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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남편과의 결혼 죽도록 후회됩니다

도레미 |2015.11.30 17:19
조회 43,866 |추천 11

안녕하세요, 너무 답답하고 어디 하소연 할 데가 없어 여기다 주절거립니다.

 

저랑 남편은 2살 차이고요, 결혼 3년차입니다.

 

결혼 전에 저는 20대 여자 치고는 꽤 괜찮은 연봉을 받으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솔직히 말하면 객관적인 조건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대학 다니다 군대 갔다온 후에 중퇴하고 주식투자로 1억 넘는 돈을 날렸습니다.

 

20대 중반이 그 돈이 자기 돈이었을리 만무하고 시아버님을 구슬러서 끌어온 돈이었어요.

 

솔직히 시댁이 좀 여유가 있습니다. 아버님이 조그만 상가건물을 하나 갖고 계시거든요.

 

남편이 제대로 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를 제대로 졸업한 것도 아니었지만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저희 결혼 직전에 시아버지께서 남편에게 조그만 가게를 하나 차려주셨습니다.

 

그 대신 집은 월세를 구했구요.

 

어쨌거나 제가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고 남편도 가게가 생겼으니

 

서로 열심히 일해서 전세로 옮기고 나중에는 우리 집도 장만하고 차곡차곡 쌓아가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결혼해서 제가 임신 중일 때 남편 가게가 결국 망해서 문을 닫았습니다.

 

덕분에 저는 출산 3주 전까지 이 악물고 직장생활 견뎌야 했구요,

 

아기를 봐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회사는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산후조리 하고 생활비 충당했어요.

 

그 동안 남편은 이리저리 직장을 알아봤지만 30도 넘은 나이에 아무런 경력도 기술도 없이 대학 졸업장도 없는 남자가 직장을 구하기가 쉬운가요.

 

결국은 또 시아버지한테 달려가서 무릎꿇고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고, 저랑 집사랑, 아기 생각해서 한 번만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해서 아버님이 또 가게를 차려주셨어요.

 

그때 제가 어린 아기 안고 울며불며 이혼하자고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통장잔고 5만원 남은 거 보여주면서 둘이 붙들고 울기도 많이 울고

 

쓰면서도 또 눈물나네요..

 

암튼 아기 낳고 한창 생활 힘들 때 남편이 철이 좀 들었는지 아버님이 두 번째로 차려주신 가게는 악착같이 꾸려가더라구요.

 

여기다 남편 험담하는 건 좀 그렇지만.. 솔직히 남편이 좀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던 거 같아요.

 

저희 시아버지부터가 3대째 살고 있는 집터가 갑자기 개발이 되면서 땅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평생을 아무런 직업 없이 건물 하나 지어놓고 등산 다니고 고스톱 치러 다니고 춤 배우러 다니고 하시면서 사셨거든요..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도 별 수가 없더라구요.. 주식 아니면 땅값 올라서 돈 벌기만을 바라고 저랑 결혼하기 전까지 어디 제대로 된 직장을 1년 이상 다녀본 적이 없더라구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멍청하고 미련했지만, 어쨌거나 저만 사랑해주고 다정다감하고 가정적인 거 하나 보고 결혼했는데, 두 번째 가게 차리고 나서 이번에는 정말 망하면 큰일난다는 위기감이 들었는지 죽도록 열심히 했어요.

 

처음에는 그 모습 보고 뿌듯하고 대견하기도 했죠. 그런데 아무래도 혼자 장사해서 세 가족 먹고살기가 어려워 저도 친정옆으로 집을 옮기고(역시나 월세) 엄마한테 아기 맡기고 다시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되더군요.

 

남편은 월화수목금 하루도 빠짐없이 밤 11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옵니다. 근데 저는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니 퇴근하고 집에 와서 아기 씻기고 대충 청소하고 10시면 자야되요. 다음날 아침에 7시에 나가고 남편이 9시쯤 일어나 아기 친정엄마게 맡기고 출근하는 게 일상입니다.

 

즉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서로 단1분도 얼굴 볼 시간이 없어요. 서로 자는 모습만 봐요.

 

그럼 주말은 좀 사람답게 보내느냐. 사실 전에는 토요일 하루는 남편이 쉬었거든요. 근데 얼마 전에 가게 직원이 급작스럽게 그만두는 바람에 11월 한달동안 단 하루도 못쉬었어요.

