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퍼박테리아’, 어떻게 막아낼 것인가 **
영국과 일본에 나타나 세계 의학계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슈퍼박테리아 환자가 우리나라에서도 발견 되었다. 슈퍼박테리아는 현존하는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지고 있는 세균으로, 해외에서 벌써 사망자까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슈퍼박테리아,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슈퍼박테리아’,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
슈퍼박테리아를 확실히 알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용어부터 정리해야 한다. 우선 슈퍼박테리아는 아직 그 정의가 확실하지 않아 개념이 혼동되어 사용되고 있는데,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슈퍼박테리아란 간단히 말해 현재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든 항생제에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어 치료가 불가능한 세균을 말한다. 따라서 아직 치료제가 있는 지금으로서는 정확한 표현이라고 할 수 없다.
원래 항생제를 사용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항생제를 견디는 박테리아가 나타나게 되는데, 그 결과 현재 존재하는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가 출연한 상황인 것이다. 이 박테리아를 ‘다약제내성균주’ 혹은 ‘다제내성균’ 이라고 한다. 최근 일본에서 여러 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아시네토박터균’ 역시 다제내성균에 속한다. 하지만 다내제성균은 어디까지나 여러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다는 의미일 뿐,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가졌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이러한 다내제성균은 ‘최후의 항생제’ 라 불리는 반코마이신 계열이나 현존하는 항생제 중 가장 강력하다는 카바페넴 계열의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슈퍼박테리아’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 1999년에 이미 반코마이신 내성 황색 포도상구균이 발견되었으며, 이번에는 급기야 카바페넴 계열 내성 세균 까지 나타났다는 점이다.
*내성 유전자 다른 세균에 옮겨갈 수도
요즘 우리가 ‘슈퍼박테리아’라고 부르는 것은 장내세균 중 NDM-1이라는 효소를 갖게 된 것으로 정확히 표현하자면 ‘CRE(세균이 아니라 세균이 가진 효소)' 라고 하는 것이 맞다.
세균이 어떤 약제에 내성을 갖게 된다는 것은 그 약제를 무력화하는 효소를 스스로 생성한다는 뜻인데, 그러한 효소는 MBL, KPC, OXA-48 등 지금까지 여러 종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최근에 발견된 NDM-1이라는 효소가 카바페넴에 내성을 가졌다는 것이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것이다. 세균은 자신의 유전자를 플라스미드(세포 내에서 세대를 거쳐 자손에게 전달되는 자율 증식 유전자)라는 유전 물질에 담아 다른 세균에 전파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지금 문제가 되는 장내세균의 NDM-1이 다른 세균에 옮아가 내성 유전자를 획득한 세균의 비율이 늘어나게 되면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항생제 사용만 나무라고 있을 것인가?
항생제 내성은 항생제를 과용하기 때문에 생긴다. 미국을 보면 전체 항생제 중 1/5 이상이 감기나 기관지염에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6세 이하 영유아의 경우 1,000명 중 하루 45명 정도가 복용할 정도로 항생제를 많이 쓰는 편이다. 그렇다면 항생제를 쓰지 말아야 할까? 물론 남용해서 좋을 것은 없다. 하지만 항생제는 지금까지 인류가 사용해 온 약물 중 사람의 목숨을 가장 많이 살린 중요한 약이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심지어 성장촉진제의 개념으로 가축에 쓰기도 하는데, 사람에게 쓰는 양보다 더 많다.
더욱이 일반인이 항균제의 사용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떤 질환, 특히 감염병이 의심될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고, 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항생제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에서 감염될 확률 가장 높아
NDM-1 CRE 감염증의 증상은 요로감염, 폐렴, 패혈증 등 다른 장내세균이 일으키는 증상과 비슷하다. 장내세균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항생제를 써도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적으면 CRE 감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일상에서 NDM-1 CRE에 감염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내성세균은 인풀루엔자처럼 인구집단에서 대규모로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내성세균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약제도 계속 개발 되고 있으므로 머지않아 더 나은 대책이 제시될 것이라는 소견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현재 문제가 되는 슈퍼박테리아는 병원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균이란 점이다. 일상에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NDM-1 CRE 감염 환자는 모두 50대 이상의 중증 만성질환자로서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고 같은 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력이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다른 환자나 의료진 등에 직접 접촉하게 되는 경우 손 씻기 등 기본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 쓰고, 동시에 평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일반적인 원칙을 준수하면 충분하다. 현재 NDM-1 CRE는 감염되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다른 항생제가 있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건강) 블랙비