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우리 친정에 돈이 조금 있음. 아버지 사업하시고 어머니 공무원이심.
아직 장가 안간 오빠 한 명있는데 선생님되었고 난 프리랜서로 일하는 중임.
나같은 경우는 다니던 인서울 상위권 대학교 자퇴를 했음. 내가 바라던 것들이 아니고 난 다른 일을 하고 싶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성공한 편임. 그래서 벌어놓은 돈이 예랑 보다 훨씬 많음. 예랑은 인서울 전문대 나옴. 예랑은 전문직종에 다니는 사람임. 예랑이랑 나랑 버는 것도 비슷하고 동갑임.
이게 자기 소개임.
후.
예랑이가 솔직히 직장 다닌 거에 비해 돈 적게 모음.
그건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음.
혼자 원룸에서 직장 다닌지 5년인데 모은돈은 300정도임.
그걸 알고는 충격 받았음.
결혼에 대해 다시 생각하자고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자기가 지금 살고 있는 원룸에서 같이 살면 안되겠냐고 함.
솔직히 후에 조금이라도 풍족하고 좋게 살려고 모은돈이 있는데 자기가 살던 집에 와라 이러는 건 아닌 거 같은 거임. 전세던 뭐던 좀 알아 보던가 아니면 본인이 돈을 더 모으던가.
여기서 우리 친정 아버지가 사위 집 마련하는데 부담 될 거 같다고 전세 집을 마련해 주신거임.
하나 뿐인 딸이 시집을 간다고 서울에 전세 집 마련해 주신다 함.
그런데 그 집이 지어진지 팔년 정도 되었음. 새 집은 아님.
예랑이 마음에 안들어 하는 눈치길래 왜 냐고 물었더니 남이 살던 집에 들어가 사는거 별로지 않냐며 원룸은 새거라며 그럼.
투덜 대길래 조용히 하자며 일단 가서 보자고 가 봤더니 거실에 방 두개 있고 복층에 방 하나 있는 집을 마련해 주심.
심지어 리모델링도 해주신다함.
여기서 예랑이가 아무말도 못하고 싫다는 기운만 계속 내는 거.
집 넓고 좋고 난방 되고 따뜻하고 뭔 문제냐 하니 복층이지 않냐 하는 거임.
윗 복층도 넓고 높았음.
그냥 자기가 어디서 들었는데 복층은 난방 잘 안되고 춥고 이러면서 엄청 싫어하는 거임.
거기서 화냈음.
아빠가 해주겠다는 데 싫다고 대놓고 그러면 어쩔 거냐고 막말로 당신이 모은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다른 좋은 집이라도 알아봤어야지. 아빠가 전세 해준다고 말한게 몇달 전 일인데.
그랬더니 남자 자존심을 갉아 먹는다고 벌레 같다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벌ㄹㅋㅋㅋㅋ렐ㄹ쿨류ㅜㅠ푸 아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흥킄응ㅇ킁 ㅋ읔ㅇ응ㅇ
그럼 넌 사위 생각해서 해준 우리 아빠 심정 갉아 먹는 거 아니냐고 모은 돈도 없고 집은 마음에 안들고 원룸도 너 혼자 지내고 사는데 복창 터질 거 같은데 그럼 애는 어떻게 낳고 어떻게 지내냐고 소리 지름.
그때 공인중개사 분 계셨는데 앞에서 싸운거 정말 죄송해서 나중에 음료수 박스로 사다드렸음.
어쨌든 결혼 다시 생각해 보자 함.
얼마 안가 이틀 뒤인가 예랑이 시댁에서 전화 옴.
집도 해주신다 그랬는데 우리 애가 철이 없어 정말로 미안하다며 이번 한번만 좀 봐주라 하심.
예랑이 당사자인 애가 사과도 안했는데 어머님께는 죄송하지만 제가 할말이 없습니다 함.
우리 집에 돈이 있다는 걸 알고는 얼른 사과하라고 어머니가 보챘는지는 몰라도 사과하러 옴. 꽃송이 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후우.
그랬더니 무슨 꽃이야 하는데 어머니가 골라줬다함 ㅋㅋㅋㅋㅎㅎㅋㅎㅋㅎㅋㅎㅋ
내가 정말 잘할테니까 한번만 봐달라며 이왕 집 해주신거 살아야지 그러는 거임.
거기서 화가 났음.
네가 싫다며. 싫다고 했는데 뭔 소리야. 네가 싫다고 했는데 뭐 어쩌겠어. 원룸에서는 내가 살기가 싫으니까 그냥 안맞으면 결혼하지 말아야지 대충 이랬던 거 같음.
그랬더니 정말 미안하다며 무릎 꿇을까?? 꿇을까?? 어떻게 꿇을까?? 이렇게 꿇어줘?? 빌어줘??
지금 나랑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시비 거는 것도 아니고.
요리 잘 하고 일 잘하고 어머님이 어릴 적 부터 집안일 시키고 그래서 가정적일 거 같아 결혼 하려 했음.
쓰면서 흥분되서 뭐라고 적어야 될 지 모르겠지만 결국 결혼은 무산으로 되었음.
화내시는 아버지께 조용히 모아둔 돈 삼백 하니까 아......하심.
탄식이었지만 어쩔 수 없음. 오년 동안 돈 많이 벌고 보너스도 나오면서 모아둔 돈이 삼백이라는 건 하루에 오만원 저축한 셈임. 아니지 꾸준히 저축하면 적금 나오니 결혼이 가까워 져서 그냥 삼백 넣은 걸수도.
또 그 집안에서 연락이 엄청 옴.
그런데 되게 자신을 낮춰서들 말하심.
그런 집을 두고 미안하다며 우리 애가 좋은 집에 못살아 봐서 그런다며 하는 거에 되게 죄송스럽고 안쓰러운 것 까지 느껴졌음.
아들이 못난 놈이긴 하지만 어머니 잘못이 아니라면서 성인이면 성인 답게 생각을 해야하는데 그걸 못할 뿐인 거 같다고 함. 이런 일 죄송스럽다고 말씀 드림.
그리고 제일 싫은게
새벽에 문자온 것들이었음.
-내가 생각이 짧은 걸 알았어. 변할 수 있어. 그러니까 조금만 생각을 조금만 해줘.
-답장이 없네.
-나중에 연락 줘.
-우리 연애기간만 6년인데 이럴 거야?
연락하기 싫음.
저어어어어얼대 싫었음.
다른 사람들은 벌써 부터 이런걸로 결혼을 파토내냐 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돈 모으고 정말 일에 몰두 하며 열심히 지냈음.
이렇게 마음에 안들게 결혼하려고 지내온거 아님. 남자만 자존심 있는 것도 아니고 여자도 있음.
애초에 마음에 안들면 안든다고 좋게 이야기를 하던가 투덜 거리면서 공인 중개사 불편하게 하고. 물론 나도 할말 없어서 후에 정말 죄송하다고 찾아가 사과 드렸지만 그 중개사 분은 오히려 나에게 잘한 거라고 해주심.
벌써 부터 그러는 남자중에 결혼생활 잘하는 남자 못봤다 함.
후.
그냥 이 밤에 생각이 나서 맥주 한잔 마시면서 적어 봄.
사랑하지 않은 것도 아니라서 가슴이 아프고 그런데 나도 살아야지 어떡함.
이게 요번년도 일월달의 일인데 그 사람 결혼했다고 했더라.
뭐 잘 살았으면 싶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데려간 여자분 화이팅.
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소개팅이나 해야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