 

저는 평일은 평일대로, 주말에는 또 주말대로 남편없이 애아빠 없이 혼자 애랑 집에 있거나 가까운 친정엄마 집에서 밥 얻어먹고 좀 쉬다 오고..

 

이런 생활을 1년 동안 계속 하려니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입니다. 물론 한달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한 남편이 얼마나 힘들까 안타까운 마음도 들어요.. 그런데 저도 너무 힘이 듭니다..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한달 내내 단 하루도 남편 얼굴을 못 보고, 주말부부도 아니고 같이 한 집에 사는데도 한달 동안 남편이랑 말 한마디를 못했어요.

 

낮에 잠깐씩 통화를 하긴 하지만, 잠깐 얘기하다가도 손님 들어오면 얼른 끊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주로 남편이 전화해서 오늘은 매출이 이렇고 저렇고 손님이 어쩌고저쩌고 얘기하다 아 손님 들어왔다, 이따 또 전화할게, 이러고 끊고는 그날밤에 잘 때까지 전화 한통 없고 이런 식입니다.

 

솔직히 요즘은 길 가다 어린 꼬맹이가 엄마아빠 손 잡고 지나가는 것만 봐도 눈물이 납니다.

 

아무 잘못 없는 애기가 엄마아빠 잘못 만나 이렇게 애비없는 자식처럼 크는 거 같아 가슴이 너무 아프고

 

또 제 인생도 너무 비참한 것 같고, 정말 우울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냥 나처럼 평범하게 직장생활 하는 남자 만났으면 이렇게 비참한 결혼생활 하지 않았을텐데 내가 어쩌다 이런 남자 만나서 월세 살며 이 고생을 하나 별별 생각이 다 들고

 

애 낳고 그렇게 힘들 때도 오지 않았던 우울증이 오려는지 일 하다말고 화장실 가서 울고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울고..

 

근데 더 큰 문제는 남편은 제가 지금 이런 상태라는 걸 전혀 모른다는 거에요.

 

하루에 한두번 통화하는데 통화할 때마다 매출이 어쩌고 가게가 어쩌고.. 그 얘기만 주구장창 하다가 그냥 끊어요. 요즘은 무슨 녹음기 틀어놓은 사람 마냥 매일매일 똑같은 얘기.. 매출 어쩌고.. 가게 어쩌고...

 

정말 정신병 걸릴 거 같아요.

 

지금 방금도 남편이랑 통화했는데 또 똑같은 소리 매출 어쩌고저쩌고 하길래 다시는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고 듣고 싶지 않다고 소리지르고 끊어버렸어요.

 

정말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장사 하는 남편 둔 분들은 다들 어찌 사시나요..? 저만 이렇게 힘든가요?

 

추천수11
반대수94
베플ㅇㅇ|2015.11.30 17:39
글 서두에서는 저렇게 책임감 없는 남자랑 결혼했으니, 제 발등 찍었겠구나 했는데, 읽다 보니 그게 아니네요. 솔직히 남편분이 매일 가게 얘기 하는 건, 그동안 책임감 없는 모습에 불안했을 님에게 계속 이러저러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안심시키려는 마음이지 싶은데요. 또 그만큼 남편 자신도 가게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일 거고요. 장사하는 배우자와 사는 사람들은 어찌 사느냐고요? 잠시라도 배우자 얼굴 보려고 귀가를 기다리거나, 가게로 나가거나, 같이 장사를 하죠. 남편분은 하루도 못 쉬고 일하는 동안 님은 때때로 친정 가서 애기랑 엄마밥 먹고 쉬었다면서요? 못 쉬는 남편한테는 무슨 노력, 무슨 배려를 하셨는데요? 쉬는 날에도 일하느라 바쁜 남편 힘내라고 애기랑 예쁘게 꾸미고 도시락 싸서 가게로 응원 가는 노력이라도 해보셨어요? 처음 무능한 남자를 고른 것도 어리석었지만, 노력하는 남편을 대하는 지금의 그 태도는 더 어리석네요. 님은 그냥 늘 남탓이나 하며 본인이 제일 불행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고 사시겠네요.
베플ㅁㅁㅁ|2015.12.01 01:34
시아버지 재산 물려받아 편하게 살 줄 알았는데 남편이 장사를 열심히 하네요. 제기랄. 이게 속마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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