥 몰라서 그런가보다 좀 공대라서 빡센가보다 하고 넘겼던게 더이상 넘어가지지가 않고 지쳐버린거고 내가 기대하던 대학생활, 내 소중한 20대를 이대로 허비하기가 싫다고 생각해서 여길 떠나서 새출발하고 싶다 라고 생각하니까 수능을 다시봐서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자 싶어졌어요.

 

 

대학수준이 낮아서 이상한 분위기나 악습이 남아있는건가 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분명 광주에서는 가장 좋은 대학이고 어릴때부터 좋은 곳이다 저기 가야지 해서 별 생각없이 별 무리없이 그냥저냥 왔는데 좋은 대학이 아니었나? 정말 수준이 낮아서 이런 악습이 존재하는건가? 명문대는 다른걸까? 이런 생각도 들고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했던 학교인데 왜그렇게 됐을까

 

 

그리고 족보도 너무 힘들어요. 인맥이 없으니 족보 구하는 것도 힘들죠. 전공에 한과목? 혹은두과목 빼고 다 족보가 있어서 족보가 참 중요해요. 족보빨 무시 못하거든요. 심지어 어떤 과목은 가르치기는 엄청 어렵고 심오한거 가르치고 시험은 누가누가 능력있는 선배랑 친해서 좋은 족보 구해서 암기 잘했니? 하는 거라서... 걍 이 수업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들어요 심각해요 진짜

 

 

족보의 존재를 알았을 땐 나도 인맥을 많이 쌓아서 족보를 잘 구해야지 했는데 족보때문에 사람간의 스트레스? 그거 은근 장난아니에요. 뭐 아예 족보 못구하고 살았던 것도 아니고 그래도 족보 적당히 잘 구하고 다녔는데 족보가 있으면 가지고 다니는거 보안 이런것도 신경쓰이고 동기끼리 누가 족보 있을것 같다 생각하고 대놓고 말 못하고 눈치보고 이 선배한테 말할까 저 선배한테 말할까 뭐라고 말할까 기분나빠하진 않을까 염치없다 생각하진 않을까 그게 진짜 힘든거더라구요. 사실 족보가 있는게 이상한건데 공부빨이 아니라 족보빨이 이상한건데...

 

 

학교다니면서 정말 나 지금 행복하지 않구나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엄마와의 문제로도 좀 서울, 인천 쪽으로 대학을 다니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요. 제가 엄마를 바꾸느니 그냥 제가 떠나는게 제 인생을 위해서도 빠르고 나을 것 같아요.

 

 

고3 때 적성고사를 준비할 기회가 있었고 실제로 적성고사에 꽤 강세를 보여서 담임이 적성고사를 추천했었는데 엄마가 안된다고 해서 안했어요. 너 무조건 전대가라고 사립은 돈없어서 안되고 다른 지방은 엄마랑 떨어져 살아야되니까 안되고 그니까 전대 공대 가라고 저도 그땐 전대 공대가 좋았고 제가 몸이 약해서 엄마 없을 때 아픈게 걱정이었고 어렸고 그랬는데 이제는 깡도 생기고 아플 때 대처 방법이 엄마랑 저랑 의견충돌이 심해서 그냥 아플때도 혼자 있는게 문제 해결에 더 도움이 돼요.

 

독립할 위기까지 갔다가 마음약해져서 돌아온적도 있고 그냥 인생 어차피 혼자사는거고 나를 제일 사랑하고 잘 알고 있는 사람도 결국 나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걸리는 것은 재수할 돈은 없으니 해봤자 인강 독학이고 그래 인강독학으로 성적 잘 나와서 위쪽으로 갔다 쳐도 그동안 학자금 500 이것도 전대니까 2년동안 500밖에 안 빌린거지 위쪽이면 국립대 갈 수 있을까 그렇게까지 잘 하겠어요 엄청 잘하면 사립대겠죠 학자금 500부터 시작해서 나머지도 다 학자금이겠네요. 그리고 생활비는 우리집 돈 없는데 그것도 뭐 깡으로 대출로 버틴다 치자 새로 대학가면 행복해질까 더 나은 곳일까 수준 높은 곳이라서 악습도 족보도 없을까 확신 없어요.

 

 

아주 멀리가면 자퇴+ 공무원 준비고, 좀 멀리가면 재수, 적당히 타협하면 1년휴학하고 나머지 2년 여차저차 다니기(제대하고 복학하는 친구들과 재수강하는 과목 한두개 같이 듣기+ 미리 학년올라간 여자 동기들에게 편하게 족보받기, 쉬면서 해결안되던 영어회화와 알바 좀 하기)

 

 

사실 제대로 의논할 곳이 없네요. 생각나는 사람은 서울에 계신 고모부 정도....

 

 

엄마는 제가 휴학에 ㅎ 만 꺼내도 나가서 살아라. 나 나가서 살면 제일 못 견딜 사람이 말은 잘해요. 엄마 학교 어영부영 온거 후회해요, 아니면 길을 좀 돌아가도 될 것같아요 꼭 20살에 대학입학하고 23살에 졸업해야 하는건 아니잖아요. 라고 할때마다 힘들어하고, 길을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무섭고 힘들고 이해 못하는 엄마한테 제대로 인생의 고민이 생길때, 후회가 될때 좀 쉬어가고 싶을 때 얘기를 못해봤네요. 엄마가 못견디길래 저도 힘들어져서...

 

 

딱 인생을 일시정지 하고 싶어져요. 여기서 더 힘들고 바닥을 기어다니고 숨쉬기 힘들때 일시정지를 눌렀다가 정지를 누르게 되는구나 사람이...

 

 

아 뭐 그렇다고 제가 정지를 누른다는건 아니구요. 제가 절대 정지까지 누를 사람은 아니라서.

 

 

대학 와보니 별거 아니더라 안중요하다 하는거 다 뻥이에요. 4년동안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여 법적으로도 자유와 책임이 늘어나고 행동반경과 보이는것이 확 넓어지는 시기에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떤 환경에서 사느냐. 나는 어떻게 발전하고 어떤 가치관을 형성하고 어떤 꿈이 생기느냐에 가장 큰 무대가 대학인데 뭐가 안중요해요 겁나 중요하니까 잘 알아보고 가세요 제발 졸업하면 진로가 뭐에요 입결은요 이런것만 보지말고 전공교수님이 누구인지 교수님은 어떤 연구, 어떤 전공, 어떤 일들을 하는 사람인지, 전공 커리큘럼은 어떤지, 학교는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게 중요하다구요 여러분ㅠㅠ 가봐야 제대로 아는 것들이긴 하네요ㅠㅠㅠ

 

 

과정도 졸라게 중요하다구요 대학입학이 목적지이고 취업이 목적지이고 그 목적지를 가기전까지의 인생은 뭐 인생아닌 것 같아요? 그러면 왜 대학에서도 여기저기 사람들이 의지를 가지고 좌충우돌하고 취업하고서도 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건데... 난 왜 오고 나서야 알게된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후회가 막심합니다. 근데 누구하나 이런얘기 왜 안해줬어 엄마랑 선생님이 입결, 진로, 취직 이런거 얘기하길래 나도 그것만 있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ㅠㅠ

 

 

제가 오죽 말할 곳이 없으면 인터넷에 글을 올립니까. 저 인터넷에 이런 고민 올리는 거 자체가 처음이에요. 제가 의식의 흐름이 좀 이상해서 주저리주저리 중구난방인데 편하게 누가 힘들어서 헛소리 하는구나 보시고 댓글좀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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