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수능을 끝낸 19.5살입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첫 야자시간
학교 밖이 어두워졌다고 신기해하던 그 때와 지금 달라진 게 있다면
저는 더 이상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조금은 제 이성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됐으며
더 이상 얘를 만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거예요.
처음엔 얘랑 만나면 내가 다른 것을 잃을까봐
내가 쌓아온 인간관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제 신앙을 잃어버린다는 것에 자괴감도 많이 들었어요.
내가 왜 남자를 좋아하지? 내가 게이야? 동성애는 안 된다 절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된다
그러다 보니 얘한테 성적인 감정을 느낄 때마다 내 자신에게 혐오감이 들고
얘가 저한테 어깨동무를 한다거나, 살이 닿이거나 할 때도
괜히 붙지말라면서 짜증냈어요. 소름돋는다고..진짜로 소름 돋았어요.
얘 몸이 닿이면 흠칫하면서 반응이 온다고 해야하나
다른 애들이랑은 잘 부대끼면서
얘한테만 괜히 날이 서서 피하고 그러니까
하루는 얘가 저를 붙잡고 자기가 무슨 잘 못 한거 있냐고 묻더라고요.
자기가 뭔가 잘 못 한게 있다면 말을 해달라, 갑자기 왜 그러냐고
그러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냥 아니라고 넘기면 될 것을
그땐 얘랑 단둘이 있는 곳에서 갑자기 그렇게 얘기하니까
눈을 못 마주치겠는 거예요. 자꾸 시선을 피하게 되고
그런 제가 답답했는지 얘가 어? 하고 되물으면서 제 팔을 잡았습니다.
이때 기억은 아직도 생생해요
그 상황에 걔가 팔을 잡으니까 순간적으로 심장이 덜컥 하면서 걔 손을 세게 뿌리쳐버린 겁니다.
정적이었어요 저도 많이 당황했고 걔도 놀랜 듯이 손을 허공에 두고 가만히 있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그 당황스러움에 제가 얘한테 짜증을 냈습니다.
내가 왜 이러는지도 모르겠고 얘랑 몸이 닿일 때 그 떨림? 같은 것이
당시의 저한테는 소름이 돋는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그 땐 제가 동성애를 혐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자체가 싫고 괜히 얘한테
"너 잘 못 한거 없다고. 아 비켜 나 학원 가야돼" 이러면서 나가려니까
얘가 " 실망이다. 니가 이래도 친구냐?"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당시 저한텐 그 말이
"어떻게 나를 성적으로 느낄 수 있냐, 니가 그래도 친구냐" 하는 것처럼 들리더라고요.
결국에 지금은 만나고 있지만 그 때는 진짜 힘들었습니다
그 때 생각하면 얘한테 미안해요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시간이 늦어서 꺼야하네요
마무리는
나x키 밴드가 시선 강탈하지만 무시해주세요ㅋㅋㅋㅋㅋ빼고 찍을 걸 그랬네요
커플링 맞추기 전에 애인이 손목에 찬 검은 색 머리끈 같은 것을 보여 주더라고요
이건 뭐냐 니네 누나 머리끈 끼우고 왔냐 하면서 비웃었는데
니 가지라 하면서 제 손목에 끼우는 겁니다
뭔가 했더니 어느새 얘 손목에도 똑같은 팔찌가ㅋㅋㅋㅋ
싸고 흔하지만 나름 저희 첫 커플 팔찌예요..팔찌라고 하기도 좀 그렇지만ㅋㅋ
여자 머리끈 같아도 그래도 얘가 준 거니까 빼기 싫어서 학교 갈 때도 하고 다녔는데
물에 젖는 바람에 학교에서 잠깐 빼뒀다가 잃어 버렸습니다..어디로 간건지
근데 얘도 잃어버렸더라고요 누나가 가져갔대요ㅋㅋㅋㅋㅋ남은건 사진 뿐입니다..
고2 여름방학이니까 벌써 1년이 더 지난 일인데 진짜 엊그제 일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